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봉가
작품명 : 곤륜
출판사 : 대원씨아이
대본소 이후 대여점의 상품으로 공급되는 국내창작구조에서는 곤륜(3년 이상 집필)은 나오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렇게 쓰다가는 작가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말하기를 요즈음의 무협소설시장은 김용, 고룡이 다시 글을 써도 안된다고 하는데 공감이 갑니다.) 이런 데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번역도 매우 잘 되었습니다.)
주인공 양소를 따라다니면서 나는 무협소설을 읽으면서 바라는 것 이상을 누려서 작가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감상을 읽다가 무협을 많이 읽은 어떤 분들은 김용, 고룡등의 예전 작가의 작품보다 봉가의 "곤륜"이 두어 수 아래라고 합니다. 그런 비평에 대해 김용의 첫 작품 "서검은구록" 또는 고룡이나 기타 대가들의 초기 작품과 비교하면 봉가의 첫 작품 곤륜이 어디가 부족한가요? 묻고 싶습니다.
곤륜을 열었더니 처음에는 무협의 경전이 된 김용의 대표작들이 커다랗게 그늘이 져 있는 걸 보다가 권이 지나갈수록 봉가가 서서히 나타나는걸 봤습니다. 옛것을 배우고 새것을 창조해가는 고집쟁이 양소에서 이게 봉가가 필생 나아가려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책 표지에 20세기 김용, 21세기에 봉가 어쩌고하는 이야기가 내게는 맞는 이야기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아마 10년 안에 몇 번이나 다시 읽어 볼 것 같습니다. 그 안에 봉가가 서문에 약속한 대로 열심히 손을 놀려서 새 무협작품을 두어 편 더 쓰고, 잘 번역되어 국내 독자가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곤륜을 읽기 원하시는 분이라면,
1) 방학이나 휴가 때 읽으시기를
2) 주인공이 수학의 천재입니다. 늘 배우고 깨우쳐 발전합니다. 그런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우리가 한의사만큼 경락이나 인체구조를 몰라도 무협에 잘 섞여 있으면 재미있게 읽게 되지 않습니까?
3) 양소가 몽골 군과 함께 송나라의 성을 공략하는 부분은 천천히 읽으면 오히려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우리도 소설 속 인물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 또한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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