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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6.26 20:23
조회
1,423

작가명 : 우타노 쇼고

작품명 :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

출판사 :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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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인간이 있어서 죽인 게 아니라 써보고 싶은 트릭이 있어서 죽였지."

순전히 지적 만족과 재미를 위한 전대미문의 살인이 시작된다!

제 8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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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 웹진R에 올라온 추천기사에 낚여 지른 물건.

제가 올린 감상글이나 추천글을 보고 그 작품을 접하고,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전 매우 보람차고 기쁜 마음이 든답니다. 고로 기사를 쓰신 mrkwang님도 이 감상글을 보신다면 매우 기쁜 마음이 드실 태니 저한테 감사해야 합니다!

...

아니 개드립 죄송합니다. 오히려 좋은 책 추천해 주신것에 대해 제가 감사해야 하죠. 옙.

인터넷 모 처에서 열리는 비정기 화상채팅. 그곳에 모이는 5명의 인물들.

다스베이더 가면을 쓴 두광인.

얼굴 대신 애완 늑대거북에 카메라를 맞춘 쟌가군.

아프로 헤어에 두꺼운 안경과 고무 마스크로 변장한 반가젠 교수.

제이슨 마스크르 쓰고 도끼 모형을 든 aXe.

카메라 초점을 흐려놓은 044APD.

본명, 직업, 나이, 주소, 성별 그 어느것도 알 지 못하는 이들이 유일하게 공통된 것은 극도의 "추리 마니아"라는 것이며, 이들이 한가지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탐정 놀이'. 한 사람이 어떠한 사건에 대한 문제를 내면, 나머지 네사람은 각자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낸다.

다만, 그 문제는 가상의 문제가 아닌,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한 것이며, 그 사건은 "출제자 본인이 직접 저지른 범죄"이다.

그들이 이런 게임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추리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재미있는 방법이기 때문. 그 누구도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를 재기하지 않으며, 오로지 지적 만족과 재미를 위한 대량 살상과 트릭 구성에 몰두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정말이지 악마적인 소재. 더군다나 이런 소재를 다루는 것 치고는 작 중의 5명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라는 면이 또 특이합니다. 이들은 '놀이 수단'으로 살인을 즐기고 거기에 대하여 '윤리적 문제'는 완전히 도외시 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들입니다. 하지만 물리적, 신체적 피로나 현실 인간관계에서의 반응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묘사하기에 거기에 대한 이질감이 묘한 느낌을 주지요. 한마디로, 단순히 '악마적인 자들'이 아니라, 각자가 각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사건에서도 그 성격이 들어나는 일종의 '캐릭터성'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밀실살인게임은 5명이 돌아가며 문제를 내는 5개의 사건에 관련된 에피소드와, 중간중간 삽입컷과 함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취합되는 메인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기의 사건들은 게임의 참가자들이 준비한 문제들로, 피해자간의 미싱링크 찾기, 다중 밀실구조의 타파, 알리바이 조작 파훼 등 그야말로 다양한 '트릭'이 제공됩니다. 본격 미스터리의 룰에 따름과 동시에 작품 내의 '게임'의 룰로서 고정된 바에 따라, 문제를 풀기 위한 증거는 모두 친절하게 제시하며, 거기에 따라 다른 '탐정역' 4명의 추리를 바탕으로 독자 또한 추리에 참여할 수 있게끔 되어있지요.

"하나의 사건에 그에 기반한 증거를 조합하고 논리적 연산에 따라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이 기본적인 구조에 매우 충실한 각각의 '사건'에 더불어, 책 자체에 걸친 서술 트릭과 허점 노리기를 통한 반전 구조를 차용, 채팅 참가자 5명의 정체에 관한 커다란 '문제'를 구성하고 있기도 하지요.

각기의 문제는 참가자 각자가 나누는 대화와 마찬가지로 각기의 특성이 들어나며, 각자의 행동과 사건의 연결구조를 따라가면 잘린 것 같던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하나로 묶여 후반의 '마지막 사건'으로 연결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 자체가 '수수께끼 풀이'라는 추리 소설 본연의 역할은 물론, '흥미를 끄는 이야기'라는 오락소설 자체의 정체성에도 참으로 충실합니다.

철저하게 증거와 추리, 해설로 이어지는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 서술과 반전의 묘미로 의외의 전개를 구사하여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재미. 인물의 묘사에 대한 캐릭터적인 재미. 인간 관계와 심리 묘사를 통한 서스펜스적 재미. 그야말로 모든 것이 꽉 꽉 들어찬 소설이란 말이 아깝지 않지요.

다만...

2권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전 당연히 '이어지는 시리즈 물'인 줄 알았는데,

'투 비 컨티뉴드'라니! 추리소설에서 '투 비 컨티뉴드'라니!

반전 작가라는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설마 이 '투 비 컨티뉴드'도 반전이냐!!!!

뭐 각설하고. 어쨌거나 정말 흥미진진하게 끝나버린 터라 '밀실살인게임 2.0' 구매는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 없을 듯.

그나저나 여러분들은 추리소설을 읽을때, 작가의 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논리적으로 추리하고, 하나의 '해답'을 도출한 뒤에 해답편을 넘겨보시는 편입니까? 아니면 그냥 쭉- 읽으시는 편이신가요?

전 읽으면서 일단 추리 흉내는 내는 편입니다만, '어 이거 좀 이상한데'라는 직감과 추측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네요.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렇겠지요.

헌데, 진지하게 작가의 문제에 도전하는 독자들은, 지명이나 열차 시간표 트릭이 나오면,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처럼 지도나 열차 시간표 같은걸 검색해서 대조해가며 책을 읽는 겁니까? 그렇다면 따라갈 수가 없겠는데;;

그런데,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면 그 해결의 카타르시스를, 못 푼다면 '뒷통수를 맏는 쾌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만, 대강 직감으로 때렸는데 그게 맞아버리면 참 애매모호한 상태가 된단 말이죠. 이번 '밀실살인게임'에서도 몇몇 부분이 그런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면 추리소설을 읽을때는 추리를 해서 범인을 맞춰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읽어서 작가의 구성 능력에 감탄해야 하는 걸가요. 어느쪽이든 각각의 재미는 있습니다만, 어느쪽이 더 재밌는 독서가 될지는 추리 초보독자인 저로서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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