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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1.04.01 12:37
조회
3,197

작가명 : 방수윤

작품명 : 허부대공

출판사 : 드림북스

이글을 비평란에 적어야 될지 감상란에 적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왜 나눠져있는지 모르겠습니다)장점과 단점을 모두 쓸 생각인지라 감상란에 적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무협에서 황제와 땅주인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군사집단이나 국가화되어있는 문파들이 대군을 이끌고 땅따먹기하고 정보기관을 두고 정보전을 벌이는 설정을 보며 개연성의 부재를 자주 느꼈습니다.그런 설정이 강호의 분위기와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강호의 분위기를 못 살린다는 면에서 저런 설정 자체를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차라리 저렇게 하고 싶으면 아예  무림의 세계관만 빌려서 무림단체가 아닌 국가를 바탕으로하는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게 좋지 않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특히 패공이 되기위해 야망을 불태웠던 춘추시대의 모형을 빌려오면 적절하겠더군요.

그런데 딱 그런 설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 나와있더군요. 바로 허부대공입니다.허부대공의 세계관은 딱히 중국이 아니라  관부가 몰락하고  무림문파들이 국가와 같은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세상입니다.문파의 행동과 영향력이 국가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땅따먹기를 하는게 납득이 되죠.형태로 봐서는 차라리 그냥 국가라고 하는 편이 더 개연성 있을 것 같지만 무림문파라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작가의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이정도면 좋은 세계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써의 능력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여러가지 위기와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이 다채롭게 묘사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주제와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공감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가족애가 항상 위치해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가족애가 투철한 주인공이 콩가루집안이 된 거대문파에 들어와서 엄청난 음모와 갈등 끝에 모든 것을 극복하고 가족을 이룬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일일드라마가 많이 생각나는 내용입니다.거대문파를 재벌가로 치환하면 딱입니다.이런 드라마의 문제가 가족애보다 음모와 갈등이 더 부각되기 마련이고 사실 선량하게 포장되는 주인공도 그 음모의 중심에서 살아가다보니 하는 행동이 정상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결말부분에서 아무리 훈훈한 가족애를 강조해도 막장만 기억에 남고 가족애는 비정상인들의 대화합으로 변질됩니다.우리는 이런 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 부릅니다.

 허부대공은  주인공의 매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보니 이게 좀 더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특히 주인공이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맹주를 죽이려 하는 부분부터 뭔가 어긋납니다. 여기서 맹주를 악인으로만 표현했어도 이해가 되는데 오히려 매력적인 인물로 표현합니다. 또 내면의 갈등으로 살해를 멈추었다거나 작가가 주인공을 합리화하려는 장황한 설명이 없었다면 나았을텐데 그렇지 못합니다.  주인공은 맹주의 생매장을 시도 했지만 단지 실패했을 뿐이고 이 행동에 대해 합리화하려는 논리도 황당합니다. 그중 가장 황당했던 장면은 맹주가 주인공에게 왜 암수를 썼느냐하니 주인공이 그냥은 못이기니 당연히 암수를 쓴게 아니냐 이런식인데 그말에 맹주는 납득을 합니다.사실 죽이려고한 것 부터 잘못된 것인데요.

예를 들면 A와 B가 같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그런데 B가 아무 잘못 없는 A를 갑자기 두들겨 팹니다.A가B보고 갑자기 왜 때리냐고 화를내니 B가 A를 보고 갑자기 때리지 않으면 못 이길것 같아서라고 합니다.A는 그렇군!이라며 납득합니다.무슨 꽁트 같습니다.

맹주살해 에피소드에서부터 작가가 그리고 주인공이 말하는 가족애는 가족이기주의로 변모합니다.소설에서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소설의 주제를 크게 비틀게됩니다.사람으로 치면 5Cm의 흉터는 몸전체에서는 아주 큰 흉터가 아닐수 있지만 그게 얼굴 한 가운데 있으면 외모에 영향을 미치는 것 처럼요.

이후에는 살인에 대해  정당한 방위로 이해되는 부분에서도  사람을 죽여놓고 내가 아니라 가족(동료)을 위해서 그랬다는 식으로 가족애(동료애)를 강조하는데 이것 때문에 가족이기주의나 집단이기주의는 더욱 강조됩니다.주인공이 복수에 대한 자기합리화를 위해 지인들을 이용하는 듯한 불편함도 있고요.그냥 넘어가도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인데 괜히 거기서 포장을 해서 가족애를 변질시키고 의도와는 달리 주인공을 찌질한 캐릭터로 만듭니다.

작품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에서는 만족스럽지만 주제를 강조하는 방식이나  주인공의 실제행동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포장에서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던 소설입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1 spt0912
    작성일
    11.04.01 12:50
    No. 1

    주인공에 감정이입만 됐으면 재밌게 봤을 거 같은데 주인공 행동이나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몰입이 안 돼서 끝까지 재밌게 보진 못 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淸流河
    작성일
    11.04.01 22:43
    No. 2

    1권에서부터 제가 보고 있는게 무협소설인지 정신이상소설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이런게 가족애라면 가족이라는 건 정말 치가 떨리도록 무서운 것일 겁니다. 가족애라는 단어가 더럽혀지는 듯한 느낌이군요; 그건 가족에 대한 집착이지 가족애가 결코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무곡성
    작성일
    11.04.02 00:46
    No. 3

    내가족만이 최고라는걸 알려준 소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흰여우
    작성일
    11.04.02 00:46
    No. 4

    한 5권 정도 읽다보니 내가 정신병자의 자서전을 읽고 있나 의구심이 들정도였던걸로 기억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4.02 09:31
    No. 5

    주인공의 성격이야 작가의 자유영역이고 악인이나 편협한 가치관을 지닌 캐릭터야 이전에도 존재해왔습니다.다만 그걸 합리화함으로써 잘못된 가치를 옳은 것인 양 표장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허부대공을 떠나서 특히 힘의 논리라는걸 별다른 고찰이 없이 정당화 시키는 소설들이 많은데 그런 작품을 볼 때도 이런 이유로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 되더군요.주인공이 결국엔 가장 강한 힘을 가지니 정당해 보이는 것일 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4.02 10:05
    No. 6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단점이 장점을 가리는 면이 크지만 세계관이나 글을 전개하는 능력으로 볼 때 좋은 작품을 기대할만한 작가라는 생각은 듭니다.문파를 국가처럼 표현하는 형식에서는 정통에 얽매이지않는 이런 유형의 세계관이 좀 더 퍼졌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요.물론 제 취향은 무림을 무림답게 표현하는걸 가장 선호합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황손
    작성일
    11.04.02 11:42
    No. 7

    필력이 좋은 작가는 뭐든지 용서가 됩니다. 사건전개에서 공감을 형성하는게 부족했지만 우후죽순생겨나는 싸질러놓는 여타 잡소설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4.02 12:48
    No. 8

    예 확실히 아쉬움이 큰것이 소설의 초반부에 보여준 작가의 필력과 세계관의 힘으로 명작이 될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입니다..훌륭한 세계관과 좋은 줄거리라는 명작의 요소를 모두 가졌지만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사소해 보일수도 있는 흠결이 가장 중요한 소설의 주제를 비틀어버려서 아쉽습니다.

    위 댓글의 표장->포장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11.04.04 10:16
    No. 9

    허부대공은 좋은 사람인 건 맞다고 봐요. 악인이 아닌 맹주를 죽이려 했든 안 했든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종종 욕망에 미칠 수 있는 노릇이니까, 너무나 간절한 소망을 위해 방해물이 되는 맹주를 없애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는 거죠-당시 부운의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그러는 게 더 개그임. 여하간 그런 짓을 하는 건 저한테 문제될 게 없었지만- 아무리 좋게 봐줘도 히로인이 너무 별로였어요. 뭐 볼게 있다고 말이죠. 뭘 해줬다고 그렇게까지 부운이 그렇게까지 매달립니까. 그 때문에 주인공이 너~무 바보처럼 스스로를 한 곳으로 몰아가는 거 같아 답답했습니다. 무정후만 아니면, 그가 중간중간에 억지스러운 일을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매력 있는 캐릭터인데 목표가 동감가지 않았어요. 힘들게 안 되는 걸 이루려고 하니까, 보기 막막했죠. 더구나 몸도 불편한 놈이잖아요. 반쪽짜리 무공도 답답함을 가중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블랙템플러
    작성일
    11.04.04 14:27
    No. 10

    재밌게 보면서도 내내 불편했었는데... 가족에 대한 집착이 도를 넘어서서 이건 정신병 수준이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백야성
    작성일
    11.04.14 10:49
    No. 11

    가족을 그토록 바라던 사람이 가족이 생기면 당연히 가족애와 집착을 구분못하게 되겠죠. 없던게 생겼는데 다시 없어진다고 하면 과연 순순히 놓아줄 수 있을까요? 정신병적인 집착이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4.16 16:17
    No. 12

    정신병적인 집착 자체는 이해가 가능한 이라던가 취향차원으로 볼수 있지만 본문에 언급한 것처럼 합리화과정이 어색했다고 봅니다.
    허부대공을 읽고 필력이 괜찮다고 생각하고 방수윤님의 다른 작품인 용검전기도 읽었는데 거기서도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변인물과 작가의 설명을 통해 주인공의 행동이 바르다던가 바르지만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치켜세워주기를 하더군요.
    주인공의 고뇌 정도까지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독자의 판단영역으로 남겨두었으면 괜찮았습니다.그리고 합리화를 시키고 싶으면 주인공 행동 하나하나에 옳다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이해될수 있는 주변상황을 치밀하게 만들어 놓는게 좋습니다.실제로 잘쓴 소설들을 보면 소설 전반부는 후반의 위한 인과관계의 장치, 주인공의 성격형성의 이유를 쫙 깔아놓고 갑니다.그래서 초반은 다소 지루할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탄력을 받고 독자 스스로 행간의 숨은 의미를 깨닫고 작가와 공감하게되죠.거기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다만 좋은 능력을 가지고도 불필요한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장점마저 무너뜨리는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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