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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치킨빌런
작성
12.01.21 08:29
조회
5,218

작가명 : 프로즌

작품명 : 일곱번째 기사

출판사 : 환상미디어

재밌는 소설을 찾다가 한담란에서 요청글에 달린 일곱번째 기사를 추천한다는 댓글을 보고 이전에 제목은 인상깊었지만 읽진 않았던 나온지는 꽤 오래된 일곱번째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일곱번째 기사'는 완결까지 책을 읽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제가 쉬지않고 완결까지 읽어내려가게 만든 소설입니다.

시작 부분의 생존기는 비록 생존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뇌가 담겨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너무 길어지는 감이 있어서 읽는 것을 관둘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고, 그로 인해 본격적인 이야기의 진입까지 읽어 내릴 수 있었습니다.

차원이동을 하고 난 후 비록 시작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한지운'은 지구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세 역사의 흐름을 마주합니다. 그 역사의 흐름에서 지구에 벌어진 인간들의 과오와,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드래곤이자 최후의 주시자 '지스카드'가 부른 세계의 '일곱번째 기사', '한 포를란 지스카드 데 지운자작'으로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일단, 거슬리는 부분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이 천재적인 시인이라는 부분만해도, 개인적으로 시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입장인 저에게 있어서 등장인물들이 시를 듣고 그렇게 단번에 감동하는 부분은 의아했으니까요. 게다가 현재 인정받는 예술가들이 과거에도 다 인정 받았던 것 또한 아니지요.

또한 저는 개인적으로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여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이를 결말로 이끌어가는 수법'이라는(출저 네이버 백과사전) '데우스 엑스마키나'적인 요소를 싫어합니다. 그런 제가 느끼기에 주인공을 인정받게 하기위해 왕성에 등장하는 초월자이자 주시자인 '지스카드' 라던가,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힘을 지닌 진조(흡혈귀) '르페르샤'와 하이엘프 '루시엘'의 '개입'. 그리고 최후에 신의 의지가 프레드릭에 있다고 여기게 만들기 위한, 본래 세계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황금빛 그랜드 크로스' 등이 '데우스 엑스마키나' 적인 요소로 인식됩니다.

이런 제가 싫어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음에도, '일곱번째 기사'는 호흡을 놓치지 않게하는 필력으로 제가 이 부분에 대해 깊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고 책을 계속 읽어내려가며 재미를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들은 독자들의 대리만족을 추구합니다.(아마도...)

저 역시 인식하고 있진 않더라도 그러한 대리만족을 즐기고, '일곱번째 기사'는 오롯이 그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한 포를란 지스카드 데 지운자작'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제가 '한 포를란 지스카드 데 지운자작'이었고, '한 포를란 지스카드 데 지운자작'이 바로 저였습니다.

정말 재밌고 즐겁게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소설들을 읽다보면 저는 책속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일곱번째 기사도 마찬가지여서 저는 책속에서 그려진 '한 포를란 지스카드 데 지운자작'과 같이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지 않고 행동할 순 없을 거라고 느꼈죠. 또한 그는 최후에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본래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둔 채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한지운'은 현대인으로서 고뇌했고 그런 결론을 내렸다고 납득할 뿐입니다.

또한 그의 주위 인물들은 굉장한 인물들일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이 이계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성인 로젤리아양

주인공을 위해 죽은 천재시인이길 원했지만 천재 검사였던 알폰소경, 무식하지만 뜨거운 우정과 열정을 지닌 헬포드경

이런 인물들을 만약 제가 지운과 같은 상황에서 만났다면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이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더욱 주인공과 자신의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이 재밌고 멋진 이야기를 읽는 동안은 제가 주인공이고 주인공이 저이기 때문이겠지요.

단순히 무력을 휘두르지 않고, 자신의 대에서 끝내지 않고 세계를 바꿔갈 씨앗을 심는 과정.

그리고 후대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전하는 부분에서는 역사는 흐르고 이어지고 있다는 그 단순한 사실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알고' 있던 것에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강한 우정과 인간관계로 인한 대리만족, 주인공의 출중함을 인정받음으로 허영심을 채워주고, 정치적 두뇌싸움이 재미를 주며,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사실적인 힘과 힘의 대결 전투와 전쟁으로도 재미를 주었고, 주인공이 많은 이들을 위해 알고있는 역사의 피해를 줄이려고 희생하며 노력하는 모습에서 의미를 찾고,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느껴지는 여운까지도 즐거움을 줬던 책.

'일곱번째 기사'를 추천합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sard
    작성일
    12.01.21 09:14
    No. 1

    그래도 전 결말이 아쉬웠습니다.. 그냥 떠나지 말지... 하면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꼬띠아르
    작성일
    12.01.21 10:14
    No. 2

    전 2번이나 읽다가 중간에 포기... 다 좋았는데
    뭔그리 이름을 불러대는지.. 그것도 풀네임을 줄줄..
    미드네임도 자꾸 붙어서 이름돌 길어지는데...
    보다가 짜증나서 접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1.21 10:53
    No. 3

    월광의 알바트로스 빨리 좀 나왓으면 하는 바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12.01.21 11:55
    No. 4

    일곱번째 기사는 결말 빼고는 전부 좋았어요. 환상에서 이런 작품이 나오다니..! 군계일학? 개천에서 난 용? 아무튼 몇 번 재탕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지금봐도 앞으로 심심할 때마다 꺼내봐도 재밌을 거 같은 소설이에요. 저도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서 몇 번이고 뿌듯해하곤 했는데... 아, 결말에서 확 깨가지고ㅠㅠ 나라면 절대 지운과 같은 선택을 하지 못했을 거란 말이죠... 여하간 저도 추강입니다. 못 본 분들, 한번쯤 읽어보셨음 하거든요. 만족감도 주고, 작가님 필력도 좋으시고- 저한테 점수를 주라면 거의 9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할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필살유혼
    작성일
    12.01.21 12:10
    No. 5

    솔직히 환미 출판사에서 나온 작품중에는 분명 1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즐겁게 읽은 책이라 기억하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혼몽이라
    작성일
    12.01.21 14:31
    No. 6

    단점이라면 출판사가 환상이라서 오타가 많다는 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PBR
    작성일
    12.01.21 16:25
    No. 7

    환미에서 나온것중 유일하게 본것..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devilcow
    작성일
    12.01.21 17:54
    No. 8

    판타지 나이트만 아니었으면 만점일텐데 오골거려서 원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12.01.21 19:16
    No. 9

    주인공의 되도 않은 계몽주의에 식겁해서
    손발이 많이 오글거렸던 그 작품이군요.
    자신이 역사의 중요한 고비에서 활약한다는
    심각한 착각 속에서 주위 인물들을 모두 계몽의 대상으로
    생각하지요. 솔직히 중2병과 다른 게 뭘까요?
    이 작가분 필력은 인정하지만
    너무 오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다시 보신다면 좀 부끄러우실 수도 있겠군요.
    지식인의 허영을 돌아보는 교훈적 측면에서
    추천할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치킨빌런
    작성일
    12.01.21 23:32
    No. 10

    //코끼리손 님
    확실히 그런식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다만 저는 주인공이 변화시키지 않더라도 그 세계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고, 주인공은 개연성은 어찌 되었든 분명히 자신의 영달을 꾀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지구의 역사가 겪었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좋게 보았습니다. 코끼리손 님의 말씀처럼 그것은 단순히 중2병을 가진 지식인의 허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수를 위해 노력하는 희생정신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았을까 생각되기 때문에요. 다시 한번 독자에 따라 감상은 다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애니클렌
    작성일
    12.01.22 00:32
    No. 11

    글쌔요 저는 분명 당시에는 참 재미있다 라고 느끼면서 봤습니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확실히 오글거리더군요
    그리고 결말부분 정말 뭐랄까 찝찝한 결말이었습니다..
    딱히 본래의 세계로 넘어올 이유도 마땅치 않았다고 보고요
    결말을 읽으면서 이렇게 찝찝하게 끝나나? 싶던 작품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百花亂舞
    작성일
    12.01.24 10:07
    No. 12

    저는 왠만하면 장르소설에 비판적인 글을 쓰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만큼 좀더 여유있는 시선으로 보려고 하죠.

    근데 일곱번째 기사는... 그런 저에게도 정말 좀 견디기 어렵더군요.

    가장 맘에 안들었던건 문명이 앞선 사회 혹은 세상에서 왔다고, 정치적, 군사적 순발력과 창의성이 당대 지식인들보다 앞서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전개를 보여준 점...

    어느 시대든, 심지어 중세가 아닌 고대사회라 하더라도, 본격 정치인들과 현대 일반인을 그 시대에 던져놓고 정치경쟁을 시키면 백이면 백, 현대인물들은 순식간에 도태당할 겁니다.

    일반 현대인들이 고대인들보다 앞선건, 끊임없이 개선되어온 사회시스템과 과학, 인문적 발전에 따른 지식이지, 결코 지혜와 대응 순발력이 아니란 점을 무시했다는것에 큰 오류가 있었습니다.

    앞선 시대에서 왔다고 무조건 모든 고대인들, 중세인들보다 우월하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1.29 09:45
    No. 13

    제가 앞부분 읽다가 포기한 핵심을 잘 집어주네요. 확실히 지운은 좀 우리나라 근세의 기독교 선교사같죠. 우월 심정을 밑바닥에 깔고 있는 자원봉사자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봉사자였지만 후대에서 볼 때에는 제국의 식민지 팽창에 더 도움이 되었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虛空亂舞
    작성일
    12.02.08 20:56
    No. 14

    재미는 있었지만 [평범한 현대인이 과거에 가면 천재] ..
    제 생각과는 배치되는 면 때문에 좀 읽기 힘들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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