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どちらかが彼女を殺した, 1996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 : 현대문학
작성 : 2010.04.02.
“둘 중 하나가 꼭 나빠야만 했나요?”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편지를 구겨버리고 다시 쓰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전화로 오빠에게는 살짝, 독자에게 마음속 응어리의 실체인 지난 시절을 말해주게 되는군요.
그렇게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동생으로부터 더 이상의 연락이 없자, 걱정이 되어 찾아가게 되는 그가 동생의 주검을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동생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범인을 추적하게 되는데요. 조금씩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무장해제 시켜가던 중 복수의 칼날을 갈던 그에게 시시콜콜 간섭을 시도하는 ‘가가형사’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으흠. 독자들에게 한번 맞춰보라는 듯 혀를 내두르고 있을 뿐이었는데…….
아아. 작가님 너무하십니다. 이번에는 가가형사의 등장이 조금 빨라진 것 같았다는 점에서 그의 허를 찌르는 논리회로(?)를 좀 더 즐겨볼 수 있었다는 것도 잠시, 먼저 만났던 소설 ‘내가 그를 죽였다 私が彼を殺した, 1999’ 때처럼 추리를 귀찮아하는 독자들에게 가혹함 임무를 안겨주시다니, 밉습니다. 그래도 용의자가 셋은 기본으로 독자까지 공범으로 몰고 갔던 이야기보다 훨씬 편한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다가 언젠가는 용의자가 넷으로 확대되는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해보게 되는군요.
그건 그렇고, 불명확한 답으로 마침표가 찍혀버렸기에 어떤 통쾌함은 물론 뭔가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만나버린 기분이 되어버린지라. 작품에 대해 무엇을 말해볼 것인지 모르겠다는 공황상태가 다가오는 것 같은데요. 영화라면 이런 식의 마침표가 있을 경우 후속편이나 다른 시점으로 같은 이야기를 재구성하기도 하지만, 부록마냥 붙어있는 ‘추리안내서(봉인해설)’을 가지고도 정답을 추리해 내야만하는 이번 작품. 음~ 삐져버릴 텝니다.
이때까지 만나본 ‘가가형사 사리즈’만 보아도 가가형사는 이야기의 주체라기보다 어딘가 겉돌면서 나름의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을 뿐이었는데요. 오랜 기다림의 끝으로 소설 ‘잠자는 숲 眠りの森, 1989’과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噓をもうひとつだけ, 2000’를 품안에 안아볼 수 있었으니, 그저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거기에 애인님이 연속극 ‘악의’와는 달리 본격적으로 영상에 가가형사가 등장하는 작품이 조만간 소개될 예정이라고 알려주셨으니, 오오오! 그저 흥분에 풍덩 빠져보렵니닷!!
으흠. 진정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봅니다. 최근 들어 저의 기록에 대해 혼란스럽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잦아지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독서지도사’와 관련하여 강의를 듣던 중 ‘감상문쓰기의 예’를 맛보았더니. 어째 주관적인 글보다 객관적인 글이자, 작은 단위의 논문을 적어야하는 것이 ‘상을 타기 위한 진정한 감상문’이라는 기분이 드는 바. 오히려 제가 혼란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만남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의 기록’이야말로 ‘감상문’이라 믿고, 일기 쓰는 기분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던 저로서는 이런 현실과 이번에는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할지 고민이 되었는데요. 정답이 없는 이번 작품에 이건 추리소설이 아니라고 외치시는 어떤 분! 고정관념의 창문을 한번 열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분명, 저는 남이 재미있게 읽으라는 식으로 감상문을 쓰기보다, 그때그때 생각하게 된 짧은 생각들을 정신없이 내려 받는 기록의 달리기이니. 괜히 신경 곤두세워 손가락 운동 할 필요가 없다고 적어보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쉽게 죽거나 하진 않으니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핫핫핫!!
TEXT No. 1186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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