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준
작품명 : 홍천
출판사 : 청어람
애초에 이럴 거면서 왜 우리를 만들었소?
필요에 의해 만들고 필요에 의해 없앤다, 그게 강호의 법칙이고 약육강식의 무림이다. 모르고 있었나? 가장 먼저 너희들에게 말해주었을 텐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고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게 너희인데 어느 날부터 생각을 하더군. 생각을 말이야, 생각을. 왜 생각을 하지? 처음에는 네놈만이 그러는 줄 알았다. 네놈은 그래도 된다고 여겼지, 그런데 네놈 때문인지 네놈과 함께 움직였던 병기들도 생각을 가지더구나.
백준님의 신작 홍천은 살수의 이야기입니다. 살수이기에 앞서 토사구팽당한 사냥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 운소명은 출생부터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 운소명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고 있지요. 프롤로그나 이야기를 봐 오면서 이 주인공의 인생이 순탄치 않겠구나란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살수이지만 주인공의 무력은 상당합니다. 무력이 강하나 그 무력을 바탕으로 깽판을 치지 않습니다. 사람 뒤통수를 치려면 이렇게 치라는 듯 아주 치밀하게 살행을 행합니다. 살행을 행함에 있어 아무런 망설임이 없는 주인공을 보면 인간이라기 보다는 기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에 굵게 표시한 주인공의 대적자(가 될 듯 합니다.)가 한 말대로 주인공 운소명은 인간이라기보다는 병기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요즘 나오는 무협소설은 정파가 정파같지 않고 사파가 사파같지 않은데 이번 홍천도 그렇습니다. 주인공이 소속된 곳도 정파입니다. 그런데 그 정파가 하는 일이 더 더럽고 시궁창 같습니다. 주인공의 일은 그런 시궁창을 청소하는 일이죠. 이 이야기를 보면서 역시 권력자들이란 하고 생각이 들었고 권력을 가지 위선자의 모습을 잘 보여준것 같습니다.
자신의 손녀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 모습은 쓰레기도 이런 쓰레기가 없지요. 2권 말미에 와서야 주인공이 자신을 팽하려한 이 집단에 복수의 칼을 빼듭니다. 주인공의 복수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큽니다. 무림맹의 도움으로 큰 살행을 해왔지만 그런 도움이 없더라도 주인공의 능력이 봉인당한건 아니니 말이죠. 자신이 칼로 써왔던 병기의 날카로움이 얼마나 날카로웠는지 그들이 깨닫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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