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언급하기도 민망한 개념입니다.
보통 A와 B가 연인, 혹은 부부인데 C가 개입해서 B를 유혹했다.(혹은 유린했다.) 그래서 C와 B가 맺어졌다.
이건 네토라레가 아닙니다. 그냥 남녀상열지사입니다. 흔히 있는 일이지요.
요즘 말하는 NTR이라는 건 주인공, 혹은 독자가 자신을 대입해서 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가 A일 때만 성립되는 겁니다.
C가 주인공이다? 그럼 바람둥이물, 귀축물 등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니까, 독자가 자신을 대입해서 볼 수 있는 존재, 1인칭 시점의 나레이션을 많이 흘려서, 그 대상과 감정이입을 하게 하고....
독자가 감정이입을 한 대상을 통해서, 독자로 하여금 여주인공을 좋아하게 만들고..
그 다음에 여주인공을 비열한 제 3자가 비열한 수단으로 가로채서, 인격적으로 파괴하는 것을 통해서 독자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주는 작품을 NTR이라고 합니다.
소위 그 이전 단계인 귀축물이 일종의 새디즘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이건 마조히즘을 자극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귀축물보다도 더 여성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단순 지배욕이 아닌 혐오와 결부된 강한 불신과 파괴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포도이론이라고 할지, 여성혐오라고 할지, 여성 불신이랄지, 여성 공포증이라고 할지 모를 다양하고 복합적인, 퇴폐적이고 변태적이고 자학적인 물건입니다.
흔히 일본 만화에서 말해지는 사망 플래그가 있습니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극적으로 임팩트가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돌아가면 결혼할거야.’라든지 ‘내 꿈은 말이지’ 등등의 말을 하는 것을 ‘사망 플래그’라고 합니다.
등장인물의 죽음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 이뤄지는 것이지요.
NTR에는 이런 NTR프래그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 초반에 등장하는게 특징입니다.
주인공 혹은 독자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관찰자 캐릭터가
여주를 좋아하게 됩니다. 여주는 훌륭하고 아름답고 멋진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은 여주를 좋아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동경합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여주가 마음이 통해서 맺어지거나 맺어지려는 분위기일 때...
악역이 나타나서, 고약한 수법으로 여주인공을 육체적으로 능욕할 뿐 아니라...
인격을 파괴하고 타락시킵니다. 이 과정을 이용해서, 독자들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기는 기분과 분노, 그리고 여성에 대한 배신감, 파괴욕을 동반한 성욕을 고취시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21세기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개념입니다...
최근 5년 남짓에 급격하게 늘어난 물건입니다.
일본의 남성들이 초식남화 되면서, 나타난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물건입니다.
커플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는겁니다.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는 애달픔도 있습니다.
그런 건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슬픔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는 비극이라는 것도 매력적인 것입니다.
NTR은 그냥 미친겁니다. 사랑하고 동경하는 존재가 타락하고 유린되고 파멸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욕을 즐기는, 그냥 미친 것들의 축제인 겁니다.
그림속의 떡을 탐하다가, 영원히 얻을 수 없다는 절망과 분노로 그림을 찢어버리고 유린하는 광란의 상태가 되는 겁니다.
일본의 젊은이들 가운데에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인간 공포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파괴적 인간관계에서 카타르시스를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장난삼아 언급하는 것도 금지해야 할 치명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그정도로 병적인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반드시 영원한 건 아닙니다. 커플은 만들어지기도 하고 깨지기도 합니다.
커플이 깨지는 이야기를 모두 NTR이라고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좋아하는 소설에 멋진 주인공과 멋진 여주인공이 있어서 둘이 맺어지는 걸 고대하고 있는데, 갑자기...그런 전개가 나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화가나고 짜증나고 주화입마 걸린다고 느끼는게 일반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욕정하는건 정상인들은 아니지요...--;
일본에서 오래 살다보니, 몰라야 좋았을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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