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수영
작품명 : 귀환병 이야기(99년 출간)
출판사 : 황금가지
*아까 오후에 다 읽었다는~ㅋ 근데 항상 책방 구석에 쳐박혀 있던 책이 왜 제가 빌려가니까 누군가 찾는거죠? ㅡㅡ; 이해할 수 없어~~ㅋ;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해가 더 쉬울 듯 ^^; 스포일러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섞여 있습니다. 읽으실 예정이신 분들은 읽으신 후 이 글을 보시는게 나을 듯 하네요 ^^a (이하 존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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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법사의 예언, 마계의 괴물들이 인간계로 쳐들어와 인간계를 멸망시킨다... 그리고 마계로 떠난 토벌대. 거기서 돌아온 이들을 사람들은 귀환병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돌아왔을 땐 그들이 거기서 보낸 시간의 10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이 책은 마계에서 돌아온 귀환병들의 '살아남기 위한' 기록이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설정의 시작은 최근 신작 『노병귀환』과 비슷한 것 같다. 뭐, 속의 알맹이는 완전 다르지만... 암튼 각설하고... 글자체가 그리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약간은 유쾌하지만 약간은 무거운, 적당히 잘 혼합된 그런 글이다.
일단 설정 자체가 흥미롭다. 마계에서 돌아온 이들의 신나지만 씁쓸할수밖에 없는 행로를 따라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생각에 동조하고 다시금 그들의 말을 곰씹는 걸 느낀다. 그만큼 그들의 말 하나하나에는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는 듯 하다. 또한 처음에는 스토리 중간중간에 섞인 '막간극'이 몰입에 방해를주어 읽기가불편했지만 마지막 '에필로그 아닌 에필로그'와의 절묘한 결합은 어째서 그런 '불편한' 전개를 시도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읽은 후에도 약간 불편했던 건 어쩔 수 없었지만...^^;
하지만 무작정 이 글이 좋은 건 아니다. 몇 가지 아쉬운점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점만 좀 괜찮았더라면 정말 멋진 글이 되지 않았나 싶다.(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글은 작가님의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권에 가니 스토리가 허물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마물들의 인간계 출현, 그리고 정체모를 또 다른 귀환병들과 마법사들... 처음 스토리는 진부한 듯 하더니 이내 긴장된 분위기을 조성하며 그들의 행보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하지만 그런 긴장은 마지막 권에 이르러 무참히 깨져버렸다. "호크아이"의 등장은 놀라울 만하다. 하지만 이내 허무할 정도로 금방 죽어버리고... 뒤이어 광룡의 부활을 예고하는 듯한 분위기가 펼쳐지지만 그것도 잠깐 뿐이다. 어찌어찌 흐지부지되는 분위기... 그리고 이안 스터커가 하는 한마디, "난 평화를 원해."
물론 '귀환병'이란 설정 자체가 광룡으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느니의 대의를 펼칠수는 없게 되어있다. 앞권에서도 그런 식의 서술이 이어졌고.하지만 굳이 그런 식으로 짧게 마무리를 해야 했을지는 의문이 든다. 독자에게는 무한한(?) 긴장감을 선사한후 작가는 그 긴장감을 이내 선사하기가 무섭게 앗아가 버렸다. 그렇기에 뒤에 남은 페이지를 읽는건 매우 진부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눈에 띌만한 건 외전에 있던 시란의 이야기 정도랄까.
'귀환병 이야기'의 소재는 확실히 독특하다. 하지만 그 뒷마무리는 독자로 하여금 상당히 씁쓰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어느순간 우롱당했단 느낌도 들었지만... 뭐 그건 잠깐이었고...^^; 이내 아쉬운 감정 뿐이었다. 후기를 보니 이 글을 거의 한달만에 쓰셨다 했는데... 그렇담 좀더 손을 봐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음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든다.
이수영 님의 작품을 접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 분의 다른 작품도 맛보고 싶다. 그녀만의 독특한 문제가 알게 모르게 나를 작품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매력적이라고 할까? ㅎㅎ 이수영님의 건필을 기원해본다.
다음 작품 감상은... 아마 마계마인전(원제 : 로도스 전설)이 될듯...^^;요즘 환타지 초기 작품들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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