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가토우 쇼우지
작품명 : 캅 크래프트 ~ Dragnet Mirage Reloaded 1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티라나 엑세딜리카. 이세계에서 온 견습기사. 상식은 부족하지만, 백옥 같은 피부의 미소녀.
케이 마토바. 샌테레사 시경의 민완 형사.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고 매사에 요령이 없는 남자.
두 사람은 초공간 게이트를 통해 이세계와 연결된 도시 샌테레사에서 합동수사를 명령받는다.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공통의 적을 추적해나가는 마토바와 티라나.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점차로 기묘한 신뢰가 싹터 가고….
대폭 수정된 「드래그넷 미라지」, 완전 부활! 짜릿하고 통쾌한 폴리스 액션!
---------------------------------
우선 무라타 렌지의 간지쩌는 표지 일러에 한번 하악댑니다. 티라나는 별 상관 없고, 주인공 마토바의 저 카리스마 쩌는 수염간지라니! 반면 내지 삽화는 그냥저냥인 퀄리티라 조금 실망했지만.
이 작품은 가토우 쇼지가 예전에 집필했다가 중단했던 '드라그넷 미라지'라는 작품을 수정해서 재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컨셉은 '미국 형사 드라마'.
가토우 쇼지의 경우, 작가 후기에서 직접 "분위기가 중요한 거예요, 분위기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대로 온갖 요소를 조합해서 하나의 '분위기', '컨셉'을 잡는것에 능숙합니다.
'풀 메탈 패닉!'의 경우, 매카닉 액션, 밀리터리, 학원물 등 온갖 요소들을 조합함과 동시에, 각 장면의 균형을 능숙하게 유지했었지요. 풀 메탈 패닉! 본편의 컨셉을 헐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한 적이 있는데, 총탄과 폭탄이 난무하고 정신없이 부수고 깨져나가는 로봇들의 액션신은 확실히 호쾌했습니다.
이번 작품의 컨셉이 '미국 형사 드라마' 풍인 만큼, 각 인물들의 성격이나 관계, 그리고 장면 장면의 묘사마저도 '풀 메탈 패닉!'에 비해 정적으로 느껴집니다. 가토우 쇼지 답게 '그 컨셉에 맞는 요소'들을 그야말로 꽉꽉 채워 뒀어요.
인간관계에 서툴면서도 내면은 상냥한 형사인 주인공, 고귀함과 자부심을 지닌 히로인이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틱틱거리는 것은, 마치 일본 형사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현장 형사와 캐리어(엘리트 코스) 형사 사이의 마찰이 연상되고, 작 중 배경인 '센테레사 시'는 대놓고 외국인(외계인?) 범죄가 들끓는 미국풍 슬럼 도시, 등장 인물들 또한 게이 동료라거나, 목사면서 뒤로는 온갖 비합법 사업을 하고 있는 유쾌한 성격의 정보상이라거나, '어디선가 본 듯한 애들'이 우르르 쏟아나옵니다.
마치 "클리셰란 건 쓰라고 있는거다!"라고 외치는 것 같을 정도예요. 그러면서도 작품 고유의 색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한 것은 대단한 점.
과학수준이 떨어지지만 기묘한 힘을 다루는 판타지 세계와의 '게이트'가 열리고, UN을 중심으로 한 지구와의 몇번의 마찰 이후, 어느정도 교류가 정착된 상황. 태평양 한가운데 떠오른 이세계의 땅이자 유일하게 고정된 '게이트'가 위치한 섬. 그 섬에 위치한 센테레사시.
밀수, 인신매매, 조직 다툼. 온갖 뒷범죄가 들끓는 이 곳에서 '특별풍기단속반' 소속 형사로 일하는 케이 마토바. 한때 '이세계'에 파견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을 경험한 전직 군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는 어느날 총탄을 맞고도 괴력을 발휘해 파트너를 죽이고 달아나는 기묘한 범인을 만납니다.
그 사건에 관련되어 이세계에서 파견된 견습기사 티라나 엑세델리카. 이세계의 나이로 27. 지구 나이로 20이라는데, 모습은 14세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 소녀를 처음에는 '방해'라 여기면서도 함께 고난을 해쳐나가며 서로의 실력을 인정해가고, 서로의 방법에 마찰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전혀 다른 둘'이 서로를 점차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어가는 과정이 부드럽게 전개되지요.
그리고 지구와 이세계의 언어가 다르다던가, 당연한 관습이나 사고방식이 다르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 '다름'을 부각하는 요소요소들의 배치가 부각되는 것도 재밌는 부분.
'마법'이 연관된 사건을 그 나름의 방식으로 수사하는, 이 작품의 '본류'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흑막'은 왠지 풀메탈패닉의 '가우룽'을 연상케 하면서도, 카리스마가 상당히 딸리는게, 악당의 맛은 상당히 죽었지만요. 아니, 사실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매력 자체는 '풀메탈!'보다는 조금 죽은 느낌. '풀메탈'의 경우 22권에 걸쳐 전개된 이야기의 힘도 있겠지만. 작품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무거운 편.
'풀메탈'의 경우, 오버 테크놀로지와 이족보행병기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대체역사의 세계를 리얼하게 구현한 전례가 있는 만큼, 케이와 티라나의 만남을 다룬 1권 이후, 이 '이세계와의 교류가 있는 도시'가 어떤 모습으로 묘사될지는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글 자체야 이미 실력이 입증됬으니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지요.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