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히라사카 요미
작품명 : 라노벨부 3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유학생 리아도 가세해서 점점 더 왁자지껄해졌지만, 역시 기본적으로는 느긋한 독서생활을 보내는 경소설부, 통칭 라노벨부의 부원들.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고, 부실에서 실속 없는 이야기를 하고, 공부하고, 집에 놀러 가고…. 후미카도 느긋하지만 확실하게 코요미와 리아, 미사키 등과 유대감을 쌓아갔다. 그런 어느 날 부실에서 류노스케와 둘만 있게 된 후미카는 자신이 처음 품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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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가 적다' 히라사카 요미의 전작 '라노벨부' 3권입니다. 그리고완결이지요.
일본에서는 보통 인기가 없는 소설을 3권에서 완결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애매하네요. 인기가 없어서 완결 된 것 같기도 한데, 작가 후기를 보면 작가 자신도 "이 소제로는 더 이상 쓰기 힘드네요"라는 삘이 나는 말을 하고 있으니.
뭐, 인기가 정말로 많았다면 소제를 만들어서라도 더 썼을테니, 적당한 완결이었겠지요.
그리고 작품 면에서는 이번 3권이 '라노벨부'에서 가장 재밌었습니다. '라이트노벨'에 대한 담론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충실하고, 특히 '일상물'에 대한 도지마의 고찰은 평론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깊은 고찰이 담긴 이야기였습니다. 일상물 라이트노벨에서 직접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메타적 특성과 합쳐져, 읽는 재미가 상당한 파트였지요.
개그 면에서도 그 코믹함은 더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특이한게, 그 코믹함이 슬슬 애들이 1을 읽었을때 보았던'전형성'에서 벗어나며 얻어지는 재미라는 거. 첫 등장시에는 그저 '멍하고귀여운 여자애'였던 후미카는 이제 무슨 최종보스급 포스를 발휘하질않나, 코요미는 갑자기 변태파워를 발휘하지 않나, '전형적인 주인공상'이던 타케다는 마지막에 가서는 왠지 엄청 추락해버리고(...).
메타적인 이야기는 비중이 줄고, 스토리와 캐릭터 관계의 비중이 조금 늘어났습니다. '완결권'인 만큼 그런 면에서는 거리낌 없이 중요 이벤트를 연달아 벌입니다.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던 캐릭터들의 관계도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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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최종 제시된 관계도는 "아니, 왜 그렇게 되는데!?"라는 소리가 나오는 물건이긴 하지만.
하여간 어찌보면 '나는 친구가 적다'의 전신이 되었다는게 직접적으로 들어나는 권입니다. 캐릭터들의 '진면모'가 들어나면서 앞으로 이야기가 '나친적'과 비슷한 막나가는 러브코미디로 흐를 기미를 보여주거든요. 만약 '라노벨부'가 몇 권 더 계속되었다면, 그건 또 유쾌하면서도 막나가는, '나는 친구가 적다'와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 질 알수 없게 되니, 여기서 완결된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이번 권에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요시무라가 BBB의 완결권을 읽는 파트.
'라노벨부'도 그렇고 '나는 친구가 적다'도 그렇고, 최근들어 일상계. 단발 개그물이 유행하고, 저도 비교적 가벼운 작품들을 선호하게 된 입장입니다만... 저번 '풀 메탈 패닉' 완결권을 읽으면서 느꼈지요. 역시 차분히 복선을 깔아놓고, 정립된 캐릭터를 배치해 놓고, 사건과 역경을 뛰어넘어, 단숨에 달려나가는 그 '후반 전개'는 엄청나게 매력적이다는 걸요.
본문의 "등장인물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스러져가는 방식에 마음이 흔들린다"라는 표현은 그것을 제대로 말해주는 문장인 것 같습니다. 십여권이나 되는 내용에서 쌓아올린 모든 관계와 감정과 갈등을 한순간에 폭발시키며 각자 '인생 최고의 시기'를 구가하는 그런 클라이막스.'대하물'이 인기가 없는 최근에는 꽤나 구경하기 힘들어 진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BBB나 다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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