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비평이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저의 글재주가 딸리기에... 하지만 기대했던 작품
에서 실망을 느꼈으니 비평이라고 해야 할지도...
어제 사신을 좀 읽었더랬지요..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3-4권까지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종리추가 적사를 구하기 위해 살천문인가 살수단체의 문주를
암습...이라고 할까요? 뭐 몰래 찾아가 놀래켰으니 암습이라고 하죠... 암튼... 해서
살문과, 기존의 뭐죠? 원래 청면살수 등의 살수단체가... 아무래도 이름외우기는 제
게 고역이군요... 암튼...그 단체를 인정받는 선까지의 내용입니다...
부분부분 따지자면 역시 설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초반
에 종리추와 종리추의 사부였다가 나중에 양부가 되는 분(역시 이름이... 죄송, 아
하! 송영의 글씨.. 송영!)이 개방의 포위망을 뚫고 운남까지 도주하는 장면이라든
지... 운남의 부족간의 결투라든지... 그 외에도 소소하게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보
면... 좋았습니다. 하지만...
첫째로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종리추의 극단적인 변화였습니다. 제가 읽은 분량까지
크게 세 번 정도 종리추의 성격이 크게 변화하더군요. 처음에는 어린아이 답지 않은
심기를 헤아릴 수 없는 성격, 즉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철저히 몸을
낮출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획한 바 살인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해
치워버리는 독심까지 갖춘... 거기다가 살천문이라는 거대 살수단체의 추적을 피해
오랫동안 도주할 수 있을 정도의 교활함과 강인함까지... 한마디로 매력적인 성격을
가졌었지요.. 그러다가 도주가 거의 끝날 무렵부터는 양부모의 사랑에 감화되었는
지 정의롭고 따뜻한 마음의, 무협의 전형적인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그
런 성격의 소유자가 되어버리더군요.. 물론 부족간의 전투에서 어린나이에도 치밀하
고 냉철하게 판단하여 30명에 달하는 장정을 죽여버리지만 오히려 초반의 그 독심
은 찾아볼 길이 없었습니다.. 뭐 좋습니다. 앞서 제가 말했듯이 양부모의 지극한 사
랑 덕에 어린 시절의 독심이 무디어지고 독심 속에 감추어져 있던 천성이 드러났다
고 생각하면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용인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원으로
돌아와서 소고라고 하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주인을 섬기라고 아버지에게 강요받
은 이후의 종리추의 변화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전의 그 독심도 아닌 것이, 그
렇다고 운남에서 보여준 소년영웅의 풍모도 아닌 것이... 왠지 어설퍼보이는 비장함
이 정말... 마치 연기못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어색함만 느껴
지더군요... 아버지에게 심통이 났나요? 정말 왜 이러죠? 이 부분에서 납득이 안되니
까 전체적인 내용도 잘 들어오지 않고... 이제 한 삼분지 일, 사분지 일 정도 읽고 너
무 성급한 판단을 내린 건지... 일단 손에 잡았으니 끝까지 가야겠지요... 하지만 처
음 1권내내 느꼈던 그 긴장감을 과연 느낄 수 있을지... 걱정되네요... 어쨌든 제가 읽
은 분량까지의 사신... 설봉님의 이전 작품 암천명조나 독왕유고, 산타 등에 비하면
좀 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비교하자면 말이지요... 정말 설봉님의 암천명조는 희
대의 걸작이라 불리우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죠... 저는 암천명조만 거의 열댓번
을 읽은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만화가게 아저씨가 횟수를 헤아릴 정도였으니까
요.. 독왕유고는 암천명조의 거친 문체는 많이 고쳐젔지만 암천명조만큼의 강렬함
은 없었죠.. 그래도 좋았습니다. 산타는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설봉의 백미라
불리우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당연히 암천명조를 뛰어넘는 작품이지요... 안타깝
게 포영매와 수라마군은 미쳐 읽지 못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 만화가게
가 문을 닫는 바람에... 남해삼십육검과 천봉종황기는 앞선 세 작품에 비해서는 좀
손색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던 작품이구요... 잠결에 글을 쓰다보니 횡설수설이
말이 아니네요... 죄송...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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