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메디쿠스, 상 중 하
작가: 노아 고든
배경은 중세 중기로 막 넘어가는 11세기, 크누트 대왕이 북해제국을 이룬 시점의 영국이다. 목수의 아들인 로버트 콜은 갑자기 닥친 불행으로 가족이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노예로도 팔릴 뻔했지만 다행히 한 이발외과의의 도제로 들어가게 된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세상에 던져진 콜이지만 사람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신에게 부여받아 자신의 소명이 타인의 고통과 부상을 치유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어엿한 이발외과의로 성장한 콜은 진정 사람을 치료하는 의술을 익히기 위해 페르시아 이스파한으로 위대한 의술가, 아비세나(이븐 시나)를 만나러 가기로 결의하는데.....
1. 중세 배경의 역사소설을 보고 싶어 찾은 소설, 만족스럽게 봤다. 문체는 단순하고 쉽게쓰였지만 특히 먹는 것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해서 좋았다. 의학소설이라기 보다 기행문 느낌이고, 중세유럽이라기 보다 중세 중동이 더 많이 나오는 듯.
2. 콜 연대기라 해서 주인공의 자손들이 의학계에 종사하는 내용으로 3부작까지 쓰여졌다고 한다. 본래 메디쿠스로 끝이었는데 메디쿠스가 성공을 거두자 미국 남북전쟁기, 그리고 현대를 배경으로 2편을 더 썼다고 한다. 나머지는 한국에 출간이 안됐겠거니 했는데 검색해보니 의외로 2부작이 ‘샤먼'이라는 이름으로 출간이 되있다.
3. ‘16세기 문화혁명'이란 책을 마침 봤는데 그 책에서 의학의 발전은 그리스 고전이나 붙잡고 기득권에나 매달리던 내과의사가 아니라 현장에서 뛰던 외과의와 이발외과의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극찬을 하던데, 마침 주인공이 이발외과의이고 환자보다 부와 명예, 의심없이 맹목적으로 고대의 권위에 의존하고 발전 없는 기존 의사들과 갈등을 하는 모습이 나와 좋았다. 전에 본 책이 새로 본 책의 내용과 연관되는 느낌이 독서를 매우 기분좋게 해주었다...중세 의학계는 내과의사(대학에서 그리스 고전으로 의학을 배우고, 실제 치료는 약사와 외과의에게 맡기며, 귀족과 왕족을 진찰하며 의사라기보다 철학자가 되고 싶어하던 부류), 외과의(내과의보다 한수 쳐지며 실제 환자를 치료하던 부류), 이발외과의(약장수, 돌팔이, 떠돌며 시장에서 공연하며 약을 팔고 접골 따위의 가벼운 부상을 치료하던 부류)로 나눠진다고 한다..
4. 사실 의학얘기보다 여행 이야기, 애정과 우정, 당시의 풍습(특히 유대인 관련) 음식 생활상 등이 주류를 이룬다. 당연한게 이 당시 의학이란게 총상이나 검상에 끓는 기름을 부어라라고 이야기 했던 아비세나가 신처럼 여겨지던 시대였다. 본격적으로 의학얘기 들어가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5. 그냥 중세 역사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께 추천한다. 그냥 글로만 보면 적당히 재밌던 듯..이야기 자체가 드라마라기보다 콜의 인생사 느낌으로 약간 평탄한 감이 있다. 주인공이 좀 천재기도 하고...(언어에도 천재고, 검도 어느 정도 쓰고, 풍채도 좋고, 미남이고, 의술도 금방 금방 익히고..)
ps. 중세 배경 소설 좀 추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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