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세
작품명 : 왕의 투구
출판사 : 영상노트
[평가]
제목 : ★★★★★★★☆☆☆ (7/10)
표지 : ★★★★★★★☆☆☆ (7/10)
문장 : ★★★★★★★☆☆☆ (7/10)
전개 : ★★★★★★☆☆☆☆ (6/10)
인물 : ★★★★★★★☆☆☆ (7/10)
총점 : ★★★★★★★☆☆☆ (7/10)
한줄평 : 독자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도 아쉽다.
왕의 투구. 제목이 나쁘지 않다. ~~무적, ~~의 마스터, 등등의 이름보다는 훨씬 더 각인되기 쉬운 이름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표지도 제목에 걸맞게 인물을 내세우지 않고, 화려한 영문 필체와 투구가 적절히 배합되었다.
문장은 나쁘지 않다. 아니, 장르문학에 걸맞은 문장인 듯하다. 굳이 문제를 손꼽자면, 한 달에 한 권 출간이라는 시장 상황에 맞추다 보니 오탈자가 종종 눈에 띈다는 것 정도겠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수에 불과하니,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수준은 아니다.
본래는 문장에 8점을 주려 했으나, 마음을 고쳐먹고 문장과 인물에 각 7점씩 주었다. 왕의 투구의 장점은 묘사보다는 ‘대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물들은 만담을 주고받듯 끊임없이 재기 넘치는 말을 늘어놓는다. 어떤 때에는 한 페이지 전체가 대화문일 때도 있으나, 그것이 묘사 실력 없는 작가들의 실수가 결코 아니기에,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 리온과 그를 따라다니는 뚱보 엘프 시니언의 만담은 이야기의 백미로 손꼽는다.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을 둘러싼 세계 또한 치밀하게 잘 짜여졌다. 왕의 투구를 읽으며, 이 책은 환상으로 그려낸 세상의 역사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 넓은 역사들이 인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며, 그것들이 종국에는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마를 대표하는 무구들과 신을 대표하는 무구들을 포진하고, 그것을 소유한 인간들의 대립을 그려내는가 싶다가도, 드래곤이라는 절대적 존재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어 큰 스케일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매끄러웠다.
문제가 있다면, 독자들에게 인내심을 요하는 장면들이 속속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왕의 투구를 완결까지 읽어본 결과, 전반적으로 재미가 있었다. 머릿속에서 한 편의 이야기가 영화처럼 주욱 훑어진다. 그러나 주욱 훑어지는 이야기 이외의 것에 있어서는, 조금 미흡하지 않았는가 싶다. 아니, 미흡이라는 단어보다는 욕심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것 같다. 작가분께서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하여 성형 수술 부분 같은 자질구레한 이야기에 너무 신경을 쓰시지 않았는가 싶다. 불필요한 부분을 쳐내거나 최대한 짧게 갔더라면, 내가 이 책을 계속 읽어야할까라는 의구심을 ‘한 순간이라도’ 갖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또한, 주인공 리온을 중심으로 하렘이 형성되는데, 대부분의 하렘이 그러하듯 모든 능력 있는 여자들이 무조건 주인공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왕의 투구는 여타의 하렘보다 하렘 형성 과정이 납득 되는 편이었으나, 그래도라는 아쉬움이 조금은 남는다.
총평은... 초반의 지루함에 적응한 독자들이라면, 8권에 이르는 환상적인 역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취향을 조금 타는 글일 듯하고, 진중한 분위기를 가볍게 녹여주기에는 만담만으로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지나치게 가벼운 글들을 요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왕의 투구가 튈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얼기설기 얽혀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무조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 진중한 분위기의 판타지를 원하는 독자.
2.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할렘을 건설하는 주인공을 원하는 독자.
3. 만담을 좋아하는 독자.
4. 다소 지루한 부분이 나올지라도, 전반적인 이야기가 재미있다면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독자.
5. 귀족들의 암투와 계략을 간접 체험하고픈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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