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출판사 : 황금가지
러시아 작가의 판타지 소설입니다. 문피아 장르로 치면 현대 판타지기도 합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정전협정중인 빛과 어둠의 마법사들이 양대 진영의 이상을 위해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3부작중 1편인 나이트 워치는 빛의 진영이 주인공입니다.
이렇게 4줄 요약을 하니 재미없어 보이는군요. 하지만 이 소설의 매력은 대립구도의 세계관과 이에 따른 등장 인물들의 고민에 있습니다.
빛 - 선, 질서, 이타심, 사회주의(?), 협력
어둠 - 악, 자유, 이기심, 자본주의(?), 경쟁
마법사들은 최초로 개안했을때 접하는 저 세상을 느끼고 Feel 받은대로 빛과 어둠을 선택합니다. 빛은 온갖 윤리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선을 행하는데 온갖 자기 규제를 가합니다. 어둠은 자유롭습니다. 자유는 모든것으로부터의 자유로서 내가 원하는건 뭐든지 하겠다는 자유입니다. 당연히 빛은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어둠은 부유합니다. 이 두가지가 키포인트입니다. 윤리 vs 자유 , 완전 고지식 vs 너무 시크함
빛과 어둠은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마력을 얻고 있습니다. 즉, 선한 사람들이 많으면 빛의 기사들이 유리하고 악한 사람들이 많으면 어둠의 기사들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어둡습니다. 예컨데 네이버 뉴스란 들어가면 즐거운 소식은 없죠. (ㅜㅜ) 따라서 대체로 어둠의 마법사들이 더 큰 마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비유를 들어보자면 소설속 현 상황은 어둠이 우세하나 빛 특유의 협력과 희생정신으로 5:5 상황을 찍고 정전협정을 맺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법사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력이 필요하고 이를 획득하는데는 어둠이 훨씬 유리합니다. 때문에 빛은 무려 공산혁명을 후원했습니다. ㅡ,.ㅡ; 작가가 러시아인이란걸 감안해야 하죠. 구 소련 공산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빛 진영은 마력지원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구조 변혁까지 계획하고 비밀리에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여러 실험 사회주의를 시도해보죠.
반면 어둠은 악이라지만 인간의 자유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깁니다. 개인의 자유는 곧 타락의 자유이기도 하고 마법의 힘을 지닌 마법사의 자유란 곧 살인의 자유이기도 합니다. 마법사가 자유를 추구하면 일반인하고 게임이 안되니까요. 동시에 이들은 무한한 자유를 욕망하여 권력욕과 향샹심을 가지고 조직에 투신합니다. 한마디로 자유를 누릴리면 그만한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자유가 자신에게는 억압이 될수 있으니까요.
현 상황은 정전협정. 빛은 어둠과 타협했고 허가된 살인을 묵인합니다. 왜냐하면 빛과 어둠이 동시에 자유를 추구하면 빛이 패배하기 때문이죠. 예컨데 깽판도 쳐본 놈이 잘 친다고 빛이 선의를 이리저리 주입시켜봤자 어둠이 주입하는 폭력에 당할 재간이 없죠. 과연 선과 악의 경계선은 어디일까요? 더 큰 선을 위해 눈 앞의 악을 눈감는것이 선일까요? 그것도 몇 십년동안 말입니다. 또한 자유가 악이 되는 경우는 어떤가요. 온갖 폭력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함이 또 다른 억압자가 되는 경계선은 무엇일까요?
나이트 워치는 이 짓을 싸워가면서 몇천년간 하고 있습니다. 악의 지향점을 ‘자유’의 극단적 추구로 보는 러시아 작가의 상상력과 이를 등장인물의 고민으로 실체화하는 필력은 한국 판타지 독자들에게도 맛깔나리라 생각합니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