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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전기 , 귀거래사 / 백야

작성자
청해의별
작성
04.01.17 03:09
조회
2,470

   뫼에서 나온 작품들 중에 책 표지 상단에 "아무개 특선작 제 X 탄" 이라고 나오는게

   있다. 이중에서 백야 작품을 집중적으로 찾아 읽고 있다.

   사대천왕가 시리즈 중에 두 편이라고 한다.

  

   백야 작품은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

   야설록처럼 신파에 가깝도록 감정이 분출하지는 않지만, 작품 내내 주인공들의

   감정은 만만찮은 울림을 가지고 있다.

  

   아무개 작가처럼 냉소적이지는 않고, 도가계열 무협처럼 달관하지도 않았고

   정교한 음모플롯을 가지지도 않았다.

  

   용노사 무협처럼 화려한 박투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좌백처럼 세상을 뒤집어 해석하지도 않는다.

   와룡강처럼 허무의 극, 자기 혐오의 극을 달리지도 않고

   장경처럼 해학적이지도 않다.

   설봉의 소재주의라고 부를만한 작품들처럼 기기묘묘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그의 문장은 편안하게 읽힌다.

   이문열 소설이 약간의 구태의연함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읽히는 이유가

   그의 문장이 (누구 표현대로) "정규 교과과정을 익힌 사람이라면 편히 읽을 수

   있는 문장" 이기 때문이라면,

   백야의 문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백야 작품의 최대 장점은 그의 문장, 매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장이 [태양 바람]에 오면서는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그 바뀜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백야가 백야가 아닌것 같다.

   백야를 읽고 나면 쓸쓸하고 아릿하다.

   살수전기는 살수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강호 무림에서 은퇴해  변경에 주루(객잔?)를 차린다.

   그의 친구들이 들른다.

   그의 친구들과 그는 무림에서 만났다.

   적으로, 친구로, 어쩌다 지나가는 인연으로.

   살수전기 이후, 그 친구 중 하나가 강호로 나가게 된다.

   그게 귀거래사이다.

  

   백야를 읽고나면 왜 그렇게 쓸쓸했을까.

   사대천왕가시리즈 중 1 부에 해당하는 천하공부 출소림의 마지막 부분.

   을 보자.

   와룡강이라면 주인공이 그를 기다리는 미녀들에게로 (더러는 아기를 안고 있는)

   돌아갈 것이고

   용노사라면 만신창이가 된 채 북해나 먼 사막으로 떠날 것이다.

   야설록이라면 눈물지으며 세상을 떠난 이를 가슴에 묻을 것이고

   사마달이라면 태양이 주인공을 위해서 빛날 것이다.

  

   그런데 천하공부 출소림에서는 놀랍게도 세월이 흐른다. 세월이!!!!

   주인공과 그의 호적수는 늙어간다!!!!

   주인공이 나이 먹는건 쉽게 볼 수 있는게 아니다.

   17살에 강호에 출도해서 공청석유를 먹고 탈태환골해서 초절정꽃미남이

   되어 강호의 음모를 분쇄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미녀를 챙기고 22살이 되면

   강호의 제일 고수가 되어 강호의 영웅이 되는 이야기와는 너무 다르다.

   17살에 부모나 형이나 사부를 잃고 그 원흉을 제거하는 와중에 강호를

   구하고 보니 스물 대여섯남짓 되었더라~ 하는 식의 무협과도 다르다.

  

   주인공은 있을법한 인물들이고, 있을법한 사건을 겪고, 다른 평범한 사람처럼

   늙어간다.

   이 자연스러움, 당연한 흐름에서 매력을 느꼈다.

   백야 작품에서 무림이란 1등을 해야할 수능시험도 아니고

   미녀와 재물을 모을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도 아니고

   처절한, 피와 살이 난무하는 도살장도 아닌것 같다.

   허무맹랑한 야욕은 없다.

   가당치도 않은 명예욕도 없다.

  

   시쳇말로 "오버하지 않음" 이 백야 소설의 매력인것 같다.

  


Comment ' 9

  • 작성자
    Lv.19 이훈영
    작성일
    04.01.17 07:50
    No. 1

    귀거래사...
    정말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임준욱님. 장경님... 그리고 백야님...

    무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날려준 분들입니다.
    어디서 쟁선계를 구해야 할 텐데... 쩝...

    이재일님... 글 좋다는 소문... 너무 많이 들었는데~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1.17 09:49
    No. 2

    백야님 작품은 살수전기가 최곱니다.
    저는 모든 무협소설 위에 살수전기를 얹어놓습니다.
    왜냐구요?
    (씨익)
    주인공이........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坐照
    작성일
    04.01.17 09:50
    No. 3

    취생몽사를 보고 백야님에게 반해..
    그분의 책을 왜 여태껏 몰랐던가 하고..
    책방으로 달려가 사대천왕가 시리즈 전부를 읽기로 마음먹고는
    먼저 천하공부출소림( 이책을 읽는 것이 순서라고 해서..)를 가져와
    읽었는 데...
    실망의 극을 달려... 더 이상..백야님의 책을 보지 않고 있는 데...
    귀거래사가 좋다고 하니...읽어야 하나..말아야 하나...
    강호제현들의 말은 잘 믿어지질 않아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1.17 09:58
    No. 4

    천하공부출소림은 백야님들을 다른 작품을 좋게 읽은 분들에게서도 많은 실망을 들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에 비해서 취생몽사는 극상품으로 취급되더군요.
    귀거래사, 살수전기는 그 중간쯤에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으음..하지만 귀거래사는 좀 허무틱!~해서리/./)
    태양바람은 좋은 평을 듣더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귀신수
    작성일
    04.01.17 10:15
    No. 5

    패륜겁을 추천합니다
    주인공 이름이 아마 유마인 걸로 기억되는데
    무진장 악당입니다
    하성민의 악인지로나 금시조의 실혼전기의 주인공도 악당이지만
    악당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없어서(확실치는 않습니다. 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아쉬었는데
    패륜겁의 유마는 못된 짓만 골라 하는 악동이 천하를 집어삼킬려고 하는 악당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온씨세가의 배분높은 고수가 유마의 이야기를 듣고 쓴 웃음을 짓습니다...그놈은 정말 어쩔 수가 없는 놈이군

    읽으면서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던 기억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坐照
    작성일
    04.01.17 12:06
    No. 6

    둔저님! 귀신수님!
    좋은 정보를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9 CashTige..
    작성일
    04.01.17 15:07
    No. 7

    색마전기도 훌륭합니다...'색마'에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지 모르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1.17 16:08
    No. 8

    본래 제목에 색마를 넣은 책일수록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지요.
    대표작 색마열전.....
    제목과 표지의 성인용 무협 포르노그래피인가 뭔가하는 글에 기대(?)를 했거늘....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우천
    작성일
    04.01.18 18:54
    No. 9

    "백야를 읽고 나면 쓸쓸하고 아릿하다"
    100% 동감입니다.
    <무정혈>로 부터 시작되는 그의 작품들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라고 생각이 되어지네요.
    (그 이전 작품으로 <태평천가>라고 나와있는데 구할수도 볼수도 없네요)
    그저 물처럼 흐르는 세월, 끝없이 이어져가는 무림, 그속에 그저 한순간
    그렇게 살다가는 수많은 사람들...
    한 인물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무림의 세월,그시절,그때 등이 주제라고
    할 수도 있지요.
    "백야를 읽고나면 쓸쓸하고 아릿하다"
    동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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