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표절보다 무서운 자기표절

작성자
서비
작성
10.03.10 00:55
조회
727

이게 아이러니죠.

표절은 작품을 쉽게 편하게 쓰려는 욕구 & 영리적 이유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원저작물의 작품성에 눈이 멀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었다는 사례가 그렇죠.

로마제국사에서 카이사르의 갈리아전쟁과 뒤이은 로마내전은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여기에 ROME에서 차용하고 있는 관찰자적 시점은 액션활극이라는 장르에 걸맞지 않는 참신한 기법이죠. 하필이면 두가지가 결합되고 세세한 내러티브도 유사하다는 것이 현재의 표절논란이죠.

표절에 대한 법적 판단에서 표절의 고의성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지만, 표절에 대한 윤리적 판단에 있어서 고의성은 대단히 중요한 논쟁거리입니다. 고의적으로 표절을 했다, 고의는 아니지만 작품을 접했고 창작과정에서 표절이 발생했다. 물론 희박한 확률로 두가지의 창작이 개별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자기표절은 어떨까요. 고의성은 명백하고, 영리적 이유라는 목적성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작권, 저작재산권을 침해당한 당사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기표절은 표절논란에서 교묘하게 배제됩니다.

구무협이 무너져 간 이유 중 열에 아홉에는 자기표절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사용한 내러티브와 플롯과 대사를 아무런 고민없이 사용해도 누구하나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독자는 느끼고 있었고, 그것이 종국에는 구무협에 대한 외면으로 표출되었을 뿐이죠.

하지만 현재도 자기표절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자체적으로 표절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표절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문피아의 대응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자기표절에 대해서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피아는 물론 장르문학계에서도 표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심지어 자신의 작품에서 수페이지에 걸친 묘사와 대사를 동일하게 사용한 사례에서도 이를 표절이라 명명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는 반응이 다였죠.

자기꺼 자기가 쓰겠다는데, 누가 손해보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 하지만 창작성이란 사회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면에서 자기 표절의 심각성은 여전합니다. 차라리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 표절이 창작성에 기여하는 바가 눈꼽만큼이라도 더 있겠죠. 이번 경우처럼 영화의 창작성이 소설로 스필오버 되는 경우라면 그나마..

표절은 건드릴 수라도 있지만 자기표절은 건드릴 수도 없다는 것.

그래서 자기표절이 표절보다 무섭습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곰탱이퓨
    작성일
    10.03.10 00:57
    No. 1

    자기표절 최강작가
    1.김원호
    2.황규영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sydm
    작성일
    10.03.10 00:58
    No. 2

    음.. 그러면 김 모 공장장님이 소재만 다르고 비슷하게 쏟아내는 소설 같은 경우를 자기표절이라고 하면 되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HaRang
    작성일
    10.03.10 00:58
    No. 3

    으악, 이게 아닉군요.
    죄송합니다. 댓글 삭제합니다. 오해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쭈뱀
    작성일
    10.03.10 01:01
    No. 4

    요즘 글은 안봐서 모르겠지만 이전엔 고렘님도 이런 면을 꽤 지적받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쿠쿠리v2.0
    작성일
    10.03.10 01:01
    No. 5

    오랫만에 뵙습니다. 서비님.

    항간에는 소문이 있었죠. 간단한 스토리 라인과 사람 이름만 입력하면 뚝딱 소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크크크...상황과 장면 등은 랜덤으로 같다 붙여주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서비
    작성일
    10.03.10 01:08
    No. 6

    쿠쿠리v2.0님

    그간에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셨군요.
    저도 워낙 소원해서 문피아에서 이런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도 오늘 알았어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8 라이카나
    작성일
    10.03.10 01:10
    No. 7

    사실상 그건 처벌하기도 모하고
    또 대부분의 작가들이 다 어느정도의
    자기복제는 하고 있는상황에서는
    독자(소비자)가 해결하는것 외에 방법이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심재열
    작성일
    10.03.10 01:14
    No. 8

    자기복제가 더 어울릴 듯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서비
    작성일
    10.03.10 01:15
    No. 9

    라이카나님

    맞습니다. 장르문학 독자들이 장르문학에 대해서 인지적 소비 (열심히 알아보고 질적, 양적 측면을 비교해가며 소비하는 것)을 하지 않고 습관적 소비를 하니.. 저를 포함해서... 작가도 자기복제를 하고픈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8 라이카나
    작성일
    10.03.10 01:18
    No. 10

    장르문학은 특성상 빠른소비이기 때문에
    특히나 자기복제가 심할수 밖에 없어요
    1년안에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나 철학
    문체, 필력등이 확 바뀔수는 없는거니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45710 그거아심? +1 곰탱이퓨 10.03.10 257
145709 이런 식일까요? +12 Lv.26 쭈뱀 10.03.10 373
145708 문피아는 확실히 표절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언급도 할 ... +9 Lv.1 미니미니 10.03.10 629
145707 강풀님 짱~! +6 곰탱이퓨 10.03.10 443
145706 아 얼마전까지만 해도 개드립이 잘먹혔던 강호정담인데. +4 운영雲影 10.03.10 492
145705 마비노기 인챈트 진짜 ㅡㅡ; ㅠㅠ +4 곰탱이퓨 10.03.10 314
» 표절보다 무서운 자기표절 +10 서비 10.03.10 728
145703 마영전과 카오스 +6 Lv.99 흑마인형 10.03.10 259
145702 오지랖 넓은 키보드 워리어들이 많군요. +40 Lv.69 흑색 10.03.10 801
145701 국내산 자동차의 급발진 사고와 마찬가지지요... +1 자료필요 10.03.10 203
145700 문피아분들께 질문드립니다 +3 맥주병 10.03.10 311
145699 심심해서 도타 한 판 +13 김진환 10.03.10 453
145698 표절문제만이 아니라 ~~~~ +20 호림마 10.03.10 804
145697 아니, 왜 이렇게 사악한 안티들이 많은거에요. +7 Lv.61 Chastirg 10.03.10 509
145696 매번 같은 논쟁을 지켜보면서 +13 Lv.37 예성 10.03.09 577
145695 헐, 허담님의 표절여부를 확인할 수가 생각났습니다. +41 운영雲影 10.03.09 1,074
145694 650만 명 개인정보 유출... +6 베라모노 10.03.09 504
145693 감상란 관련해서 한가지 질문 +7 이데오 10.03.09 443
145692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절대 묻혀져선 안됩니다. +58 Lv.1 HaRang 10.03.09 853
145691 다들 호탕하게 생각합시다 +7 Lv.37 안타까움 10.03.09 523
145690 아... 학습기를 사야하는 데... +1 Lv.22 콜드펜슬 10.03.09 319
145689 연애 경험담 +6 쿠쿠리v2.0 10.03.09 427
145688 결국 이번 허담작가님 표절사건도 이렇게 쫑이 나네요. +10 Lv.26 쭈뱀 10.03.09 899
145687 동영상) 외국인이 김연아를 위해 만든 노래 +1 Lv.7 위피 10.03.09 357
145686 요미우리 “MB ‘기다려달라’ 독도 발언은 사실” +5 Lv.7 TKFP 10.03.09 547
145685 표절사태가 또 일어났네요.. +41 Lv.51 흘러간다 10.03.09 828
145684 비평란 찬/반도 없애시지 +4 Personacon 묘로링 10.03.09 243
145683 갑자기 드는 생각은.... +2 Lv.50 설파랑 10.03.09 277
145682 표절, 감싸안기, 감상란, 그리고...(긴 글입니다) +24 쿠쿠리v2.0 10.03.09 882
145681 표절 +1 오정 10.03.09 29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