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약먹은인삼
작품명 : 포이온
출판사 : 영상노트
포이온. 연재당시에는 정말 즐겁게 보았지만 출간 이후로는 많은 악평속에 쉬이 손이 안가다가 최근에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7권까지 다 보면서 작가분이 정말 글을 잘 쓴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다만 많은 분들의 감상평처럼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네요.
처음엔 헤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제목에 따라가는지 주인공이 포이온 제국 전체를 일컫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포이온 제국과 연관된 사람들 하나하나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 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느낌 속에서 오히려 헤론은 중심 인물이 아닌 제국을 멀리서 관조하는 주변인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헤론 이외의 각각의 인물들의 스토리 또한 그 하나로 보면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초반스토리가 헤론에 집중되어 독자로 하여금 그 인물에 빠지게 해놓고 다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니 읽는 내내 산만해 지더군요. 더군다나 그렇게 늘어놓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소설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니 대체 왜 이 인물에 대해 그렇게 얘기한걸까 하는 의구심만 남는군요.
초반에 성국을 치기위한 수단으로 츄르목을 이용한 배를 만들기 위해 용병을 구용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는 단지 헤론과 용병 일행(정확히는 클락)을 부딪히게 하여 헤론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제국의 별이 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역활일 뿐입니다. 헤론을 죽음 직전으로 몰아 넣었던 이리아의 이야기는 그 둘의 재결전을 기대하게 하여 신경써서 보았지만 결국엔 룬에게 모든 힘을 뺏기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5권에 나왔던 6명의 생존자와 데니스의 이야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데니스야 앞으로 헤론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되리라 예상되지만 이미 삼두사의 힘에 취해버려 그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인물이고, 6명의 생존자들은 힘을 얻지만 1명을 제외하곤 이미 정신적으로 멈춰버려 더이상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더군요. 보통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에는 각각의 인물들이 꿈꾸는 이상은 다를지언정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서로간의 인과관계가 그 흥미를 더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이온은 그 반대군요.
이런 아쉬운 점 이외에도 7권까지 보면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헤론이 뮐라느를 제자로 삼을 때 그녀을 세뇌하고 있던 론의 흔적을 가볍게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삼두사가 그녀에게 남긴 씨앗의 흔적은 전혀 발견하지 못하는군요. 행복의 신에게서 수습한 힘을 이용했다고 짐작은 가지만, 삼두사가 씨앗을 심을 때 그게 헤론에게 걸릴지의 여부에 대한 어떠한 의심도 없고, 왜 안걸릴지에 대한 얘기조차 없더군요. 그 씨앗이 결국엔 헤론에게 치명적인 칼날로 돌아올 중요한 변수인데도 말이죠. 그리고 검은 부리의 예언에서 주인공이 여신의 배신으로 죽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현 상황에서 여신이라 불릴자는 룬밖에 없고, 그러한 룬의 종이었던 뮐라느가 가장 의심가는 부분임에도 정령 중 아무도 이를 신경쓰지 않더군요.
정말 글을 잘 쓰시지만 내용을 좀 더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나타낸다는 것일 뿐 미묘하게 핀트가 어긋난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글이었습니다. 조금만 달라지면 좋은 글이 될 듯한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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