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유민수
작품명 : 불멸의 기사
출판사 : 너와나미디어
예전에 모 사이트를 갔다가 불멸의 기사 추천글을 보았습니다.
많은 호평의 댓글중에서, 누군가가 불멸의 기사가 미즈노료의 로도스도전기를 표절했다며 '짜집기 소설'이라고 깎아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흥미가 일어 웹에서 글을 찾아, 그 사람이 주장하는 부분을 비교해서 올렸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마침 이번에 불멸의 기사와 로도스도전기(국내출판명-마계마인전)을 입수하게 되어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요즘에 표절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런 논란이 예상되는 글을 올리는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여흥으로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마계마인전입니다.
마계마인전4-화룡산의 마룡(하)
지은이/미즈노 료 옮긴이/이미화 펴낸곳/들녘 초판발행일/1995년 7월 15일
제4장-해적단
쏴아아.
멀리에서 파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파도는 잔잔한 선율처럼 조용히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치며 격렬한 파열음과 함께 깨어졌다.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은 한여름의 따가운 햇빛으로 달구어진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해조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비릿한 냄새였다.
거뭇거뭇 주근깨가 나 있는 코를 손으로 감싸쥐며 시리스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코가 간질간질해지면서 자꾸 재채기가 나오려고 했다. 비싼 갑옷이 바닷바람에 녹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났다.
다음 불멸의 기사입니다.
불멸의 기사1-블러디나이트
지은이/유민수 발행처/너와나미디어 초판발행일/1999년 6월 13일
206페이지
멀리서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바람이 허공에서 소용돌이치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스르륵 하는 울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나뭇가지에 걸린 바람은 그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뒤틀며 고통의 소리를 내지른다. 격심하게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더이상 바람을 잡지 못하고 크게 가지를 휘며 자유롭게 도망가도록 놓아두고 있었다.
그 자유로운 바람이 어두운 달빛을 받아 피로에 젖은 몸을 스산하게 스쳐 지나간다.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도시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싫은 냄새…….'
희미하게 주근깨가 남아있는 코를 누르는 흉내를 내면서 시프는 생각했다. 시큼하고도 독한 향기가 코가 간질거려 몇 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이 지독한 냄새는 분명 아델라인 외곽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체 처리장에서 흐르는것…… 결국 사람 타는 냄새일 뿐이다. 이런 냄새는 몸을 녹슬게 하고 마음을 좀먹게 한다. 몸이 둔해지는 것은 상관없다. 어차피 전쟁 이후의 나른함 때문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이다.……[후략]
어떻습니까? 비슷합니까?
사실 약간의 비슷한 부분은 눈에띄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로도스도 전기는 외서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수가 있습니다.
로도스도전기는 마계마인전이란 이름으로 들녘에서 출판한것 이외에 국내 번역서를 찾을 수 없으나, 1989년에 시작된 애니메이트라는 동호회의 사이트에서 그 번역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링크 : http://cafeanimate.net/zboard/view.php?id=serial&no=678
애니메이트의 주영현(redlight)님의 번역본입니다.
IV. 도적 길드
1.
멀리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쏴아 쏴아 하는 울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소리가 이따금씩 격심하게 들린다. 바다 쪽에서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불어오고 있었다. 그 바람이 한여름의 햇빛을 받아 그을린 몸을 기분좋게 쓰다듬는다.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온 해변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싫은 냄새. 희미하게 주근깨가 남아있는 코를 누르는 흉내를 내면서 시리스는 생각했다. 묘하게 코가 간질거려 몇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게다가 몸에 걸치고 있는 비싼 체인 메일에 녹이 슬지도 모른다. 그것도 마음에 걸렸다.
불멸의 기사 해당부분은 1999년에 연재되었습니다. 애니메이트의 번역본은 1994년에 연재되었습니다.
이 글 이후에 저는 3가지가 궁금합니다.
1.문피아 회원분들의 반응
2.불멸의기사 최근출간본에서 해당부분이 수정되었는지의 여부
3.처음 표절의혹을 제기하신분은 다른 부분이 더 많다고 주장했는데 그러한 것이 있는지의 여부.
그럼 이만 줄입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수정-충분히 많은 분들이 객관적인 사실로서 위의 내용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고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역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란 다채롭고 흥미롭습니다.
일단 제 의견부터 말하자면, 저는 표절이라 생각했습니다.
윗줄 불멸, 아랫줄 로도스도 입니다.
불)멀리서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로)멀리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한단어 바뀌었지만 어느 소설이나 비슷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불) 바람이 허공에서 소용돌이치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스르륵 하는 울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로)쏴아 쏴아 하는 울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무언가가 반복되는 표현을 썼는데, 이것도 어느 소설이나 비슷 할 수 있습니다.
불)그 자유로운 바람이 어두운 달빛을 받아 피로에 젖은 몸을 스산하게 스쳐 지나간다.
로)그 바람이 한여름의 햇빛을 받아 그을린 몸을 기분좋게 쓰다듬는다.
-이 문장만 보고 비슷하다고 보면 억지성이 있을지도 모르나, 앞뒤문장과 연속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불)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도시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로)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온 해변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첫 문장과 같이 한단어 빼고 똑같습니다.
불)'싫은 냄새…….'
로)싫은 냄새.
불)희미하게 주근깨가 남아있는 코를 누르는 흉내를 내면서 시프는 생각했다.
로)희미하게 주근깨가 남아있는 코를 누르는 흉내를 내면서 시리스는 생각했다.
-한단어 빼고 같습니다.
불)시큼하고도 독한 향기가 코가 간질거려 몇 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로)묘하게 코가 간질거려 몇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두 문단에서 6~7문장의 유사성이 확인 됩니다.
그것도 따로 따로 떨어져 있는 문장들이 아닌, 연속되어 있는 묘사속 문장들입니다.
이것을 보고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솔직히,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제기해야할 문제는 이겁니다.
'이것이 표절이 되느냐? 인용이 되느냐.'
불멸의 기사 해당부분은 어떤 형태로든 로도스도전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것을 의도적인 표절로 보느냐, 무의식적 인용으로 보느냐의 차이겠지요.
사실 따지고보면 6문장 정도밖에 안되고, 짧은부분이므로 단순한 인용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근거가 너무 짧은관계로 추가적인 부분이 발견될때 까지, 저는 표절이란 생각은 뒤로 미루고 확실한 결론은 보류하겠습니다.
p.s
이부분을 봐주십시오.
불)시큼하고도 독한 향기가 코가 간질거려 몇 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로)묘하게 코가 간질거려 몇번이나 기침이 나오려 한다
-시큼하고도 독한 향기가 코가 간질거려...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라면 시큼하고도 독한 향기'에'라고 쓰겠습니다. 앞부분만 바꾸려다 문장이 어설퍼진 부분이죠.
이 한문장으로 알 수 있는것은 의도적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실수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로도스도 전기와 비교하면 그렇지 않지요. 로도스도의 해당 부분의 앞부분만 바꾸려다 실수한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저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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