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보헤미아
작품명 : 임페리얼 가드
출판사 : 뿔
보헤미아 작가의 전작은 모르지만 이 분 필력이 상당하군요. 임페리얼 가드를 보다가 작가가 상당히 고증에 힘을 준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화약이 발달하고 기사가 몰락하는 중세시대의 전쟁에 직접 참가하듯 눈에 그려지는 세세하고 치밀한 묘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군도, 견장, 부츠부터 시작해서 곰팡이 핀 햄 같은 작가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품들까지 충실하게 묘사하는 모습이 상당히 좋더군요. 이건 취향을 탈것 같긴 합니다 ^^
줄거리는 주인공인 데네브 하사가 어쩌다보니 전투 중 혼자 살아남았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제국에서 정략적으로 주인공을 영웅이라 치켜세워주면서부터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된 뼈대입니다.
기사(소드마스터)들이 머스킷의 발달로 몰락하고 개인의 용맹보다 화약무기가 전장을 좌우하는 시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특별한 무력을 소유했다거나 전략전술의 천재라거나 그런 특별한 사람이 아닌 위기의 순간에 항복할까 말까 머리터지게 고민하고 높은 사람의 의중을 몰라 끙끙 앓는, 남보다 조금 덩치가 클 뿐인 평범한 사람이라는 게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만의 특별한 강점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작품 전체의 강점을 끌어올려주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여주인공인 마리 소위(무려 엘프!) 이빨에 이물질이 껴있는 상태로 웃고 있는 걸 묘사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뭐 사람이 밥먹다 보면 이빨에 고춧가루도 끼고 고기조각도 끼고 그러는 거지만... 개그물도 아닌데 여주인공이, 그것도 엘프가 밥 먹다가 이빨에 이물질이 끼었다고 묘사한다는 사실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하긴 엘프고 뭐고 밥 먹을땐 쩝쩝 후루룩 소리내면서 먹는거고 질긴 거 씹다보면 고기조각이 이빨에 끼기도 하는 거고...
여하간 그만큼 작가님이 현실성이라는 부분에 크게 중점을 두고 글을 썼다는 사실은 잘 알겠더군요.
전투장면도 현실성이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박진감이 있고요.
여하간 일독을 권할만한 소설임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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