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수영
작품명 : 싸우는 사람
출판사 : 이타카
국내 판타지 작가중에서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경력이 있다. 처럼 영광된 경력이 또 있을까. 이수영은 그런 영광된 경력이 있는 작가이다.
허나 출판업계가 상황이 안좋아서 인지 청어람에서 출판을 하고 후에 판타미디어에서 출판한후 이번책은 이타카에서 출판을 했다.
(이타카는 디앤씨미디어의 새로운 브렌드다. 현 디앤씨미디어의 대표 대여점용 출판브렌드인 파피루스와는 다른행보로가는 듯 하다.)
이타카는 최근 판타지 장르중 가장 품질좋은 작품을 선별하여 출판하고 출판하려하는 출판브렌드로 이수영의 싸우는 사람이 첫 출판물이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책을 보고 실망을 했다. 책 종이가 대여점용 소설책과 같은 종이에 책표지 또한 그러하다. 그러면서 가격은 권당 9000원. 책은 내용뿐만 아니라 책자체도 신경을 써야하니 라노벨보다 못한 종이로 만든 책에 9000원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조합이었다. 다만 책 중간중간의 삽화가 모두 올컬러이니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대여점용 양판소 책의 구조상 가격 부풀리기 때문에 허접한 책의 외양에 비해 과다한 가격인것을 생각하자면 9000원에 이런 외양은 납득하기 어렵다. 차라리 일반 소설이 요즘 12000원쯤인데 올컬러 삽화가 중간중간 있으니 권당 13~4000원 수준에서 좋은 종이질과 커버로 승부하는게 더 납득이 갈만한 일이었다. 솔직히 이걸 사야하나...싶었다. 현 대여점 소설을 비롯해서 책종이의 질이 문고판 수준이라면 문고판에 걸맞는 가격을 받았으면 한다.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 샀다 ㅡㅜ 다 봤으면서도...;;
하지만 이책을 펼치면 역시나 이수영작가! 퀄리티가 다르면 책의 글자도 다르다. 흔히 대여점에서 볼만한 책보다 사이즈가 약간크면서 글자크기도 작고 행간도 더 좁다.
내용도 좋고 소설의 구성적 측면에서의 짜임세도 좋고 이수영작가가 글을 쓰면서 점점 뭐랄까 여유를 가지면서 쓴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런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제목이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촌스럽게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저 제목만큼 이 작품을 잘 표현하고 있는 제목도 없다고 본다. 삶을 위해서 사람은 싸운다. 싸울것이 많은 것이 삶이다. 그리고 그후의 죽음은 공평하다.
이 책은 생각보다 많은 ...하지만 어느정도는 흔한 화두를 판타지라는 특수성의 공간에서 던져준다. 예전에 이우혁작가가 말한 판타지라면 이래야 한다에 이수영작가는 재미까지 덧붙여서 잘 버무리고 계속 성장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수영 작가는 잔인한 작가이다. 그만큼 전투씬을 색감있게 잘 써내려가는 작가다. 역시 제목에서 두근거렸던 마음은 책의 내용에서도 이어진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타면서 적절하게 전투신을 써내려가는 센스는 그녀만의 장점이다.
간혹 너무 생생한 전투씬에 집착해서 작품전체의 분위기를 흐트릴정도로 과도하게 묘사한다던가 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데 이수영작가는 책을 쓰면쓸수록 그러한점에서 센스가 만발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소설은 또 다르다. 가히 이수영은 장르계의 팔색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작품작품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문체에 담아내는데. 이 작품또한 그러하다.
주제는 주제대로 진중하고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쉽게 잃기고 구성은 구성대로 견고하다. 아마도 라이트한 장르소설이 나아가기 위한 롤모델로 이수영작가의 작품은 꼭 들어갈 것이다. 이수영작가의 글은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딱 읽기 편한 장르소설이다.
습작하는 분은 꼭 이수영작가의 작품들을 꼭 필독하길 권한다. 그녀는 가볍고도 친근한 판타지는 이런식으로 쓰면 된다를 몸소 실천하는 듯한 작가다.
1세대 작가라고들 하지만 그녀 작품만큼 쉽게 읽히는 것들을 쓰면서도 헛배부르지 않는 내용으로 다가서는 작가도 드물기 때문이다.
아무튼 책자체의 가격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이러니 저러니해도 소장용으로 사두길 잘했다는 생각 ^^
더불어 장르시장의 새로운 지표가 될지도 모르는 출판브렌드 이타카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한지붕 다른 가족인 파피루스와의 스타일차이를 보는것도 꽤 기대가 된다. (그러고보니 디앤씨미디어는 로멘스/ 라노벨/ 대여점 안다루는게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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