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시니어
작품명 : 불량스크롤 잔혹사
출판사 : 드림북스
평어로 갑니다.
이 글의 주인공 스카이는 상당히 꼬인 인물이다. 뭐가 꼬였냐 하면 팔자가 상당히 꼬였단 뜻이다. 불량스크롤을 찢은 탓으로 과거로 돌아가 버렸다. 그래서 다가올 불행한 미래를 막기 위해 이리 저리 개고생을 했지만 돌아오는건 결국 불행뿐이다. 꼬인건 주인공 뿐만이 아닌것 같다. 이 이야기 역시 상당히 꼬여 버렸다.
조기종결로.
글을 쓴분은 시니어. 나름 장르에선 중견 작가라 칭해도 모자람이 없다. '크레이지 프리스트', '위저드 킬러' 등 여러 이야기를 내고 지금도 이야기를 내고 있으니 실력이 있다는 소리다. 워낙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작가들이 많기에 이야기를 계속 낸다는 건 나름 인정된단 소리다.
그래선지 나름 변신을 꾀한것 같다. 책표지에 인쇄직전에 이야기를 전면 수정했다든가 작가 블로거에 쓴 이야기, 그리고 그 책의 내용이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이 보인다. 이야기의 설정, 인물의 생동감, 사건 전개 등이 요즘 나오는 책들에 비해 치밀하고 복잡하다. 이야기 자체도 그 사건에 매몰되서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조기 종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표지와 제목, 뒤에 홍보 문구가 결정적이지 않았나 한다. 디씨 판갤에 나오는 마공서나 문피아 비평란에 올라오는 양판소, 불쏘시개류가 아닌데도 이 이야기가 인기를 못끈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이 이야기가 그런 양판소필이 났기 때문이다.
양판소.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특징이 대개 '미래에서 과거로 가서 다가올 미래를 바꾸고 잘먹고 잘살았습니다.'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대개 보는 사람의 혈압을 올린다. 그 중에서 수작도 있지만 대개가 자위글 이상 되는 것이 없다. 근데 이 이야기가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
뒤의 홍보 문구가 3류건달이 과거로 와서 어쩌구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래서 나도 뽑았다가 고이 책장에 다시 넣었다. 그러다 이 글이 상당히 재미있단 입소문을 듣고 보았고 결과는 만족이었다. 이런 선입견이 아마도 이 책을 독자들과 멀게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다른 패인은 그런 깽판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이유이기도 하다. 뒤의 홍보글을 보고 깽판물인지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뭐가 이리 복잡해' 하곤 던져 버런 것이다.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뒤의 홍보문구 하니 생각나는게 '선무'다. 이 책 역시 난 깽판물인지 알았다. '난 천하제일이인자였다.', '네가 오늘 부터 배울 건 부채질이다'라는 문구 때문에 고이 묻어두었다가 읽어보니 전통 무협같은 느낌이 나서 지금까지 보고 있다.
선무와 '불량스크롤 잔혹사'의 차이점은 독자를 계속 유입했느냐와 유입하지못했냐의 차이 뿐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대개 조기 종결되는 이야기의 경우 그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어서 종결되는 경우 보다는 팔리지 않아서 그렇다. 좀 이상한 말이다. 재미있는데 팔리지 않으니.
요즘 나오는 장르소설 중 작가의 역량이 부족한 글이 많다. 문법은 물론 사건의 개연성, 인물의 일관성 같은건 안드로메다로 간 글이 정말 막말로 쏟아진다. 그래서 좀 나이가 든 독자들이 대여점을 떠나고 그 독자들에게 먹힐 글들은 조기종결 된다.
이러니 작가들은 어떤 장단에 춤춰야 할지 혼란스러울거다. 독자인 나도 혼란 그자체인데... 도대체 글을 어떻게 적으란 건지 모르겠다. 단정할 수 있는건 이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란 것이다. 독자의 수준이 낮아서인지 아니면 거기에 맞춘 출판사나 작가의 잘못인지 정말 모르겠다.
어디서나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받는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장르가 그럴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전히 잘적은 글은 팔리지만 또 잘적은 글이 팔리지 않는 곳이 이 장르란 곳이다.
글 감상을 적어야 하는데 푸념만 늘어 놓았다.
시니어 작가는 분명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했다. 그래도 그 노력은 분명 대가를 제대로 받을 것이다. 이번 글을 적으면서 작가의 필력은 분명 노력한 만큼 늘었을 것이고 그 노력은 다음 작품에서 인정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불량스크롤 잔혹사'를 읽은 독자들은 다음 작품을 분명히 읽을 것이기에 그 노력은 인정받을 것이다.
그래도 한 몇쪽이라도 뒷이야기 요약이라도 보고 싶다. 아니면 웹툰이든 다른 시도를 해서든 이 '불량스크롤 잔혹사'를 다시 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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