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가인
작품명 : 남아일생
출판사 : 로크미디어
제가 e북으로 읽어서 그런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아일생에는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조그마한 검은 황소가
그려져 있습니다.
맨처음 봤을 때는, 뭐지. 뭔 똥인가 싶어 자세히보니,
검은 몸을 가지고, 한쪽다리는 어정쩡하게 뒤로 넘긴채,
몸을 앞으로 숙여 무언가를 들이받는 듯한 그런 황소가
그려져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맨처음에는 '어 소구나'하고 그냥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권, 2권, 3권이 되고 내용이 계속 진행되면서
'아, 꼭 무석이같다. 그전에 이 소설 내용같다'라는 생각을하게 됐습니다
주인공 무석이는 꼭 소같습니다.
이마로 누군가를 들이받아서가 아니라, 물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그 모습이 그러합니다.
아마도 죽음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주인공 무석은 뒷골목에서 알아주는 건달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병에 걸리게 된 것을 알게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수명을 겨우 1년으로 늘여놓지만,
남은 건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고통과 환약 외에는 무엇도 먹을 수 없는 현실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를 일년같이 살려하고,
쪽팔리지 않게, 멋있게 사려고 하는, 혹은 멋있게 죽으려고 하는 그 모습은 전율을 일게 합니다.
죽음을 끌어안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남겨진 삶이 더욱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무석과,
그런 무석과 여러 조연들, 그리고 그 내용들과 전개에 저는 눈을 빼앗겼습니다.
혹자는 그렇게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무석을 보고 '이야, 사나이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자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것을 보며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구나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작가님은 그 죽음을 소설에 뚜렷하게 넣음으로서 삶을 더욱 빛나게 하셨습니다.
고통속에서 유혹하는 죽음을 뿌리치고, 하루를 일년같이 살며,
무엇보다도 그 자신에게 너무나도 당당한 무석은 사나이이고 또한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남아일생.
무석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이제서야 보게 된 사실에 통탄하며,
아직 못보신 분들께 이것을 권해드립니다.
[덧. 그나저나 괴협에서 우리는 사실 콩 구워주려고 온 번갯불이다!라는 문장이 저를 엄청나게 웃겼는데, 남아일생에도 이 문장이 있더군요.
작가님도 이 문장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음하하하, 계속 쓰시다니]
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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