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향공열전,절옥관삼육오
출판사 :
문피아 추천글을 보고 어제 절옥관삼육오를 읽었습니다. 두권 남짓 분량이 연재되어 있는데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네요. 전작인 향공열전이 기대이하라는 평이 나온후 조진행 작가님이 절치부심하여 쓴 작품이라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향공열전에서도 조진행 작가의 뛰어난 필력은 빛이 났지만(특히 대사속의 질펀한 욕은 확 와닿는 무언가가 있었음) 주인공에 감정이입하기 힘들다는 독자들의 불평이 상당했죠. 향공(향시에 합격한 서생) 서문영은 사람 위에 사람없다는 신조를 가지고 권력이나 무공으로 군림하기도 싫어하고 윗사람에게 굽신대는것도 싫어하는 천생 선비입니다. 또한 자신이 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죠. 20대초반의 힘없는 일개 서생일때 이런 모습은 자연스러웠지만 사회생활 할만큼 하고 기연을 만나 천하제일의 무공을 가진후에도 변치 않는 행보는 납득하기 힘들고 종종 짜증마저 유발했습니다. 유쾌,상쾌,통쾌를 원하는 독자들로 부터는 '찌질한 주인공'이란 말도 나왔죠.
예를 들면 서문영은 자신의 지위나 무공을 감추고 사람을 대합니다. 그러나 높은 지위를 가진이가 자신을 하대하면 참지 못하고 말로 조롱하거나 주먹으로 패려고 하죠. 독자가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큼 확실하게 밟아놓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패다가 적당히 관용을 베풀어 줍니다.그러면 대부분 상대는 엄청난 모멸감을 느끼고 주인공에 권한을 가지게 됩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엄청난 힘을 보여 상대가 개길 엄두도 못내게 하던가 참으려면 끝까지 참고 대인배로 행동하던가 한번 손 봐주려면 확실히 봐줘서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던가 했으면 좋으련만 어정쩡한 행보로 상황을 꼬이게 만들기 일쑤였죠. 지인이라고 하기엔 별로 가깝지도 않고 삶에 대한 의지도 없는 이를 살리기 위해 무당에서 태청단을 요구하는데 무당은 천하제일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노도사(약선)의 목숨을 희생하여 태청단을 만들어 줍니다. 주인공은 지위와 무공으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으나 결과적으로 권위를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희생을 강요한 셈이죠.
절욕관삼육오에서는 전작의 주인공에 대한 독자들의 혹독한 비판을 의식한듯 서문영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소년 강인영은 처음엔 서문영보다 의지도 나약하고 문재도 떨어지는 그저그런 인물이었죠. 허나 모함을 받아 죽음의 위기에 처한후 다른 인물로 변합니다. 봐주려면 끝까지 봐주고 손보려면 상대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확실하게 처리하는 인물이 되라는 스승의 유언에 따르는데 아주 가끔 보여주는 무력시위만으로도 주위사람들이 개길 엄두가 안나게 만듭니다. 갈수록 다크포스가 철철 넘칩니다. 앞으로 글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으나 요새 독자들이 좋아하는 성격의 주인공으로 흥행대박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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