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중완
작품명 : 신검신화전
출판사 : 마루
제가 문피아에 처음 접속해서 처음 읽었던 글은 <신검신화전>에 대한 비평글이었습니다. 글쓰신 분이 기억나진 않지만 책을 읽다가 욕나오려는 것을 참으려 했고, 또 그런 글을 출판해주는 마루출판사에 매우 실망하셨다고 하네요.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글을 읽었었습니다. 때마침 그 시기는 제가 매우 재밌게 그 책을 읽던 시기였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재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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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신검신화전은 현대물입니다. 현대물이며, 퓨전이자 동시에 대리만족물입니다.
내용을 설명하자면, 무림에서 정파의 지주로서 200여년간 군림해온 백리무극이 신의 힘인 '영검'을 손에 넣어 환골탈태의 상위인 육(肉)의 재구성과 동시에 21세기로 시공을 뛰어넘습니다.
나이가 어려지고 얼굴 또한 뽀얘진 그는 흔히 말하는 '미소년'이 됩니다. 그냥 미소년이 아닙니다. 초절정 미소년입니다. 거기다가 그는 무림에서의 실력 또한 여과 없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노래 콘테스트에 나가고, 은거기인들의 제자 쟁탈전의 희생양(?)이 되고, 명문고에 들어가 여학생들의 우상(?)이 됩니다.
이쯤 되면 상상이 가실 겁니다.
왜 사람들이 욕해대는지. 지뢰다, 폭탄이다 하시는지.
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항상 여러 생각들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마음 속에 꿍쳐놨던 얘기를 풀어놓겠습니다.
[저는 <신검신화전>은 쓰레기다. 라는 말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1,2권을 읽어보신 분들은 흔히 말을 하곤 합니다. 아,이 책 개념없어 못 읽겠다. 이게 말이 되냐? 라고 말입니다. 항상 그분들이 싫어 하시고, 꼬투리 잡는 부분을 쓰겠습니다.
1. 초절정 미소년이다.
2. 노래 콘테스트의 동영상 하나로 어떻게 수백만의 팬을 거느리냐?
3. 제자 쟁탈전, 유치하다.
4. 여고생들을 휘어잡는건 더 유치하다.
1번은 제가 어쩔 수 없습니다. 주인공 얼굴이야 작가 맘이죠. 그런데 나머지 부분은 해명할 수 있습니다.
2번에 대해선 배경이 현대라는 점에 주목해주세요. 노래 부른 사람이 누구든, 노래만 훌륭하다면 주목받는게 현대입니다. 거기다가 미소년이면 더할 나위 없죠.
제가 그에 버금갈만한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미국 방송에 비틀즈가 출현할 때면, 미국의 동시간대의 청소년 범죄 발생률이 0%였습니다. 거의 신화적인 인기였죠.
그에 조금 못 미친다 하더라도, 쥔공이 부른 노래는 내공까지 운용해서 과거의 천하제일인이 부른 '음공'입니다. 그걸 들은 현대인들이, 과연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제자 쟁탈전 또한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주인공의 몸은 육을 재구성한 최고의 근골입니다. 개인적으로 천강지체도 못 미칠 것이라 생각중인 몸이죠.
그런 몸을 발견한 고인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고인들이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근골이라면, 누가'얘를 내 제자로 삼겠다' 할 때 '그래, 어여 데려 가.' 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뭐 그렇게 유치하게 싸우냐, 하면 제가 어쩔 수 없죠(;;). 애초에 대리만족물이니, 약간의 과장을 준 거라 생각합니다.
여고생들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부잣집 따님들입니다. 항상 거만한 남자들만 만나고 살아온 이들이, 잘생기고 매너 좋은 쥔공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거죠. 비슷한 예를 현실에서 찾자면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있잖습니까?
다른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비커즈>를 아십니까? 참 재미있는 소설이죠. 쥔공이 자기를 꾸미는 게 포인트구요. 그런데 주인공은 아직 어린애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꾸민 포즈에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있죠. 어린애인데 미숙한 티 따위는 나지 않고요.
<네오>라는 책은 아십니까? 그 작품을 읽어 보면 오히려 신검신화전이 낫다 싶을정도로 신화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죠.
<도시의 지배자>라는 책 또한 신검신화전과 비슷한 글솜씨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글의 전개가 조금 빠르다는 거죠.
그런데 신검신화전에서 독자가 '아 이건 전개가 너무 빠른데'라고 생각하신다면 별수없지만, 항상 그 부분 1줄 앞에는 완충장치가 숨어있습니다. 앞줄읽고 10초만 생각해도 이해가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거기다가 대리만족에 작품의 90%를 할애하기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대리만족 부분의 전개의 급박함은 이해해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왜 이 책은 안됩니까? 왜 저책들이 아닌 이 책이 그렇습니까?
신검신화전은 그냥 마구 써내려간 대리만족용 양판소가 아닙니다.
책 연재주기 또한 욕 나올 정도로 깁니다. 거기다가 작가가 쓴 출간일에도 안나온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단 1-2권. 대부분의 독자는 이 2권에서 읽기를 포기하고 때려 칩니다. 그리고 욕을 하죠. "에이, 대리만족 양판소네!!" 라고요.
하지만, 정말, 정말로 신검신화전이 양판소라면 2권에서 주인공의 정신적 지주인 박 할아버지가 양아치, 건달에 의해 죽고, 그들을 죽인 건달들이 은밀히 빼돌려지는 것이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 죽는 거야 내용상 그렇다 쳐도, 범인들이 빼돌려 질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오히려 2권은 이 때문에 작품의 흥미를 반감시킵니다.
흔히 '양판소'를 보는 생각 없는 독자들은 주인공의 패배,불안을 싫어합니다. 새로운 적이 등장할 때, 굳이 그 적이 건달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양판소라면 거기에서 작가는 두번 다시 그 건달을 등장시키지 않습니다. 신검신화전에서 무슨 '666의 사도가 될 것이다'
하며 데려간 것과는 천지차이죠.
3권. 정말 공감할만한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가 사는 현대의 세계의 '뒤쪽 세계'는 수많은 비밀조직들의 암투와 대결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프리메이슨이 대표적 조직입니다.
게다가 한국의 일제강점기에 관한 작가의 소견까지 나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3권만은 소장하고 있습니다.
4권. 정말, 정말 재미없습니다. 대리만족 요소도 적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도 있고, 마지막 부분은 5권 나오기 전가지는 알아듣기도 힘든 내용입니다. (비뢰도 8권처럼요)
독자들이 하는 말이 4권읽고 그만읽으려 했다고들 합니다. 만약 양판소라면 이쯤에서 빨리빨리 5권을 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안떠날테니까요.
하지만 5권, 배째라는 듯이 한~참 후에 나왔습니다. 기다리다 답답해 죽을 뻔 했죠. 그에 못 기다리고 떠난 분도 분명 있긴 있을 겁니다. 작가의 태도로 글을 판단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리고 거기서 전 이 구절을 읽고 전기가 통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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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은 '백리무극'!
진정한 지존이란 힘으로 내 것을 아우르는 데 급급한 자가 아닌, 적의 근원까지 찾아내 포괄적으로 파훼하는 자다.
과거 정파무림의 지주로 2백여년간 군림해온 사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파나 단체로부터의 습격을 수없이 받았고, 또 그에 맞서 무림을 지켜냈다. 그는 누구보다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고 있었다.
사현은 기다리고 있었다. 적의 윤곽이 완벽하게 잡히는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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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양판소'랑 다르게 작가의 생각이 들어간 곳도 수두룩한 책입니다. 글을 읽으면 '아 정말 작가분이 고뇌하며 썼겠다' 란 부분도 보았습니다. 그냥 넘겨지기엔 아깝다 여겨집니다.
<신검신화전>은 한국의 비밀조직인 '천지가'와 서양의 비밀조직인 프리메이슨의 상위단체 '삼백 위원회', 그리고 '육망성좌'의 파워 게임(Power-Game)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대리만족용 장면은 그에 따라오는 부가물이지, 결코 독자의 눈을 현혹시키기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글의 제목과 일치하지 않는단 얘기를 하셨는데 이 얘기는 '검신'인 주인공이 만들어나가는 '신화'의 이야기입니다. 엄격히 보면 맞는 이야기고요. 물론 제대로 끝을 맺을 경우에 말입니다.
또한 1-2권에서 주인공의 힘에도 주위 사람들이 그냥그렇지 하고 납득하며 손놓고 있다고 하셨는데(댓글) 그 때 다른사람 모두 '점혈'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도 나옵니다.
(내게 주어진 힘은 지극히 합당한 것. 이곳이 무림이 없는 세계라고 감출 이유가 없음이다.)
결국 '힘'을 어디에 쓰느냐는 주인공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두서없게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이 말은 하고 싶네요.
제게 신검신화전은 누군가 현대물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자신 있게 추천해주고픈, 그런 글입니다.
작가분 또한 아무렇게나 글을 써나가시는 분이 아닙니다. 글을 쓸 때, 바쁜 직장생활 와중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글을 쓰시는 게 '작가' 아닙니까? 그런 결과물을 함부로 쓰레기네, 혐오네 하면 안 되는 거라 봅니다. 그냥 안 보고 말으라, 이거죠.
그래도 순간의 자제심부족으로, 보석을 잃어버리는 우(愚)를 범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마따마 보석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쓰레기는 아닌 글입니다.
현대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일독을 권합니다.
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a
저는 제가 쓰레기라 생각하는 작품을 감상란에 올릴만큼 뻔뻔한 사람은 아닙니다 -_ㅜ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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