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건아성
작품명 : 군림마도 1~6권 (完)
출판사 : 드림북스
▶ 2009년 9월 18일에 썼던 글입니다. 아래 무명서생 리뷰와 댓글을 보다보니 문득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군림마도 완결권이 나온 직후(20090911), 조기종결이라는 의견이 많이 보였습니다. 으 불안해~~ 하면서 직접 읽어본 다음 제 생각을 풀어낸 것이 아래의 감상입니다. 요약하면 '조기종결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인데, 한 독자의 의견일 뿐이니 참고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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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마도가 6권으로 마무리지어졌습니다. 결말을 두고 여러모로 의견이 분분한 듯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군림마도와 함께한 시간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가졌던 기대를 100% 충족시켜 준 것은 아니지만, 무한한 형태로 펼쳐져 있었을 이낙천의 삶 가운데 작가가 골라내어 보여준 결론이 이런 것이라면 그걸 받아들이렵니다.
비록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끝을 읽으면서도 끝이 아니었던 것 같은 어색함은 저 또한 느낀 바입니다. 어째서 결말에 이르러서 이렇게 위화감을 느끼게 된 것인지.... 소문처럼 조기종결인지 아닌지 부외자인 저는 알 수 없습니다만(전 아니라고 봅니다), 제 나름의 가설을 세워볼 수는 있을 듯 하네요.
제목처럼 강호에 군림하는 마인의 길을 보여주려 했다면 확실히 군림마도라는 작품은 초입에서 결말로 뛰어넘은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제목이야 제목일 뿐이고(원래 연재명은 검은 탑이었던가 그 비슷한 거였죠), 실제로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건 이낙천의 삶이 아닐까요. 그의 삶을 조명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과 같은 마무리도 납득할 여지가 있겠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애매하죠? 저는 그저 한가지를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건아성님은 독자를 잘 속여넘겼습니다만, 너무나 잘 속였기에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것을.
'이낙천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분명 따로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몰랐지만 자신만은 절대 잊지 않고,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채 씹고 또 씹었던 무언가가 있었죠. 여우같고 호랑이같은 낙천은 결국 자신의 소망을 이루어냅니다. 누구나 불가능할 거라 했을 그 꿈을 완벽하게 말이죠.
문제는 독자조차 이낙천에게, 건아성님에게 속았다는 겁니다. 적어도 저는 속았습니다. 이낙천이 어디를 향해 가고 무엇을 원하는지, 까맣게 몰랐으니까요. 충분한 힌트가 있었음에도... 제목처럼 '군림'을 향해 가는구나 하고 있을 때 이낙천은 '○○'를 향해 가고 있었으니 서로의 기대가 어긋나는 것도 당연합니다. 지향점 자체를 잘못 짚은걸요. 1500미터 경주인줄 알았지만 100미터 경주였던 겁니다. 관객들이 1500미터의 호흡으로 구경하고 있을 때 이낙천이라는 주자는 전력으로 100미터를 달리고 스스로에게 '골인' 사인을 내버렸죠.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낙천이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는 점, 은근히 회수되지 않는 떡밥(처럼 보이는 것들)을 던져놓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 뒷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연막작전, 그에 따른 당연한 기대감. 하지만 사실은 없었죠.
군림마도의 마무리가 완벽하다고 생각진 않습니다. 중간부터라도 조금씩 조금씩 작가의 지향점과 독자의 기대가 근접하도록 수정하는 능숙한 물밑작업이 있었다면, 이렇게 볼일 보다 중간에 화장실이 도망간 것 같은 느낌은 없었을테죠. 그점이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좋았어요.
군림마도를 읽는 동안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완결임을 알았을 때 얼마나 아쉽던지.
다음 작품,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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