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항상
작품명 : 강호는 아름다워
출판사 : 북박스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 봅니다.
그대는 무림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키득키득. 물론이지"
옆에 있는 꼬마에게 다시 물어 봅니다.
너도 무림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니?
"세상은 우리 누나를 닮아서 아름다워."
제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한 남매, 앞날이 걱정입니다.
"우와! 걱정도 팔자다.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데 말이야. 그치 유빈아?"
"응! 누나는 언제나 행복해 보여. 그래서 나도 행복해."
이런 애들이 행복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까요?
"물론이지!"
"물론이지!"
마음이 놓이지를 않습니다. 이 철없는 남매가 살 곳은 험하기로 소문난 무림이니 말입니다.
" 멍청하긴! 혼자는 힘들지만 둘이 있으면 하나도 안 힘들어."
" 맞아! 우리는 무적남매야."
생김새부터가 아름다움과는 심하게 동떨어진 여인과 그런 누이를 아름답다 하는 꼬마. 어눌한 말투의 남매, 연화와 유빈입니다.
놀이도 구걸도 무적인 걸인시절인 모양입니다.
연화가 꿈에도 그리던 엄마를 만나 덤으로 동생 유빈을 얻으면서부터 유빈이 지역무림대회에서 우승하던 무적남매 최고의 날까지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날의 강렬한 햇살 아래 유빈 남매의 가장 화려한 시절, 유빈과 연화가 함께 했던 가장 행복한 순간이 지나고 잔인한 겨울이 오고서는...
그 겨울 보름달 아래, 쏟아지는 눈물을 멈추지 못해 책장을 덮어야 했습니다.
애써 눈물을 멈추고 책장을 다시 펴고서도
칠년 후 돌아온 유빈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새겨 놓은 조각상을 앞에 두고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던 때까지 계속 눈물을 훔쳐 가며 책장을 넘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毒神 연화와 幸福兒 유빈으로 재회한 武男毒女와 함께 다시 웃음,
마지막을 몇 장 남겨 놓지 않고서 또 한번 눈물을...
다시 책장을 덮고, 애써 숨을 골라야 했습니다.
무협이 다양해지는 것은 무공이 얼마나 새롭고 현란해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강력하게 추천하지 못함은,
읽는 내내 재미와 감동에 뛰었던 가슴과는 달리 머리가 군데군데 불만을 제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무협이라는 특수한 세계의 상식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인물들은 극단적이고 평면적이며, 구성도 그리 치밀하고 짜임새 있지는 않습니다.
인물의 특이성이야 글의 재미를 한층 더 높여주는 요소였기에 단점보다는 강점이었다 생각하지만, 구성은...
왜 그러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그리 된 것인지 수긍하기 힘든 부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내용 전개에 지장이 없는 아주 지엽적인 부분들도 있었고, 큰 줄기에 해당하는 부분도 하나가 그러했습니다.
게다가 1권 초반의 불편했던 문장 몇몇과 5권까지 심심치 않게 계속된 오타들...
이상한 것은 그럼에 불구하고 전혀 짜증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때로 탄식했을지언정 여전히 즐겁고 행복한 글읽기였습니다.
아이들이 노래합니다.
행복아. 행복아. 어디를 가느냐?
예쁜 누나 찾으러 간단다. 간단다.
행복아. 행복아. 어디를 가느냐?
예쁜 엄마 찾으러 간단다. 간단다.
행복아. 행복아. 어디를 가느냐?
멋진 아빠 찾으러 간단다. 간단다.
행복아. 행복아. 언제나 웃는 행복아.
어여쁜 누나가 웃으면서 말하네.
강호는 아름다워. 강호는 아름다워.
연화가 말합니다.
"키득키득...... 물론이지...... 내가 아무리 멍청해도...... 행복은 잘 알아...... 여기 엄마도 있고...... 저기에는 유빈이도 있고...... 키득키득...... 하늘에는 우리 아빠도 있고......."
강호는 아름다워?
예, 강호는 아름다웠습니다.
엄마를 닮아 예쁜 연화, 그 연화를 닮은 강호는 아름다웠습니다.
슬프도록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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