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 작가가 현재 양판소들처럼 양산되던 기사도 소설을 까기 위해서 쓴 소설로 아는데, 언급되는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이 양판소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용맹하고 무력 출중한 기사들은 양판 소드 마스터고, 그 어떤 중상이나 질병조차 회복하는 약이 나오는데 이건 양판의 무안단물 힐링 포션이고, 어여쁜 공주나 아가씨는 양판에서도 그대로고, 맨날 기사들에게 썰리는 거인들은 양판소의 오우거나 드래곤들이나 다름없더군요.
그리고 키하나(돈키호테의 본명) 영감이 한번 대판 깨져서 라만차 마을로 돌아왔는데 마을 사람들 대응이 걸작이더군요. 마을 사람들과 조카딸이 키하나가 기사도 소설을 너무 읽어서 미친걸 알고 소설들을 한데 모읍니다. 그리고 소설들의 문체나 작품성이나 재미를 논하면서 괜찮은 것들은 남기고, 나머지는 죄다 태우더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다크XXX나 XXX 강림 정도나 몇몇 네임드 양판들만 남기고 다 태운 꼴이랄까요.
보면서 세르반테스 작가가 겁도 없다 생각한게 작중 언급되는 기사도 소설들은 당시 실존했던 소설들이었다는거죠. 그것들을 가차없이 불태웠다 보여주니 기사도 소설들이 얼마나 싫었고, 얼마나 폐해가 심했으면 그렇게까지 표현한건지.
만약 오늘날 누군가 소설속에서 현실속 대다수의 양판들을 그대로 언급하며 없애는 장면을 낸다면 파장이 이만저만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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