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내손안에 있소이다에 심하게 좌절해서 앞으로 정말 한동안 소설을 끊어야 하나 고민하다 천잠비룡포를 읽고 부활했습니다만 오늘 마조흑운기로 다시 침체기입니다...
분명 글을 잘 쓰시고 내용도 물흐르듯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만 더이상 공감이 안됩니다. 마조흑운기에 대한 애착이 컸던 지라 나올 때마다 짧막하게나마 감상을 적곤 했었는데 초반의 강렬함과 매력은 어디로 갔습니까.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적나라하게 읽혀서 정말 내가 그렇게 열광했던 소설이 맞나싶네요. 분명 아직도 비교적 수작에 든다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글을 읽어도 더이상 심장이 반응을 안합니다. 천잠비룡포를 읽으면서는 소마군의 처절한 최후에 눈물이 찔끔나고 대산의 호기에 가슴이 벅차올라 다 읽고나서도 한동안 책분위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마조흑운기는 누구겠네, 이런 식으로 진행되겠지, 흐음...마지막은 조금 흥미롭네가 끝이네요. 개성적이고 매력있는 작품이 될 거라는 기대가 꺽여서 더 냉정하게 구는 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고난이 현경이라는 신묘한 구결로 해결된다는 것도 너무 무난한 진행도 이제는 지겹습니다. 역시 초반이 제일 좋았어요...
책을 고를 때 매끄러운 글솜씨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거칠어도 허점투성이라도 개성과 매력이 있는 글을 더 선호하기에 투덜거렸지만 어쩌면 제 취향이 독특한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열광했던 소설들은 시장에서는 호응을 받지못하는지 조기완결로 끝이난 경우가 많아서 끌리는 소설이 생기면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했었는데 마조흑운기는 너무 무난해졌고...나이트골렘은 9권완결이라니...정말 한동안 떠나있어야 할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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