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아쿠마루 가쿠
작품명 : 천사와 나이프
출판사 : 황금가지
이번에 또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책을 샀습니다. 지난 번에 13계단이랑 그레이브 디거에 대한 리뷰에 이어 3번짼가요? 아, 세계대전Z포함해서 4번째군요.
사실 이 책 산지 꽤 됐습니다. 한달 정도? 기대하던 책을 사면 바로바로 읽는 편인데 더워서 귀차니즘이 폭발한 탓도 있고 단순히 활자읽기가 좀 시들해진 탓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 내서 읽어보니 기대 이상입니다.
이야기는 아내가 13살 소년 3명에게 살해 당한 남자로부터 시작됩니다. 4살 난 딸을 보며 겨우겨우 살 의지를 다진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사건은 13살 난 아이 셋이 벌인 탓에 사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14이하 아동이 벌인 범죄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는 법 때문에 아예 법률 상 형벌은 전혀 받지 않게 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아동보호법이죠. 그렇게 두 아이는 '갱생'을 위해 보호소에 맡겨지게 되고 한 아이는 비교적 올바른 평소 행실 덕에 보호관찰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가해자 측의 보호(아동보호)를 위해 그런 정보는 피해자에게 일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13세 소년이라 부인 살해가 사건이 되지 못했다는 소리에 한번 분노하게 되고, 이 살해를 가쉽거리로 삼은 기자들에게 세 아동이 받은 조치를 듣고 이 현실에 다시 한번 분노하게 됩니다.
어렸을 적 한 대학생이 부모를 치여 죽인 탓에 범죄자에 대한 혐오감이 강했던 주인공인지라 이 사건으로 더더욱 법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딸을 바라보며 겨우 재기하게 되죠.
그런데 어느날 자신이 경영하는 카페 근처 공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예전에 보았던 담당형사에게 듣게 됩니다. 살해당한 소년은 예전에 아내를 살해했던 소년 중에 하나였습니다. 형사는 알리바이를 확인하러 가게로 찾아왔던 거지요.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주인공은 세 소년이 어떻게 '갱생'을 하였는지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세 소년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찾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소설은 꽤 본격 미스터리에 가까운 추리 소설입니다. 탐정 역인 주인공, 예전에 일어난 사건의 미심쩍은 부분, 또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는 사건 등등 틀은 크게 참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갱생과 아동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사건을 겪으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이나 뻔한 척하면서 뒤통수를 때리는 스토리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사실 저는 이야기 중반까진 문장이 깔끔해서 쉽게 읽히긴 하지만 그렇게 재밌다고 느끼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후반부에 모든 복선이 회수되며 뒤통수에 뒤통수를 치는 결말을 보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진부한 소재를 맛깔나게 요리해서 엄청 재밌습니다.
게다가 소재가 소재인 만큼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는 점도 포인트겠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만한 소재를 깔끔하게 이야기 속에 녹여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13계단이나 히가시노 게이고 글을 재미있게 읽으신 분이라면 이 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천사와 나이프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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