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경
작품명 : 철산호
출판사 : 로크미디어
책을 빌려다가 조금씩 조금씩 아껴서 보다가 지금 막 133 페이지를 보다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솔찍히 1~4권까지는 별로였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읽었지만 남에게 추천하는 글 한줄 올리기에는 미흡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5권에 와서 정말 확 달라지는군요.
왜 갑자기 철산호에 대한 감탄이 쏟아졌는지 이해가 갑니다.
글 속의 등장 인물들이 제 입맛에 딱 맞지는 않습니다. 주인공마저도 어떤 이는 멋있다고 할지 몰라도 제가 보기엔 좀 궁상스럽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철산호 5권은 글의 전개나 등장인물을 보고서 읽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요. 글 자체가 멋있다고 할까요.
대사 한줄, 설명 한줄, 묘사 한줄, 글 한줄 한줄이 정말 멋지다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수 없습니다.
절제된 글 속에서 '글 읽는 맛', '글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줍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한두달에 한권씩 내는 이런 현실속에서 그만큼 뜸을 들여 나온 이유가 있다는 거죠. 이런 글은 도저히 후딱후딱 자기 손가락 가는대로 써서는 나올수 없습니다. 아마도 수십번의 퇴고와 고민 속에서 탄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경'이라는 작가의 글 솜씨는 그 오랜 기간의 담금질이 헛되지 않게 정말 '보검'으로 품어낸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 제 글재주로는 도무지 이 철산호라는 글의 멋짐을 이야기하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환타지에서 제 기억에 끝까지 남을 책으로 '하얀 늑대들'이 있다면 무협에선 아직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기세로 제대로 마무리만 잘 된다면 무협에 이 '철산호'라는 책을 하나 꼽을수 있을 듯 합니다.
제 짧은 생각이지만 이 '장경'이란 작가는 이제 좁은 대여점시장을 벗어나서, 그다지 돈도 안되고 대접받지도 못하는 장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서, 좀 더 큰 곳을 노릴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이렇게 정성들여 쓰기에 몇달에 한권씩 나오는 글이 현재의 대여점시장에서 그다지 환영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하루에도 몇권씩 쏟아지는 무협/환타지의 홍수속에 묻혀버리기까지 하는 이상 이젠 대중문학이라는 주류에 조금씩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s.에 좀 흥분해서 쓰고나니 나중에 자꾸 글을 고치게 되네요. 제가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하는건 뭐랄까 재미하고는 좀 달라요.
우선은 소설이니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죠. 아무리 남들이 좋다고 해도 재미없으면 전 안보거든요.
근데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재미있는 글들은 꽤 많이 되지만 거기에 '작품'이라는 명칭을 달아도 손색이 없을만한 글은 극소수에 불과하더군요. 이런건 재미는 우선 있어야 하고 그 외에 글에 품격이랄까 향기랄까 그런게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외에도 완성도나 감동, 어쨌든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됩니다. 한번 보고나서면 흥미가 떨어지는 잡글하고는 다르죠.
또 여러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아련하게 향수가 남지 않으면 '작품'이라고 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하얀 늑대들'이 유일했는데 이제 '철산호'가 그런 작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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