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수오
작품명 : 노는칼
출판사 : 로크미디어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작품.
노는칼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존재 만으로 안심이 되는 사람이자,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며, 믿고 등을 맡길 수 있고, 타인과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주관이 뚜렷하고 강단과 호불호가 확실하면서도 그 본심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를 알게 하기에 거부감을 주지 않는 사람입니다.
주인공 소항이 그렇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그다지 특이하지도 않았고 체격이 건장한 것도 아니고 머리가 뛰어나 글을 일찍 깨우친 것도 아니며 약속을 잘 지킨다거나 대인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것도 아니었고 끈기가 부족해서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경우가 없었으며 아무리 신선한 것이라도 금방 싫증 내서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방황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 대해 깊이 모르는 보통 사람의 평일 뿐입니다. 소항은 인간이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크게 깨우친 사람입니다. 적의로든 호의로든 남을 진심으로 대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마음 또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을 도울 땐 목숨을 다 바쳐 돕고 반대로 적일 때는 제 한몸 보호할 생각 안하고 대드는 그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요.
사실 그가 끈기가 없다는 것도, 머리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라는 것도 전부 세간의 평일 뿐 그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뭔가를 일찍 포기하는 듯 보인 것은 사실은 그 모두의 본질을 쉽게 이해하여 앞선 것들을 이미 모두 익혔기 때문입니다.
그는 보기보다 마음이 넓고, 머리가 뛰어나며, 사실은 집요하도록 끈기가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선해 보이지만 반면에 호승심도 강하고 싸움에도 능합니다.
바로 이러한 인물이 노는칼이 당당히 그 재미의 축으로 내세운 구심점입니다.
과연 이러한 인물에 빠져들지 않고 배길 수 있냐는 물음인 것입니다. 만약 남자란 이런 것이다, 아니 남녀를 벗어나서 진정 멋있는 사람은 이럴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듯 주인공의 매력을 풀풀 부각합니다. 주인공의 얼굴이 선이 곱다는 이야기도 처음 인물의 형상을 잡아낼 때 빼고는 한 번도 부각하는 일이 없습니다.
단지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인간향 하나만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소항에게 주변의 많은 이가 마음을 뺏긴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데에는 무조건 이유가 있는 법.
독자가 주인공에게 끌리는 데에도 무조건 이유가 있는 법.
주인공이 독자에게 더없이 매력적인데 소설이 재미있지 않다면 있을 수가 없는 일. 그러한 주인공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 작품은 구할의 추천요건을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한 이에게 강하고 약한 이에게 약한 것은 엄청난 힘을 가진 자에겐 어쩌면 당연한 덕목이겠으나 실제 약한 자가 강한 이에게 제 주장을 다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담대함과 당당함으로 그러한 상황을 이겨냅니다. 그것은 그의 인간성에 반한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배경이 한 몫은 하였으나 그것은 소항이 이용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의 자발적인 의지였으며 그러한 상황을 작가는 한 점 거친 면모 없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진정 안다면 나같이 될 것이다."
사심이 없다면 발벗고 나서서 도우며 인맥을 쌓아 나가는 주인공은 과히 누군가가 그에게 첫눈에 반한다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을 이치에 맞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발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는 진행됩니다.
항주 뒷골목에서 마치 전설과도 같이 존경과 사랑을 받는 주인공. 우연히 그를 보게 되어 그의 행동을 하루간 지켜본 천하에 유명한 세가주의 딸은 그에게 반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부모가 정한 혼약이 있는 몸. 온 무림이 그 세가의 부와 무력을 갈라먹기 위해 이러한 호기를 노리는데... 과연 무공을 모르던 주인공은 이제 어떻게 사랑을 위해 싸워나갈 것인가?
노는 칼을 통해 그 행보를 지켜 봅시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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