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가에는 시원한 그늘을 주는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는지라 지나다니는 마을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 때면, 쉬어가고, 마을 아범들이 하루일을 마치면 김치 한접시에
탁주 한사발을 하는 게 낙인 그런 연못이 있습니다.
어느 날 옆마을에서 쫓기듯이 이사를 온 아픈 소년이 연못에다가
돌을 던집니다. 연못가에서 쉬던 마을 청년과 아이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은 돌에 튄 흙탕물에 옷이 더러워집니다.
청년들이 뭐라고 하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허허. 그럴 수도 있지. 세상사 너무 그렇게 빡빡하게 사는것이 아니야.”
그러자, 짜증을 내던 청년들은 그 말이 참으로 옳다 하여,
소년에 대한 다그침을 멈춥니다.
그렇지만 어딘가 아픈 소년의 연못에 대한 돌팔매질은 멈추질 않습니다.
처음에는 웃으며 소년을 격려해보기도 하고, 안쓰러워 하며, 당신이
살아오신 인생사에 비추어 조언을 하던 나이 지긋한 훈장할아범도,
소년이 걱정되어 따끈한 찐 감자 한톨을 꺼내주던 윗집 할멈도 결국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더이상 연못을 찾아오지 않게되었습니다.
보다 못한 마을 청년이 소년에게 삿대질도 해보고, 멱살을 잡아보기도
하였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일은 누구의 잘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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