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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5.26 00:22
조회
682

제목 : 막시밀리안 콜베Le Secret De Maximilien Kolbe, 1971

저자 : 마리아 비노프스카

역자 : 김동소

출판 : 성바오로

작성 : 2007.03.28.

“나는 광인이었기에 성인의 행적에 공함할 수 있을 것인가?”

-즉흥 감상-

  아아. 모르겠습니다. 그저 감동이라는 말밖에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럼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들어 감에 이해할 수 없음에서 감탄의 연발이 되고야만 한 성인의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은 우선 저자가 이 글을 집필하게 된 이유로 그 장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세기말. 막시밀리안 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 레문도라는 이름을 가진 한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로 그 시작의 문을 열게 되는데요. 다소 엄격한 집안에서 자라던 그가 어떻게 성직자의 길로 걷게 되었는가에 대해 성모님과의 만남과 두 개의 관-순결의 흰색 관과 순교의 붉은 색 관이라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어감에 그가 지닌 뛰어난 재능을 군인의 길을 위해 쓸 것인가 성직자의 길을 위할 것인가 하는 등의 선택이 걸린 시련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결국 성직자의 길로 들어선 그가 모든 이가 반대하던 위대한 사업을 어떻게 진행시켜나가는지 그 과정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시작에는 끝이라는 것이 있듯 독일군의 폴란드 침공에 대한 전쟁의 시기 속에서 그는 자신만의 예언된 마지막을 행하고자하는데…….

  전기문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설을 읽는 듯한 편안한 기분으로 막시밀리안 콜베라는 이름의 성인 한분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 앞서 읽은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madre Teresa di Calcutta, 1999’를 통해 먼저 만나 뵌 데레사 수녀님의 언급이 살짝 지나감에 반가운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이번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연이어 발생하는 고행들과 그 속에서의 기적이 있기 전에 신부님께 있었던 성모님의 ‘계시’ 부분인데요.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갈림길과 가야만할 길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리킴. 글쎄요.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대한 힘의 존재성을 믿는 저에게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때. 특히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간혹 경험하는 ‘절정점’이 이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절정점’이란 사실 제가 형님으로 모시고(?) 있는 분이 전시회 등을 총괄하면서 경험한 어느 한순간의 ‘감각’을 그렇게 이름 붙이셔서 사용하시기에 저도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분명 여러 사람과 시공간을 공유하면서도 어느 한순간의 놀라운 집중력으로 그 흐름이나 나아갈 길이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시내 한복판에서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사이에서 명확한 길 하나가 열리곤 하는 것을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요. 이번의 책에서는 소년 레문도 콜베에게 일어난 현상을 그런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순교’라. 보통 전란의 시대라던가 종교 박해의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순교’라는 말을 많이 접하곤 합니다. 그것은 ‘죽음’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는 마지막이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순수한 마음으로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시는 신부님의 그 모습에 대해 다시금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도 성치 않으면서 그 누구보다도 넘치는 활력으로서 원죄 없으신 성모님의 뜻을 따른다고 말씀하시는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 그러고 보니 역시나 앞서 먼저 만나본 마더 데레사 님이 자꾸만 떠오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두 분의 행적은 그 차이가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마더 데레사님의 이야기는 그저 행복하고 조용한 감동을 주셨던데 반해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제가 간혹 듣곤 했던 말인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자꾸 연상되고 말았는데요. 흐음. 역시나 이 말은 부처님이 하신 말이기도 해서 종교계통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딱히 이것이 답이노라 말하기 힘든 기분입니다. 개인적인 해석이라면 역시나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강인한 자세로 목표를 행해 돌진하라’정도의 의미 일까나요? 아. 그리고 방금의 조사를 통해 그 의미를 알아보니 불교 초기 경전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로. 모든 대상에 대한 애욕, 애착을 끊어버리고 어떠한 것에도 의지하지 말며 홀로 진리를 추구하라는 뜻이라고 하며, 무소의 뿔은 하나이고 강하다는 점에서 <고독>과 <굳셈>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니 그렇게 틀린 해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막시밀리안 신부님의 이야기는 힘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비슷하지만 각자의 길을 걸은 두 분의 이야기를 접했던지라 계속해서 위와 같은 비교 감상이 되어버린 듯 한데요. 그러면서도 한 가지 공통적인 생각을 가져볼 수 있었던 것은 두 분 다 자신의 시간을 ‘전쟁’과 함께 하셨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처음 들었던 말인지는 기억에 없으나 ‘난세는 영웅을 요구하고, 영웅은 역사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듯 그저 ‘휴전’상태인 대한민국에 살아가면서 전쟁불감증을 체험중인 저를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밝은 빛에 노출된 지루한 행복만을 바라보며 살아간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부의 나라인 미국만 해도 슬럼가가 있듯 우리에게도 있을 보이지 않는 어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탄생하는 작은 영웅들과 나름의 신화 또한 알아봐야겠다 결심하게 되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위와 같은 진부한 감상보다도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은 사실 ‘열정’이라는 뜨거운 마음입니다. 비록 책의 내용에서는 ‘원죄 없으신 성모’님을 향한 막시밀리안 신부님의 종교적 열정이었다 할지라도,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있어서-제가 살아가는 환경 탓인지-열정이라는 것을 가진 분들을 그리 많이 만나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그나마 어느덧 식어 잠들어 있던 열정이 꿈틀거리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는 한편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에 대한 반성의 시간 또한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그것과 관련해 오랜만에 떠올린 구절이 하나 있어 여기에 적어볼까 합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디로 가는가?"

  사실. 그다지 많이 들어본 분의 이야기도 아니고 ‘극단적인 자기희생’에 대해서 공감도가 그 그리 높지 않았다보니 신부님의 행적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야기 전반에 걸쳐 어떤 감동적인 일화보다도 불가능함에 도전하기에, 그리고 그것이 성공할 수 있었기에 기적이라 생각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인데요. 위에서 잠깐 언급한 ‘절정점’의 이야기와 같이 신부님에게는 그 원대한 흐름이 보이셨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마더 데레사 님에 이은 또 한분의 성인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렇게 ‘감기록’을 남기면서 왜 그렇게 감탄사를 뱉어냈는지에 대해서는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전쟁의 시대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으셨던 분들의 이야기. 그러는 한편 이런 지구상에서 아직도 끊이지 않는 전쟁에 대해 심각한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며 이번의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첨가]

  책의 부록에는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에도 ‘원죄 없으신 성모의 마을(니에포칼라누프)’가 설치되어있다고 해서 열심히 찾아보긴 했는데요. 흐음. 인터넷으로는 도무지 어떻게 찾아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그동안 이름과 위치가 또 한 번 바뀐 것인지 아니면 검색방법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조만간 성당에 다녀보기로 했다보니 신부님께 한번 문의해봐야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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