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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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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8 애기동백
작성
07.12.13 21:25
조회
1,245

시의 특수성(特殊性)과 절대금기(絶對禁忌-)

시는 일반문학과는 확연히 차이를 가지는 문학 갈래이다.

시인은 그 스스로의 심상과 배경에 심취하여 작시(作詩)하는 것, 단지 범인의 시와 시인의 시에 다른 점이 있다면, 담으려 하는 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나타내는가에 있다.

만약 `한`을 담는다면, `한`을 담는 용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을 찍어낼 도구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시인(詩人)의 역할이다.

아직까지 다른 문학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진정으로 다른 것은, 시는 일방적 주제 전달이 아닌, 시인과 감상자의 교류도 아닌, 독자 그 자신을 담는 용기라는 것이다.

삶의 색깔이 완연히 서로 다른 인간들로 채워진 세상에서, 시의 세계의 주인은 시인이 아닌 감상자다. 완벽한 차단에서의 사고가 감상자를 담는다.

수 많은 타자(他子)와의 처절한 공유에서 탈출할 수 있는 문학이었기에 시는 아름다웠고, 가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문학교육은 이를 완전히 배제한 것이다.

무례하게도 감상자의 세계, 자아의 그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에 한계를 심어줌으로서, 인간 스스로의 더러운 숙명인 `유형`에 시는 오염되었다.

문학에 대한, 시에 대한 인간의 지고(至高)한 사고를 막는 그 수치화의 산물에, 가늠좌의 산물에 나는 인간으로서 그 인간의 것들에 분노한다.

시를 봄에 있어 옳고 그름이 있단 말인가? 심즉사(心卽思)가 곧 자아의 절대진리가 되는 것이다.

어찌, 그 많은 인간들의 사고를 하나, 하나, 하나!!라는 한계를 심는가? 혹독한 사회에서 어린 날개를 펴 비상해야 할 조그마한 나비들에게, 시라는 현대문명에서의 유일한, 진정한 자유의 마지막 보루를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짓밟고 있다.

그 잘난 문명의 교육에 인간의 사고방식의 진보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작금의 문학, 특히 시에 대한 교육을 받는, 권리있는 나비들만은 말이다.


Comment ' 4

  • 작성자
    Lv.10 하밀
    작성일
    07.12.13 22:56
    No. 1

    중고등학교 시절 문학시간에 그렇게들 배우지요. 이 시는 이러한 심상과 배경을 바탕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 작가가 이런 뜻을 표현한 것으로, 이런 부분을 느껴야 하는 것이 옳다.

    문제도 같습니다. 다음 싯구에서 느껴지는 올바른 의미를 고르시오. 뻔하디 뻔한 주입식 교육으로 아이들은 로봇이 되어 갑니다. 물론 우리네 세대들도, 윗 세대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렇게 가르칩니다.

    예술은 언제부턴가 그 무엇보다 즐기기 힘든 것이 되었습니다. 로봇들이 시나 예술들을 소위 식자들이나 즐길 만한 것으로 인식하자, 반대급부로 식자들은 자기끼리 노는 것을 명예와 간판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로봇들을 바보 취급하면서.

    미술관이나 클래식 공연을 찾아가기 위해 전날 인터넷 블로그를 뒤지며 공부를 하는 것이 요즘 세대입니다. 하지만 미술만큼, 클래식만큼, 혹 시만큼 즐거운 것도, 쉬운 것도 없음을 왜 모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생물자원관
    작성일
    07.12.13 23:38
    No. 2

    수능 쳐서 홀가분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시'를 읽는게 제 스스로 읽는것보다 시험범위라, 시험문제에 출제되기때문에 읽는게 더 많았다는...
    이제서야 되돌아보니, 씁쓸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Milkymoo..
    작성일
    07.12.15 11:31
    No. 3

    후, 예전에 이런적이 있지요. 아직 어린마음에 상처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소설을 하나 읽고 그거에 대한 느낀점을 찾아서 오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광장'이라는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느낀대로 적어서, 갔죠.

    그런데 그게, '정답지에 나올만한 답변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실기평가에서 - 당했습니다.

    후... 최소한 국어에서 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뒀던 제가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었죠.

    그 이후,
    선생님따라 다르긴 했지만
    일단 생각이 트이지 않은 분의 수업에서는 무조건, 정해진 룰을 따랐습니다.
    별거 있나요? 일단 내신이 중요한데요.

    문학이라는 건 따지고 보면 보고 즐기는 거지 어려운게 아님에도,
    현 세태는... 문학이라는 것을 멀리하게 만드네요.

    저는 어릴때부터 클래식을 듣고 자란 쪽이라 음악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문학.. 클래식... 모두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재미없는거로 인식이 박혀버렸으니..

    그게 '현' 교육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사실 교과서에서 배우는건 지루하기 짝이 없더군요. 제가 이미 아는 책, 아는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7.12.19 20:00
    No. 4

    전 문학은 딱히 주입식 교육을 받지는 않은것 같네요. 선생님들도 제가 만난 분은 굉장히 트이신 분이여서 수업을 서로의 '느낌'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했달까.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수능도 끝났는데 올해 수능에서 언어영역은 덕 많이 봤죠. 수학이 망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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