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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룬>과 <무한의 강화사>
둘 다 인기작품이란건, 문피아 독자들의 반응은 차치하고, 대여점을 통한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충분히 체감한다. 막상 책이 나와도 손에 넣기가 쉽지 않은데다, 특히 하룬 12, 13권은 나온지가 제법되었지만, 어제서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이다. 공교롭게 두 작품다 3주정도로 출간주기마저 빠르니, 그야말로 대여점용 책으론 모범케이스가 아닐까 싶지만, 개인적으론 새로운 유형의 공장형 작품(작가)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물론 주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룬>
하룬은 3부작으로 쓰여진 글로 간주하며, 13권부터 본격적으로 3부가 시작되는 것 같다.
1부는 게임소설이다. 용병학교를 통해 동료를 구하고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로, 몹 사냥을 통한 레벨업과 아이템획득 및 거래 등이 말그대로 게임소설답다. 헝그리한 주인공이기에 작은 것에도 아등바등하고, 기뻐하는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주로 나온다.
2부는 (재벌 하룬의)판타지소설이다. 게임소설에서 갑자기 판타지소설로 넘어가는 명제는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강해져야한다.'이며 동시에 '현실세상을 고려해 게임세상도 현실세상처럼 행동한다. 그러니까 아이템 및 정령사용을 자제한다'쯤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솔직한 이유는 벨런스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미 독정령만으로 만랩을 찍은 것과 같은 상황인데다, 게임소설의 벨런싱이란게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는 수치계산이 꽤나 어렵기에 작가가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많은 게임소설들이 뒤로갈수록 망가지는 이유도 벨런싱문제때문인걸로 안다.
여기서, 주인공의 목표로 종종 나오는 멘트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정말 공감하기 어렵다.
능동적이고 공리적인 성격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뭔가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현하는 모습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을 기점으로 뭔가가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그건 주인공의 의지나 자의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 여러이유로 타인들이 주인공에게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들일뿐이다.)
주인공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으로 혼자 강해지는 것에 관심을 두지, 누군가에게 비법을 공유하지 않는다. (1부와 달리 2부의)돌풍용병대원들은 이미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스스로 알아서 크거나 대원들끼리 비법을 공유하며 클 뿐이다. 또한 주인공은 수동적인 성격이라,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 대부분 상대방쪽에서 반하여 손을 내밀면, 받아줄 뿐이다. 그리고 돌풍용병대는 대의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며, 스스로 찾아나서서 일거리를 구하지도 않는다. 알아서 찾아오는 의뢰만 받을 뿐.
다만 어쩌다가, 우연히 좋은 일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걸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고 싶다'라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는 건 억지라고 생각하지만, 책에선 같은 의미로 다루는 것 같다;;
3부(12권말미부터)는 현실세상의 이야기이다.
현실세상으로 넘어가는 명제는 게임을 통해 충분히 성장했고, 현실세상이 보다 중요하다쯤일것 같다.
역시 솔직한 이유로는, 게임에서 재벌 하룬이 쌓아놓은 인플레요소들이, 풀어내기 곤란한 상태까지 왔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3부는 판타지세상의 판박이 꼴이다. 돌풍용병대도 만들고, 의뢰도 받고, 수련하고...다만 똑같이 진행하기는 밑밑하니 앞으론 영지물 요소가 첨가될 것 같기는 하다.
3부(13권)에서는 과거에 언급되었던 설정들이 몇가지 나온다. 던전에서 만났던 실제인물들이 나오고, (예전에 하룬에 대해 비평을 올릴때 썼던)소설의 중요한 키워드 인공지능생명체&캡슐에 대한 실마리가 풀린다. 하지만, 그동안 통 소식도 없다가 너무 뜬금없이 나온다는 느낌이라 당황스럽기만하다.
개인적으로 하룬은 지루하지만, 그래도 챙겨보고 있다. 이유를 찾자면 아마도 관성때문일 것 같다.
3부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반, 두고보자는 마음을 반씩 섞어서 기다린다.
<무한의 강화사 6>
6권을 읽고 난 느낌은 이제, 정말, 진짜, 제발, 부디, 다음 권부터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오겠지쯤 될 것 같다.
하지만 지난 1권부터 매권을 읽고난 다음은 꼭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발단' 부분이 끝나고 다음권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야기 '전개'가 되겠지'라고...
여하튼 갈팡질팡거리는 주인공의 성격과, '강화'라는 소제를 살리기 위한 에피소드로 돌고 돌던 이야기가 '하루스'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라고 다시 한번 믿으며 7권을 기다린다.
느린진행과 주인공의 성격등 꺼려지는 요소가 있지만, 강화라는 소제는 여전히 재밌다고 생각한다.
6권의 옥의 티를 하나를 고르자면, 본문의 나온 '마나스톤은 신비한 힘이 담긴 돌'이다. 이런 설정 표현들을 보면, 때때로 너무 친절한 작가보다는 차라리 불친절한 작가가 나은 것도 같다. 어지간한 독자는 익스퍼트, 소드마스터가 뭔지, 오크나 오우거가 뭔지도 잘 알거라 생각한다. 그런것마저 설명으로 표현하는 건 너무 지나친 친절같다;;
결론적으로, 게임/판타지/현실소설로 변신에 변신을 하는 하룬이나, 6권이나 진행된 상황인데도 여전히 도입부 언저리를 기웃거리는 느낌의 무한의강화사는 일종의 기형적인 소설임에도 인기가 많다는 건, 단순히 부정적인 시각을 떠나 여러모로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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