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운님의 예전 작품입니다.
구하기 힘들어 포기했었는데 단골 책방 구석에 먼지를 쓰고 앉아있더군요.
먼저 한상운님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첫장을 넘기기 전에 유념해야 하실게 있습니다.
보통 무협지 읽듯이 주인공 한명에게 감정이입해서 읽으면 안된다는 거죠.
물론 주인공이 있지만 주요 등장인물은 전부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주인공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인간들이지만..)
독비객의 감상글에 자주 나오는 것이 아이가 무공을 습득해서 언제 고수가 되는지만 기다렸는데 끝까지 그 아이는 하나의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 당황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신체강탈자의 주인공 반고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주인공의 면모를 보일까 하면서 읽다간 뒤통수 터져라고 맞게 될겁니다.
여기서 한상운식 무협의 또다른 특징이 있는데 그의 소설에서 감동적인 결말이나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첫줄부터 한줄도 넘겨 읽을게 없는만큼 대개 결말은 심심하다 못해 뭐야~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니까요.
작가는 성교육무협이니 혈기린외전과 닮았니 했지만 읽으면서 아랫도리에 자극을 주는 어떤 문구도 없을뿐더러 좌백의 혈기린외전이 왜 나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하지만 한상운 매니아들은 아실테지만 한줄 한줄이 위트와 반쯤 비꼬는 내용으로 피식 미소짓게 만듭니다.
도대체 나오는 인물마다 악당 아닌놈이 없고 정의와 협을 부르짓는 등장인물은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수 없는데 어떻게 감히 작가 자신을 정통무협의 적자라고 주장하는지...
그렇게 작품보다 더 뻔뻔하고 능글맞은 작가의 모습 자체가 독자들로 하여금 냉소를 지으면서도 그의 작품을 읽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달랑 두권에 심심한 표지를 보고는 손을 대지 못했던 독자들은 다른 인기신작들 빌리면서 꼽사리로 빌려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반납하면서 인기신작의 후속권 보다는 열권이 넘는 한상운의 또다른 장편 특공무림을 절대로 빌리시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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