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황정허무검이라는 책을 빌려왔습니다. 1권을 10페이지 정도 읽는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꾸러가서 선택한것이 바로 도둑전설입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물론 작가님을 믿기때문인데요 사라전종횡기를 재밌게 본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냥 택했습니다.
솔직히 내용이 썩 땡기지는 않았습니다. 도둑이 주인공이고 하나의 사건을 쭉 따라가는 형식인데요 저는 임준욱님의 글처럼 주인공 한명에게 집중해서 약한 주인공이 점점 수련을 통해 강해져가는 형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한 작품을 재밌게 쓴 분이라면 분명 다른것도 그럴것이 라는 믿음이 있었죠.
보통 책을 선택할때 저는 작가를 보는데요 글을 써가면서 나아지는 분이 있다지만 제 생각에 재미없는 작품을 쓰신분이 연습을 통해 재밌는 글을 쓸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단지 글의 구조나 문체 등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번뜩임, 즉 아이디어? 생각의 문제인데요 이거는 연습과는 좀 무관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분명 기본기가 충실한 글인데 재미가 없는가 하면 엉망이지만 이상하게 다음권을 보게 만드는 글이 있는것이 바로 이런 이유죠.
각설하고, 도둑전설은 역시 제 생각대로 분명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일단 구조도 탄탄했구요 캐릭터도 살아있습니다. 무협소설에서 코믹캐릭터를 그리다가 너무 오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글에서는 적당히 잘 조절하신것 같구요. 무공에 대한 묘사도 수준급이라고( 구태의연하지 않고 어색하지 않다는 뜻) 할 수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끝까지 볼것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하겠네요. 큰 이유중의 하나는 제 취향의 문제죠. 도둑전설은 인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사건에 집중하는 스타일입니다. 주인공은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등장합니다. 과거의 어떤 사건을 5년후에 다시 파헤쳐가는 형식인데요 개성있는 캐릭터가 많고 사건이 중심이 되는 만큼 주인공의 비중이 작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위에도 말했지만 전 주인고에 집중하는 것이 좋거든요. (원래 사건중심인 추리소설이나 공포물도 안좋아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했듯 이건 제취향이고 도둑전설은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좋은글입니다. 이런 쪽을 좋아하는 분이 읽으신다면 큰 재미를 느낄수도 있는글이죠.
하지만 다소 건방지게 사족을 붙이자면 이런 형식의 글은 제 생각에 태생적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대풍운연의의 비평글에서 말했지만 다음권을 목마르게 찾게되는 흡입력은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하는 감정이입이 없이는 생길수 없습니다. 군림천하를 밤새워 보고 다음권을 기다리는 이유는 진산월때문입니다. 그가 겪는 고난과 성취를 같이 느끼는거죠.
두서없이 적어봤구요 오해하실까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완성도 있는 글이고 빌리고 후회할 글 아닙니다.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으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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