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 2008
저자 : 이경애
사진 : 하지권
출판 : 아름다운인연
작성 : 2010.07.31.
“흐응~ 오늘 점심 한 끼는 또 어떻게 해결할까나~”
-즉흥 감상-
지난 18일. 푸르름의 녹색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처럼 아버지를 따라 ‘사찰순례여행’에 참석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절에서인가 아버지께서 ‘조왕신’, 그러니까 부엌을 관장하는 신의 그림을 찾아보라 하셨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요. 그런 다음날. 출근해 열심히 일하던 저의 손에 ‘출입금지구역’이었던 공양간의 미스터리를 해결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품게 한 책을 쥐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책은 이번 책이 있기까지의 사연을 담은 저자의 인사인 [머리글]과 공양간과 함께하는 스님들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의 나열인 [프롤로그]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불교와의 인연에 대한 저자의 짧은 이야기인 ‘지리산 대원사’에 대한 이야기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으흠. 이야기의 흐름이 없는, 각 사찰에 있는 공양간들의 이야기와 사진들이 수필마냥 풀어져 있을 뿐이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통해 만남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해봅니다.
네? 이야기의 흐름이 없다면 작은 제목으로라도 궁금함의 갈증을 해소 해줘야하는 게 아니냐구요? 음~ 사실, 그것만 적어도 길어지기에 생략하려 했는데 딱 걸려버렸군요. 아무튼, 위의 간추림에도 언급된 ‘지리산 대원사’를 시작으로 승주 선암사, 문경 김룡사, 곡성 관음사, 산청 금수암, 서산 개심사, 도봉산 원통사, 동대문 안양암, 오대산 지장암, 운길산 수종사, 양구 흥덕사, 수원 봉녕사를 차례로 공양간 순례가 펼쳐지고 있었는데요. 핵가족화로 인해 부엌의 신비가 사라진지 오래인 요즘. 이런 기회를 통해 사찰의 부엌 또한 그 신비의 문이 열리는듯해 재미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공양, 그러니까 ‘절밥’하면 뭐가 떠오르시는지요? 절이 있는 등산코스하면 식후경이 아닌 식중견이라구요? 공짜라니 좋긴 한데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구요? 네?! 그저 청이가 불쌍할 뿐이라구요? 으흠. 마지막 분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판 어여쁜 청이를 향한 마음이 강하시다 생각해보고,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산에 올라 이름 모를 국에 밥을 꾹꾹 말아 속 편안하게 배를 채워보고 싶어졌는데요. 언젠가부터 왼쪽 발목에 무리를 느낀 다음부터는 산행을 가급적 피하고 있는 편이다보니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처음에는 그 맛을 몰랐지만, 결국에는 그 은은하고 담백한 맛에 중독되어버린 지금은 입 맛 떨어진 무더운 여름밤에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게 만드는군요.
무슨 말을 더 하면 좋을까 싶어 지금 까지 쓴 것을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진과 함께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으로만 그 모습을 드러낸 ‘조왕신’의 실제 모습이 궁금해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게 되었는데요. 음~ 그렇군요. 비슷비슷하면서도 약간씩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으니, 그림을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찾아봐주실 것을 권해보는 바입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불교 특유의 신이 아닌 토속신앙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한국의 전통 민간신앙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은 분명 먹거리에 관련된 책입니다. 하지만 허기가 살짝 고개를 드는 밤의 시간에 들여다보아도 딱히 어떤 자극이 느껴지지 않은 사진들뿐인데요. ‘웰빙’이라는 말과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사찰음식’을 통해 우리는 얼마나 자극적이고 환상의 맛을 지닌 음식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덤. 오늘에 이어지는 내일의 특근. 그 점심시간에도 자장면에 밥 한 공기를 비벼먹을 예정이라고만 적어봅니다!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1270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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