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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7 운수행각
작성
03.12.24 02:31
조회
1,604

아래 글에 이어씁니다. 생각을 바로 표현하자니 정리가 안되어 거칠겠지만

양해바랍니다.

군림천하는 이제 겨우 5부능선을 넘어섰습니다.

즉, 아직 이 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시점이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국내 무협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정도로 긴 장편이 되어버린 점과 발행기간이

비교적 길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논박이 많지만 그것은 작가분이 고심해야

할 문제이지요.

독자는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재촉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원래 군림천하를 구상할 때 장편으로 기획한다고 했지만 21권이라는 장편이

될지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렸지요. 예전 신문연재의 분량이 6권까지인데 사실 이 신문

연재가 지금에 와선 좀 문제가 된 것같습니다.

제가 볼 때 전체 호흡을 조절하는데 이 초반부분이 좀 실패로 보입니다.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21권으로 끝내기로

공언한 상태에 와서 조금 잘못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문연재와 직접 출판은 그 호흡이 다르다고 알고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재 2부 11권까지 왔습니다. 말미에 예고가 되었듯이 12~14권까지 3권은

진산월과 초가보의 전쟁, 나아가서 종남파가 섬서성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 그려질 겁니다. 물론 문하제자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회자정리'라고

떠난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과정으로 그 부분을 조금 만회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턱없이 부족하겠지만요)

진산월은 이씨세가의 일이 해결된 후 아마 단독으로 초가보와 상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판 게릴라 전술식으로요. 나머지 문하제자들은

본산을 방어하는 데만도 버거울 판일테니까요. 이들은 본산방어와 후방

지원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나마 해남에서 올라온

전풍개와 전흠이 없었으면 전술에 좀 변화가 있었겠지요.

어차피 초가보의 세력은 20년 정도로 이루어 진 것이라 사상누각.

혈연이 아닌 관계는 이익이 사라지면 쉽게 깨어지겠지요.

지금의 초가보를 이루고 있는 핵심 요인만 상대한다고 가정하면 어느

정도 승산은 있어 보입니다. 초가보의 절정고수들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계속 죽임을 당한다면 그 이하 무사들은 공포심에

견디기 힘들어지겠지요. 예상대로 된다면 초가보는 흩어져버릴 겁니다.

아,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군요. 아무튼 그런 과정을 그려나가는데 3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 사이사이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을지 생각

하면 오히려 부족할 지경입니다. 지금의 호흡대로라면.

3부로 넘어가면 남은 권수는 7권뿐입니다. 군림천하에선 실로 풀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미스테리도 많이 남았고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드러나는 와중에 종남파가 세력을 확장하고 군림천하를

위해 한발씩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7권은 빠듯하지 않을까요.

3부의 무대는 중원 전체에서 서장까지로 확장될 것을 감안하면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지금까지의 템포로는 완결내기가 어렵겠지요.

결론은 용노사의 예전 소설처럼 템포가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야만 21권으로 좋은 엔딩을 이끌어 낼 수 있을테지요.

진산월을 보면서 저를 되돌아 봅니다.

사회의 험난함을 모를때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꿈과 이상을 그립니다.

얼굴엔 여유로운 웃음을 가진 채로.

막상 사회와 인간을 조금 알게 되니 스스로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하며 자책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사회와 타협하게 됩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예전으로 되돌아 가고 싶지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할 수 있다면....

스스로의 이상과 사회속에 뭍힌 나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로 정체성의

혼돈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사회적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에

있다면 문제는 더 커지지요. 골은 더 깊어져만 갑니다.

진산월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는 믿음과 힘을

줍니다. 자신의 유약함을 절대 내보이지 않지요. 모든 것을 그 스스로

짊어지려고 합니다.

게다가 상황이 그를 그렇게 몰고 감으로서 누구에게 기댈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유리칼처럼 날카롭지만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깨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방탄유리지만.

그렇게 19,20대 종남문인의 서러움과 사부 임장홍의 군림천하라는

꿈까지 대물림받아 자신만의 소박한(?) 꿈같은 것은 마음속 깊숙히

숨겨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한차례 중원행보로 쓰디쓴 경험을 한 그는 2부의 성격을 보일 수 밖에

없었겠죠. 아니 그것은 성격도 뭣도 아닙니다.

그의 근본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바뀐 것은 외모와

사부와 종남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을 좀더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뿐입니다. 외부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진 않겠지만요.

사회를 알고 종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겠죠. 혼자 있을 땐 한없이 외롭고 괴로워

하겠지만.

(그리고 제목이 군림천하이고 내용도 그렇게 가고 있지만 결말은

용노사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군림천하가

이루어질지 어떨지도 알 수 없습니다. 몇 가지 암시를 던진 것은 진

산월이 무공에 의해(?) 강호의 전설이 된다고 했지 그것이 반드시 군림천하로

이어진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현재 종남의 세력을 봐선 솔직히 앞길이

암담한 것이 사실입니다. 군림천하라는게 몇 사람의 고수가 있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그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투영해 볼 수 있고, 아울러 이 시대에

고민하는 많은 인간군상을 볼 수 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어떤 결말을 도출해내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군림천하를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한가지입니다.

진산월이라는 한 인간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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