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The Girl Who Loved Tom Gordon, 1999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한기찬
출판 : 황금가지
작성 : 2008.07.23.
“인생은 야구와 같았어라?”
-즉흥 감상-
최근에는 너무 학과 관련 선정 도서만 읽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오랜만에(?) 소설책을 집어 들게 되었는데요. 흐음. 존경하다 못해 숭배할까 고민 중인 스티븐 킹 님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재미는 있었는데 그저 그런 느낌으로 읽어볼 수 있었던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6월 초의 어느 날 아침. 엄마랑 오빠와 함께 가벼운 산길을 오르던 소녀가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과 그 과정이 있기 전까지의 가족소개, 그리고 소녀가 그런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인생철학으로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그 모든 압축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숲길을 오르던 중. 소변이 마려워 엄마랑 오빠와 잠시 떨어져있게 되는 소녀가 있게 되는데요. 작은 볼일을 마친 소녀가 일행을 찾으려 했지만 그만 길을 잃게 되고, 그 해결방안으로-이혼하여 별거중인-아빠의 가르침을 회상해 개울을 찾아,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가방안의 식량은 바닥나기 시작하고 이런 저런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지게 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그래도 자신의 작은 라디오를 통해 사랑하는 ‘톰 고든’이 나오는 야구 중개와 그의 사인이 담겨있는 모자, 그리고 그의 환영과 함께 하는 여정이 소녀에게 힘과 용기를 주게 되지만, 시시각각으로 소녀에게 가까워져오는 ‘그것’이 죽음으로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함에, 소녀는 선택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사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한화 : 삼성전의 답답했지만 마지막에서의 역전승에 쾌감을 경험해서인지 문득 이번 책이 연상되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야구와 인생에 대한 철학이 저에게 해당사항이 아니어서인지는 몰라도 ‘시합 직전’에서 ‘시합 이후’에 이르기까지의 9회에 해당하는 소제목들을 보고 있노라니 ‘혹시 야구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각 회에 따른 심리적 관계와 이 작품에 대한 입체적 감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흐음.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비슷한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어 기억을 재생시켜보아도 눈 내리는 겨울 산에서 조난당했던 기억밖에 없어서인지, 아니면 국내에 주인공 소녀가 모험한 숲길… 그러고 보니 조난은 아니더라도 실종자를 찾는답시고 비 내리는 밤의 산을 뒤지고 다녔던 군 생활이 있었군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그다지 저에게 ‘느낌’을 선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만 생각해본다면, 지난번에 읽었던 소설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1992’을 같이 연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상황이 다르긴 했지만 타인과 동떨어져있다는 고립감과 사신의 이미지를 가진 ‘그것’이 주인공 근처를 계속해서 얼쩡거렸다는 설정부분에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합니다. 물론 결말에 다다라서는 ‘그것’의 정체가 달라져버리긴 했지만, 어려운 난관을 해쳐나가기 위해 상상속의 존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주인공을 자극시킨다는 부분까지도 비슷한 기분이 드는군요.
어떻게 보면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기에 식상했을지도 모를 이번 작품. 그래도 ‘상상속의 친구’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즐겨볼 수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제 필명이기도 했던 ‘얼음의신’이 저만의 ‘상상속의 존재’였다고는 하지만, 다른 분들은 또 어떤 존재들이 지난 시절은 물론이고 현재까지 ‘영웅이자 친구’로서 함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Ps. 번역가 조재형님의 블로그를 참고해보면, 이 작품이 팝업 북 형식의 그림책으로도 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흐음. 역시 국내시장으로의 정식 반입은 무리일까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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