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무협소설을 읽었습니다.
지난 여름방학 끝날 무렵부터 지금까지 무협소설 하나도 안봤습니다. 그 동안 읽은 거라고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무협소설들 뿐이었습니다.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빌린 것이 사마쌍협이었습니다.
친구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고, 전작 두령을 워낙 재밌게 읽었던 지라 선뜻 빌렸습니다.
일권은 읽고 엄청 실망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무협논단에 사마쌍협이 두령에 비해 일취월장한 소설이란 평을 받은 기억이 있었는데 제가 받은 느낌은 오히려 전작 두령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이였습니다.
전작 두령은 앞부분부터가 무척 황당합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 것 같아서 글이 상당히 거칠어보입니다. 내용또한 시작부터 여자와 남자가 싸우더니 갑자기 노인부부를 죽이고 다시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싸우는 뭐가 뭔지 제대로 이해가 안가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완전 엉터리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엉터리 같아서 묘한 흡입력이 있습니다. 진짜 완전 엉터리여서 글이 뒤죽박죽이라면 아마도 제가 다 읽지 않았겠죠.
두령은...
뭔가 거칠어보이고 미숙해보이면서도 알 수 없는 재미가 있는...
실력은 완전 초짜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하게금 만드는 강백호와 같았습니다.
하지만 사마쌍협 일권은 정말 아니였습니다.
제가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걸 수도 있습니다.
자운엽의 일기부터 글은 시작됩니다. 독자는 자운엽의 생각을 읽습니다. 근데 뜬금없이 자운엽은 자신의 일기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암시합니다. 자운엽은 일기에서 천하백대고수라는 설가의 가주를 아둔한 사람 취급합니다.
독자는 자운엽의 생각을 읽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우월감이 들지 않을까요?
자운엽의 생각을 독자가 읽을 수 있는 한 독자는 자운엽보다 우월합니다. 특히 아무리 천재라도 이제 열 살도 안된 자운엽이 그 스스로가 그렇게 말한다면 독자는 거부감이 듭니다.
특히 주변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운엽보고 대단하다고 합니다. 근데 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근데 설득을 하지 않고 강요합니다.
어쨌든 일권은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인님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일권 내내 스토리 진행이 제대로 되지도 않으면서 지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밌다고는 말 못하겠으나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정말 주인공이 수련하는 모습을 읽는 것은 고역입니다. (다른 소설에서..)가끔 보면, 무슨 무도가입문서도 아니고... 왜 그리 수련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는지...
어쨌든 주인공이 수련하는 모습이 많은 일권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흡입력이 강했습니다.
이,삼권에 관해서는 그리 할 말이 많지 않습니다. 일권에 비해서 백배는 나아졌고 전작 두령보다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장치... (전작에 비해서) 뭐 이런 것은 조금 복잡해지고 자연스러워졌을 뿐 크게 바뀐 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여전히 하오체를 좋아하시네요. ^^
음... 뭔가 더 쓰고 싶은 말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네요. 사실 별로 그다지 많은 감상이 있지 않았지만 금강님이 무협논단에 하신 말씀에 감명받아 한 번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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