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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 까칠녀 어떻게 하지요..?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2.06.06 12:58
조회
1,139

저희집 두 누님 중 한 분이 굉장히 까칠(...)합니다. 조부모님부터 저까지 모두 오리엔탈하고 정적인 성향인데 혼자서 동적인 성향이 강해 잘 맞지 않은면도 있기도 하고 까칠한면만 빼면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가족들이 어느정도 양보하고 배려하는 편입니다.(성향이 정적이지 성격들은 대부분 다혈질이 많습니다. 다만 잘 다스려 다른곳으로 흘려보내길 잘 할 뿐이지요..)

얼굴은 예쁜편이라 주위에서 대쉬는 많이오는데 100일 넘긴게 이번 남친뿐이니 알만하지요..(그것도 성질 많이 죽어서 이정도..) 특히 저는 집안의 막내이다보니 누님의 성격을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데, 26년을 무술로 갈고 닦으며 얻은 마음가짐조차 무용지물이 되는 듯한 기분을 매회 느끼고 있습니다.  딱 한번 진심으로 화낸적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누님께 대든 적이 없습니다.(그 화조차 욕하나 안 섞인 말 몇마디에 울어버렸으니 내다 말아 더 답답..-물론 제가 화내면 친구들도 울먹거립니다만..;; 평생에 딱 4번 화내봤습니다.. 나머지 화는 훈련하며 나무에다가..) 그 주제에 마음이 여려 잘 우니(그것도 숨어서 우는 편이라 가족들도 울었는지 잘 모르는..) 원.. 깨진 유리조각 다루듯 조심조심 대하는 편입니다.(고슴도치 같이 자기 보호를 위해 (성격이) 그런가 싶으면서도 경우없는 면들을 종종 보면 그렇지도 않은듯.. 사람 이란게 참 복잡하네요..)

서른줄이 넘어 이제는 조금 나아지려나..했는데 이번에 모종의 일로 어머니와 누님 둘이서 큰소리가 오고갔습니다. 둘다 서로 조용히 이야기 해보면 서로 이해할 만한 일이었는데 (그 일로)어머니께서 마음고생이 심하셨는데다 (그 일을 거절하느라) 전화하는데 옆에서 틱틱거리며 투덜대니 어머니 화가 폭발하기 일보직전 이었는데, 거기다 전화가 끝나자 바로 따지기 시작.. 어머니 폭발..

지금 어머니께서 갱년기라 한창 감정선의 기복이 심하고 우울증이 있으신 편인데 자기 감정만 내세워 투덜되니 참.. 잘 알면서도(간호사니 저보다야 자세히 알겠지요..) 저러는 것을 보면 이젠 안타깝습니다.

결국 10년만에 손을 올린 어머니를 말리고 나니 어머니께서 감정이 북받쳐 울고 마시더군요.. 누님은 난 아무 잘못없다! 며 소리치고.. 허참.

울고있으니 누님께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엄마가 우는데. 거기어 울면 뭐가되노.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하며 방에 들어오길래(그러다 어머니한테 또 맞을 뻔 했지만..) 기가차면서도 서로 오해가 있으면 풀긴 풀어야 한다 싶었는지 우여곡절끝에 서로 앉았습니다.

서로 오해를 풀었지만 그 와중에도 저희누님.. '나 성격 나쁜거 아는데 엄마도 성격 나쁘거든?' 하질 않나 '밖에 나가면 (까칠한게) 안그런데 우리집안 사람들이 나랑 안맞아서 그렇다' 는둥..  어머니가 한숨을 쉬니 '그렇게 한숨쉬지 마라' 질 않나.. 더 많은데 머리가 멍해서 좀체 생각이 안나네요.. 무슨 친구와 싸우는지 아는지 한번을 안지려고 바락바락 대들고 말투가 건방진데.. 서른먹어 저게 뭔가 싶었습니다.

허참..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를 키워준 부모인데.. 이러고 나니 여자가 무서워 졌달까요.. 결혼해서 알고보니 저런 여자면 어찌하나.. 하는 마음도 들고..

사내놈이 저랬으면 형이라도 훈련코스인 뒷산에 데려가 한동안 병신처럼 다니게 만들어 버릴텐데... 나만보면 덜덜 떨게 만들어 부모님께 저런 짓 다시는 생각도 못하게 만들 수 있는데... 그럴 수도 없고.. 동생이 진정을 담고 말해도 잔소리로 듣고 '니(동생인) 주제에 건방지게 누님한테 그런말을 하느냐'고 할 위인인지라.-실제로도 한번 그랬고..(사실 자기보다 어린게 그러면 저도 기가 차긴 합니다만 그래도 한 핏줄 동생인데..ㅡ.ㅜ)

아예 요즘은 일상대화 외에는 신경을 거의 안쓰는 편입니다. 가족인테 안타깝지만 또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한테 얻어맞는건 아닌지 너무나 걱정되지만 이제는 한번쯤 호되게 혼나서 정신차리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음냐.. 모든 가족들이 부모님부터 누님들까지 각자 상처가 있는 사람들 인지라 또 상처받을 만큼 순수한 사람들 인지라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며 아기자기하게 살 수 있는데... 무협지처럼 조화로운 기운을 맞추기란 너무나 힘이든가 봅니다.

쓰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난 3년동안 남들과 접촉없이 공부만 한 적이 있습니다. 혼자일 때는 생각이 아무리 방대해도 나의 생각이니 다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3년이 지나 친구들과, 남들과 대화하는데 이 생각들을 풀어내 표현하려 해도 이게 참 어렵다는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또한 곡해할 수 도 있구요.. 보통 이런 생각이야 많이들 가지시지만, 3년간의 단절이 주는 어려움은 저를 말하기의 저 바닥부터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에게 통용된다고는 확신하지 못합니다만, 서로 다투고 싸우는 대부분의 일들은 서로의 생각만 충분히 나눌 수 있어도 해결 할 수 있는것 또한 새삼 느끼게 되며 말을 표현함에 있어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다 시피 아직 가시적인 성과도 전혀 없고^^;, 또한 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람과의 갈등에서 해결하는데 한 가지 방법으로써는 이것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이 생각이 납니다. 누님의 이 무대책 까칠함으로 시작된 이 갈등도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나누고 난 다음에는 서로 감정이 많이 누그러든 상태로 차분하게 대화가 진행되더군요.

우리 누님의 까칠함.. 단순히 성격이 안좋다는 말로 넘기기엔 누님의 30년 세월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제가 조금 더 성장하고 누님이 조금 더 성숙해지면 언젠가는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보며 저는

밥먹으로 갑니다.

자장면.

수타면

이히히


Comment ' 8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2.06.06 13:12
    No. 1

    인간은 군대 갔다와야 철이 듭니다...
    여자도 인간이니 예외일순 없습니다...

    나라도 지키고 까칠함도 없어지고 일석이조입니다..

    이왕 갔다오는거라면..

    넓은 바다를 보며 여장부의 호연지기를 기를수도 있으니..
    해병대 추천합니다..

    만약 수영을 못하신다면 스페이스 마린도...꽤나..
    히드라 바질리스크는 의외로 귀여울수도 있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의 귀여운 외계인들을 보여주면서 누나를
    설득하세요
    누나를 우주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6.06 13:15
    No. 2

    소울블루님/ㅋㅋㅋ 저도 군대를 아직 안갔는데 동반입대라도 해야할까 봐요 ㅡ.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여유롭다
    작성일
    12.06.06 13:22
    No. 3

    누님 저랑.동갑이군요 ㅋㅋㅋㅋ
    노처녀.히스테리는 아니겠죠 남친도 있다니..
    그냥.좀 자기중심성향이.강한듯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회색
    작성일
    12.06.06 13:26
    No. 4

    말로 갈구는 게 짱입니다.
    육박전보다 효과적인게 정색하고 분위기 패망일보직전으로 몰고가면서 말로 신랄하게 갈궈서 마음에 스크래치 내는 게 태도 바꾸는 데 젤 좋지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2.06.06 13:39
    No. 5

    그 분이 차녀분이신가요? 그럼, 장녀분이 나서면 해결할 수 있을텐데..
    현실적으로 군대는 못 보내고, 시집을 보내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만월이
    작성일
    12.06.06 13:53
    No. 6

    어머니한테도 따지신다는데......언니라고.......
    말은 멀고 주먹은 가까우니 언니보정으로 동생을 잡을 수 있을것 같기도 하지만 으으으음.....
    방법은 누나가 진정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서 착해지는 방법 뿐이 없는듯...넝쿨당에 나오는 말숙이처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6.06 14:02
    No. 7

    무협천존님/ 히스테리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ㅡ.ㅜ

    coma님/ 군대를 아직 안갔다와서 갈굼스킬이 아직 미흡합니다ㅋㅋ 조금 더 지켜보려구요 ㅎ

    二月님/ 집안에서도 시집보내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ㅋㅋ

    만월이님/ 부디 그랬으면 좋겠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2.06.06 15:26
    No. 8

    역시 솔로가 좋은거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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