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유아
작품명 : 나이트 인 블랙1+2권
출판사 : 드림북스
좀 이름있다 싶은 작가가 아닌이상 좀처럼 신작 들여놓지 않는 동네 대여점에 웬일인지 나이트 인 블랙이란 신작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신작을 고르는 기준이라고 할만한게 띠지, 뒷표지, 작가 소개글 외에 달리 무어가 있을까요. 뒷면 먼저 살펴보고 작가 소개글 한번 본 후 뭔가 느낌이 온다 싶으면 빌리는 거죠..그런 점에서 나이트 인 블랙은 감성있는 표지(글레디에이터인가 잠시 고민), 퍽 잘 쓰인 작가 소개글뿐아니라 소개문구에도(서정적 판타지의 진화라니~) 심금을 울리는 게 있어 크게 고민 않고 1, 2권을 모두 대여했습니다. 나중에알았지만 이분, 두샤라는 작가님이 꽤나 탄탄한 글을 써오신 분이었네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 소설 좋네요.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시대적 상황입니다. 왕정과 공화정의 갈등이라고 해야할까요. 더 넓게말하면 신구,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시대인데 주인공인 리드는 구시대에 찬동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음...기사를 꿈꾸는 보수적인 소년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고방식과는 달리 주변의 상황은 그를 기사로 있을수없게 합니다. 마음은 왕정에 가있고 기사가 되고싶은데 세태에 떠밀려 공화정에 몸담게 되는 주인공의 고생스러운 여로가 이 소설의 대체적인 개요입니다.
이렇게 요약해놓으니 단순해보일 수가 있습니다만 이 소설을 감상란에 올리게 된 건 여로의 과정과 그 안의 갈등이 참으로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기때문입니다. 주인공이 계속 고뇌합니다. 단순히 작가가 굴리니 옳다쿠나 구르는게 아니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시대의 분위기와 끈끈하게 결부시켜 그 고뇌나 고생이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게 구성해두었더군요. 또 주인공 외의 다른 등장 인물들의 성격 역시 일률적이지 않고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어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긴장감의 묘사가 훌륭합니다. 시선이 오직 주인공에게만 할애되는게아니라 여러 등장 인물과 시대 자체에 적절히 분배되어 있는 것도 요즘 판타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소설 중 중요한 인물인 여동생이 나올 때, 약간 부끄러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성격이 이상하다거나 비중이 너무 약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현실 속 인물이라기보다 너무 만화적이라고 해야할지. 이걸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데,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가락하나를 입에 가져다 댄 채, 아아?하고 고개를 좌우로 갸웃갸웃하는 캐릭터가 떠오른다고 할까요.(간혹 이 여동생이 자기 자신을 이름으로 부를 땐 좀...) 이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단점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이런 캐릭터들이 참 판타지에 많이 나오는 걸 볼때마다, 요즘 작가들이 정말 애니나 일본 만화세대가 많긴 많구나싶어서 안타깝습니다.
주인공의 감정선 등이 워낙 복잡하고 빡빡해서 친절한 소설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그게 이 소설다운 매력인 듯합니다. 책을 딱 덮고 나서 오랫만에 소설을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법 난무 소드 마스터 이런 거 말고 정통 판타지 소설이 목마르셨던 분들께 단비가 될만한 소설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신작 소설들이 비슷비슷해져가는데 그 궤도(?)에서 이탈한 소설이네요.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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