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씩스
작품명 : 라이프어게인
출판사 : 파피루스
삼류도적인 주인공은 살인죄로 사형에 처해집니다.
다시살면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으며 죽었는데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도둑질에.. 눈덩이같은 빚에.. 라이칸슬로프에게 물리기까지.
어느것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지만 잘 살아 보겠다는 일념아래 어찌어찌 좌충우돌하며 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놀랍게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시작부터 소설의 몇가지 설정이 계속 눈에 걸렸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게다가 3권이 약간 기다려 진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이런 경우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위험신호는 여러차례 왔습니다.
1. 환생했음을 알리는 신의 사자는 차라리 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뜬금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오버하지 않고 금방 사라져서 애교로 넘어갔습니다.
2.오버할 듯 안 할듯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수다쟁이 엘프녀가 경보를 울렸지만 겨우 그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3. 주인공은 늑대인간에게 심하게 다친 후 일주일만에 깨어나는데 몸이 다 나아 있었습니다. 이 때 사람의 몸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없어 다며 살이 다시 돋아났나하고 판단하는데..... 도적으로 단도술에 일가견이 있고 살인죄로 사형당한 것으로 봐서 나름대로 산전수전 겪어본 것 같은데 단순하게 넘어간다는 점이 오싹했습니다.
4. 처음에 분명 저질 삼류도둑이란 설정이었는데 단검술이 뛰어나고 기본기가 어느정도 탄탄한 모습이 어딘가 어색했습니다. 나이를 고려하면 주변에서 와~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웬만큼 뛰어난 도둑이라 했다면 좀더 안정감있었을 것 같습니다.
5. 늑대인간이 되었다해도 능력치가 너무 강하게 설정된 듯 하여 거슬렸는데 2권을 읽다보니 약간 늦었지만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와서 조급하게 설정미숙이라 판단한게 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의문이 해소되기 전까지 상당히 맘이 고달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모두 넘길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설정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문체와 이야기의 분위기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문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은근히 글맛이 납니다.
글을 읽어보니 가독성이 빼어납니다. 가벼운 듯 하지만 오버하지 않고 부드럽고 매끄럽게 넘어가는 듯한 글맛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강하게 나타나진 않지만 위트가 조금씩 묻어나옵니다. 일부러 넣는 위트는 자연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라 거슬리기 십상인데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작가 특유의 문체인지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버하는 캐릭터 일부러 넣지 말고 사람들 머리를 좀더 굴리고, 이야기구조만 치밀하게 구성한다면 좋았을텐대 아쉬움이 남습니다.
뭐 그건 누가 뭐라 말하지 않아도 점점 더 나은 작품 써나가실 것 같습니다.
마침 부담없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중량감없는 소설을 원했었는데 덕분에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 작품도 계속 읽어가겠지만 다음 작품은 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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