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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her
작성
07.05.04 08:15
조회
3,085

작가명 :

작품명 :

출판사 :

최고가 되기에 급급한. 혹은 답답한.

일본의 액션 판타지인(일단 이렇게 구체적으로 구별해 쓰겠다.) 로도스 전기가 작품으로 불릴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판이 결국 아슈람에게 검술에 지고서도 대륙의 영웅이 되는 점에 있다. 최강이 문제가 아니라, 패배로 인한 성장과 미래에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액션 판타지의 가장 둔화된 문제점이 무엇일까?

바로 최고와 최강이다. 결국에 가서 그들은 1등이 되어 버린다. 현재 판타지와 무협의 모두가 우월인자가 되어야 하는 강박감을 떠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강박감이 아니라 당연함의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다.(그것은 양판소나 그것을 떠나는 포괄적인 당연함이다.) 어느 액션소설 할 것 없이 그들은 주위의 최고와 최강이 된다. ‘더 이상 글을 쓰는 이들은 패배와 승리 사이에 고민하지 않는다.’ 독자들조차 결국엔 주인공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거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단지 승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글을 진행한다. 결국 싸워서 이기며, 결국 주위의 모든 것을 정복하거나, 결국 최고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최고 최강만이 아니라 좀 더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소설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액션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언제나 그런 점이 아쉽다. 물론 그러한 부분이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대리만족의 한부분이란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이곳의 수많은 불평중 하나가 언제나 똑같은 소설만 보는 것을 투정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단지 그 대리만족이란 그 부분을 꼭 최고에서 얻으려 하느냐는 것이다. 패자의 영역에도 그러한 부분을 할애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그것이 그 작품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결과를 가진 글이 없다는 것과, 오직 최고 밖에 없는 것이 조금 끔찍할 뿐이다. 현재 우리가 칭송하는 대부분의 명작은(문학의 포괄적인 영역으로 볼 때) 패자가 주인공인 소설이 많다는 점을 언제나 명심하기 바란다.

위대한 혹은 제대로 된 작가일수록 수백, 수천 가지가 넘는 자기규칙과 엄격한 통제가 있다. 그들은 어느 악독한 사회주의 체제보다 엄격하고 협소한 통제의 감옥 안에서 자신의 공상을 조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것은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필요이상의 강함은 힘의 통제가 되지 못하는 경우고, 불필요하게 과장된 설정은 규칙을 어긴 것이다. 무조건 최고의 경우역시 통제와 규칙을 정하지 않고 쓰는 경우가 될 수 있다. 자신의 공상을 여과 없이 풀이하지 말고, 오직 1등만이 결과가 되는 글을 표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아침에 자유란의 글을 몇 개 들춰 보다 생각나서 적습니다. 1등만이 그 인생의 승자를 말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가 아니라 패자와 인생의 승자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 많았으면 합니다.


Comment ' 15

  • 작성자
    Lv.66 크크크크
    작성일
    07.05.04 09:51
    No. 1

    아... 동감합니다...
    왜 주인공은 언제나 승리만 해야 하는 걸까요...
    처음에 약했던 주인공이 최강이 된다...
    멋지죠. 근데 질리네요.

    주인공은 사람일텐데... 무슨 수로 무적이 되는 걸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幻龍
    작성일
    07.05.04 10:50
    No. 2

    옛날 모험담이 마법사와 기사, 성직자와 정령사, 도적이 적절하게 섞여 파티를 이루고 마왕의 섬에 침투, 고난 끝에 마왕을 잡는다면....
    요새는 9클래스 마스터 겸 그랜드 소드마스터 겸 반신(혹은 반마)겸 대소환사... 인 주인공이 부하 마법사1과 부하 기사 1,2와 부하 도적1, 부하 정령사1, 부하 사제1 을 데리고 가기만 하고 혼자싸워서 이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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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4 풍류랑.
    작성일
    07.05.04 10:59
    No. 3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으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소류권
    작성일
    07.05.04 12:37
    No. 4

    본문에 태클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쓴다'가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위 쓰레기라 불려지는 글들은 자유롭게 쓰여진 글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건 자유라기 보다는 미쳐 날뛰는 방종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소류권
    작성일
    07.05.04 12:37
    No. 5

    자유라는 것이 언제나 어떤 태두리 안에서만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위대한 작가들 역시 자유롭게 썼다고 말 할 수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ether
    작성일
    07.05.04 13:04
    No. 6

    하도권님// 방종이란 의미도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정확히 표현해서 자유가 맞습니다. 그것이 어째서냐면, 모든 글들이 한 번에 완성할 수는 없습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그렇듯이, 그 수만큼의 수정과 퇴고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영화의 편집처럼, 자신이 아무리 쓰고 싶고, 멋진 표현이나 서술이라도 그것이 전체적인 의미로 볼 때 글에서 불필요하다면 작가는 그것을 잘라내야 합니다. 자신이 정한 통제와 규칙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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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 쑤밍이
    작성일
    07.05.04 14:52
    No. 7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소류권
    작성일
    07.05.04 15:21
    No. 8

    ether/그렇군요. 하지만 저에게 자유라는 것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의무를 이행한 다음 따르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로서 그 의무라는 것은 자신이 정한 통제와 규칙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유롭다고 생각한 겁니다. 최근 말해지는 쓰레기급 글들에는 그 자신이 정한 통제와 규칙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고 말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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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호좁무사™
    작성일
    07.05.05 00:09
    No. 9

    100만명의 사람이 있고, 그중 상위 1% 거기에 전체1등의
    영웅적(?) 인물의 역사서가 바로 일반적인 무협,판타지 소설이죠.
    그래서 결국 주인공은 1등을 하게 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것이 문제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영웅은 영웅적인 기상이나 생각이 있어야 됩니다.
    요즘 나오는 소설중에 주인공자체가 개념이 없는 소설이
    많이 있기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Kwando
    작성일
    07.05.05 23:49
    No. 10

    영웅적 인물의 역사서 =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라.
    저댓글 읽고 이영도 작가님 생각하니 헛웃음만 나오는군요.
    그리고 이빈우님. 당신의 댓글에 담긴 한심한 개똥철학따위보다는 위의 글이 백배는 더 평균적,상식적,논리적이라는 사실을 제발 좀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도르드람
    작성일
    07.05.06 00:38
    No. 11
  • 작성자
    정지남
    작성일
    07.05.06 02:23
    No. 12

    저는 저 자신, '환상 문학은 '대리만족'이라는 요소가 크다.'라고 생각해서인지 1등 주인공도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재밌구나, 하면서 보는데 말이죠.
    다만, 요즘 제가 장르 소설을 볼 때 1등이 아닌 주인공에게 더 시선을 두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껏 너무 마이(많이) 묵었다(먹었다)! 이제 편식은 그만!'
    이라고나 할까요?
    흠묠. 뭐, 그런 게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4 고샅
    작성일
    07.05.06 18:16
    No. 13

    어차피 장르소설은 대리만족, 사회에서 무참히 패배하는 요즘 세상에 소설에 동화시킨 주인공(독자)이 결국 죽는다면 누가 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7.05.06 19:25
    No. 14

    그렇게 하면 안 팔릴걸요 -ㅅ-
    안 팔리는 소재는 출판을 안하는 시대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백민산
    작성일
    07.05.07 13:34
    No. 15

    ether님.
    안녕하세요. 참으로 반갑습니다. 저는 요즘 읽는것도, 들어오는 것도 꺼리고 있는데 님의 옥언 참으로 가슴을 적십니다.
    공자가 사람 셋이면 반드시 스승이 될만한 살람이 있고 집이 열집이 있는 마을이면 반드시 하루 유숙을 청할만한 장자의 집이 있고 풀이 백가지가 있으면 반드시 사람에게 이로운 풀이 있다.라고 말했다는 고사가 생각이 납니다.
    참된 지성은 그 지성으로 빛과 향기를 지니게 된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받은 기분, 그 기분 최고라고 고백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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