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읽었던 소설중에 좀 비교가 될만한 소설중에 두편이 있어서 꼽아봤습니다.
두소설중에 무정지로는 2권까지 읽었고 윤극사전기는 2권중반까지 읽다가 그만두었는데 사실 두글쓴이의 글솜씨를 비교하자면 윤극사전기를쓴 글쓴이의 글솜씨가 2배 아니 3배정도는 제가 보기에 좋아보였습니다.
윤극사전기에 1권에 나타난 부술을 행하는 것을 그시대에 맞춰 묘사해 논 장면은 감탄을 하면서 읽었고,간간히 나타나는 글쓴이의 의/약에 대한 표현은 작가의 소양이 장난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무정지로는 전형적인 무협소설로서 베고 찌르고 부수고 거기에 다가 빠지지 않은 사랑까지 글쓴이의 격렬한 격투장면 묘사가 인상적이었을뿐 남들에게 추천하기에는 10%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두 소설중 읽다가 그만둔것은 윤극사전기인데 윤극사전기의 주인공이 독자의 기대와 반하기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자들은 무협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동일시하고 또 주인공이 대적자한테 당하면서 한대를 맞으면 두대를 때리기를 원합니다. 두대를 때리지는 못할망정 분노하고 주먹을 뻣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을 원하는데 작가는 이런 독자들의 기대를 여실히 배반하더군요. 그에 반해서 무정지로는 특징이 없는 소설이지만 독자의 기대를 제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이 팔이 잘렸다고 4천군사앞으로 단도직입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심한것 아니야" "그래도 그렇지"하는 생각이 떠 올랐지만 글을 덮도록 할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독자들이 원하는 소설을 쓰는건지 작가본인이 원하는 소설을 쓰는건지 안타까운 작품들이 몇몇 있습니다. 아예 글솜씨라도 안된다면야 여기에 입아프게 쓸 필요도 없지만 예전에 고명윤이라는 작가분의 글도 그런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반대로 요즘에 가장 잘 나가는 호위무사 이 소설의 인기원동력은 한대 맞으면 뒈져도/무슨일이 있어도 두대는 때린다는 통쾌함이 아닐까 싶은데...
어떤분들은 "당신이 그런소설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다""취향차이다" 이런 말을 하리라 보는데 전업작가로 계속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가 보기에는 이 취향차이를 뛰어넘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자기희생이라고도 보는데 작가도 어떤면에서 사람이라 자기가 쓰고 싶은 글/쓰기 싫지만 써야 하는 글이 있을거라 봅니다. 인세를 받아먹고 사는 전업작가의 처지에 본인의 입맛에 맞고 일부독자의 입맛에 맞는 소설을 쓰는 작가가 살아남기가 힘들거라 보고 또 이런 글솜씨가 뛰어난 작가가 몇작품 못내놓고 사라지면 독자입장에서도 아쉬움이 크리라 보고 주제넘은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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