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운님의 두번째 작품인 ' 독비객 ' 을 읽은 후, 데뷔작이라는 ' 양각양 ' 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어찌어찌 양각양을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 양각양 ' 은 뭐랄까, 한상운님의 데뷔작답게 작가분의 내면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는 상태의 소설인 것 같습니다. 아직 폭발하지 않고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 그래서인지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 양각양 ' 은 역시 한상운님이다! 라는 느낌이 들만큼 특이했습니다. 제목 자체가 ' 두 다리의 양 ' 바로 인육(人肉)을 뜻하는 것이라, 과연 재능있는 작가가 이런 소재를 어떻게 다룰 지 궁금했습니다. 특이한 소재일수록 줄거리가 소재에만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럴 경우 줄거리가 늘어져서 소재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한상운님은 특이한 소재에 걸맞게, 비상한 풍자와 재치로 작품을 시종일관 지루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데뷔작이라서 그런지, 군데군데 읽기에 막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경님이 데뷔작인 철검무정에서는 호쾌함을, 그리고 몇 작품을 거쳐 암왕에 이르러서는 마치 모난 돌이 상류에서부터 굴러오다 모서리가 깎여 둥글둥글해지는 것처럼 성숙하셨듯이, ' 양각양 ' 은 조금은 너무 날카로운 구석이 있었습니다.
마치 고슴도치가 웅크려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가시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고슴도치.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깃든 따스한 시선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읽고 난 후, 좀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설 안의 조소가 마치 저를 향한 것인 것 같은 불쾌감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데뷔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무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만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한상운님은 ' 양각양 ' 을 뛰어넘는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선보여 주셨으니까요.
한상운님 만세!!! ^^;;
(사족 : 이 책의 백뮤직으로는 Marilyn Manson의 'Tainted love' 가 어떨까요^^;
그리고 이번엔 줄거리 안썼습니다!!! 에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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