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끌아우
작성
05.04.28 20:31
조회
360

창밖에는 어둠이 짙게 드리워지고

한 집, 두 집 형광등 불빛을 깜빡이며 하루를 마치려 하는 시간인데...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나에게 왠지 모를 쓸씀함이 찾아 든다.

고독을 씹고 싶은 나이도 지났고

추억을 곱씹을 나이는 찾아 들지 않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휑한 이 기분은 무엇인지...

열려 있는 컴퓨터의 창들을 모두 닫고

헤드셑을 뒤집어 썼다.

그리고 고등학교때나 들었음직한 메탈을 걸어 놓고 침대에 누웠다.

멀뚱 멀뚱..

스텐드 불빛에 방에는 어둠이 사라졌지만,,

구석 구석 드리워지는 작은 어둠이 쓸쓸해 보였다.

이가 빠진 형광등을 켤까?

커튼 이라도 치면 기분이 좀 좋아지려나....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칠 때, 전화가 울렸다.

띠리리~ 띠링~ 띵~ 띵~

오늘따라 전화벨 소리가 유달리 촐싹 맞아 보였다.

'저걸 바꿔야지. 쩝'

-여보세요.

-나다.

친구년이다.

주변이 시끄럽고 목소리가 조금 울먹이는 듯 했다.

-퇴근 했으면 집에가지.. 어디냐?

-술.

-차였냐?

-응.

젠장, 입이 방정이다.

-짜냐?

-응.

-더 짜고 전화해라.

전화를 끊었다.

10분 후, 전화가 울린다. 이번엔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받을까 말까 망설였다.

받자.

-어.

-야! 새끼야!!

죽을라고 다짜고짜 욕부터 친다.

-씨퐁. 왜 새끼야!

-친구가 차였다는데 더 짜라고 하고 쥐뢀이야!

-하루이틀 차이는 것도 아닌데 세삼스럽게..

이상하게도 가갸 고분고분해진다.

'심하게 차였나 보군'

-많이 마셨냐?

-어

쟈가 저럴때는 집에 부터 보내야 한다. 절대로 술을 마시게 두어선 안된다.

-집에 가라. 집에 도착하면 전화 때려라.

-시타.

갑자기 목소리에서 생기가 도는 듯한, 이 느낌을 뭘까.

-언제 갈건데? 고만 마시고 집에가라. 저번에 처럼 경찰서가서 전화하지 말고

-아무래도 김 경장 얼굴 잊어 버린 것 같다. 얼굴확인 해야겠다.

쿨럭.. 젠장.

-마음데로 해라. 그리고 전화번호 가르쳐 줄 때, 내꺼 말고 다른거 가르쳐 줘라.

-전마난 딱따구리 가튼 놈. 니가 친구냐?

-경찰한테 이름 파는 닌.

-그래도 니 밖에 없다.

-시끄럽다. 집에 끼들어가서 전화해라. 안그럼  강 여사한테 전화 한다.

-해라. 색히야. 해서 다 일라라. ***** 색햐!

젠장. 도를 넘어섰군.

-어디냐?

-*** 포장마차.

-기다려라.

옷을 주섬주섬입고 나갔다.

택시비 3000원 버리면서 달렸다.

포장마차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한 쪽 구석에서 엎드려 찡찡짜는 가시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지게 먹었구만.'

-야! 집에 가자.

-시러!

휘청!

중학교때부터 별명이 이백근인 아다. 한방에 밀린다.

'써글'

-형! 야좀 엎혀줘요.

-&&이 또?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니가 거둬라.

-고려해 볼께요. 술만 끊는다면...

순간, && 소리친다.

-안 끊어 색히야. 그리고 누가 니보고 데꼬 살아 달래. 비켜 색히야.

비틀거리며 포장마차 문을 박차고 나가는 &&.

택시를 타고 창문을 통해 고개를 내밀며 말한다.

-야! 택시비.

택시비를 지불하고 조심하라고 당부를 하는 나를 향해 그녀가 희미하게 웃는다

'젠장. 걸렸다.'

-술값 계산해라. ㅋㅋㅋ 다음에 전화 할께.

-C퐉!!!

-아저씨 가요!

또 당했다.

포장마차로 돌아와 형을 노려본다.

딴청을 피우는 행님.

-난 죄 없다. &&가 부탁해서.. 그랬을 뿐이다.

-쏘주나 줘요.

매번 당한다.

뭐 지금까지 차였다는 말을 20번 넘게 들은 거 같은데..

그 중에 13번 정도가 거짓말이였으니...

날씨가 궂다 생각했더니.. 젠장..

전화와서 취했다고 하는게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추리를 했어야

했는데..

결국엔.. 포장마차에 홀로 앉아 쏘주 반병 비우고 왔다.

에슈슈슈.

컴 앞에 앉았는데 쓸쓸한 이 기분은 뭘까나..

잠이나 자야겠다.

오랜만에 술을 먹으니 알딸딸해지고 기분도 이상해지네요.

글을 써야 하는데.. 밀린 일도 있고....

일단 잠부터 한숨 자고....

친구 잘 사귀어야 합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4 다크메지션
    작성일
    05.04.28 20:36
    No. 1

    ㅋㅋㅋ...
    속앗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5.04.28 20:44
    No. 2
  • 작성자
    Lv.58 구루마
    작성일
    05.04.28 20:53
    No. 3

    대단하군요 매번속이는 친구나
    속는끌아우님이나 헐헐

    재밋게 사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을파소
    작성일
    05.04.28 21:05
    No. 4

    하하........그래도 안속을수가 없겠는 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bbar98k
    작성일
    05.04.28 21:11
    No. 5

    ㅋㅋ.. 이런 타입의 여성에 대한 정의를 해보자면

    때로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주는 누나같고..

    때로는 애교있고 귀여운 여동생같으며..

    남자들만의 우정으로는 약간 모자랄때나, 현재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와 대판 싸웠을때 같이 영화한편, 간단한 술한잔을 나누며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자친구 같고..

    그녀를 만나면 은근한 설레임과 확실하게 관계를 설정할 수 없는 야릇함을 주지요..

    하지만 술먹고 같은방에 뻗어자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결코 애인은 될수 없는 그런여자..

    ^^;;.. 저랑 비슷한 친구가 있는것 같아서요..

    이런 친구 아니면 ...낭패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충호
    작성일
    05.04.28 21:12
    No. 6

    좋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낭야천사
    작성일
    05.04.28 22:18
    No. 7

    가족같은 친구ㅠ.ㅠ~
    사랑은 하는데 이게 애매한 거라. 막상 진도나가기는 정말 어려움가득한 사이라고 사려되는 군요...
    힘내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끌아우
    작성일
    05.04.28 22:34
    No. 8

    쿨럭;
    이상한 생각들을 ;;
    좋은 친구입니다.
    서로의 속옷 사이즈까지 아는 친구(이상한 생각 절대 금지)
    중학교 다닐 때 부터 한집 건너에 살던 놈입니다.
    뭐.. 부보님끼리 모종의 밀담으로 결혼설이 돌기도 했으나 ㅡㅡ;
    철들면서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ㅎㅎ;
    좋은 친구입니다.
    가끔 저러는것 빼고는...
    뭐 쓸쓸하다는 것은 그냥...
    친구녀석이 저럴때마다 드는 기분인데.. 그 녀석 참 외롭게 자라서요.
    그리고 전 따로 준비를 해뒀어여;; 흣;;;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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