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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19 18:05
조회
2,334

작가명 : 히가데시 유이치로

작품명 : 짐승 사냥 1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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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얼굴, 평범한 성격, 전부 다 평범한 소년. 하지만 누구에게든 한 가지 정도는 특기가 있다. 그의 경우는 그것이 ‘살인’이었다. 동유럽 소국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학생들이 납치되었다. 범인은 재벌과 호사가들로 이루어진 ‘사냥 클럽’. 몸에 GPS가 장착되고 ‘인간사냥’의 게임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때 예기치 못한 ‘트러블’이 일어났다. ‘소년’ 아카가미 로키의 ‘재능’이 극한 상황 속에서 각성하고 말았다. 역전되는 게임. 사냥 당하는 ‘짐승’은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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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을 확인했다.

쿠크리 나이프, 고성능 스나이퍼 라이플, 크로스보우, 간이 볼라. 이 정도 있으면 충분히 싸울 수 있다.

자, 이제부터는 나 혼자다.

너희는 인간사냥이라고 말하며 우리를 쫒으며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를 거다.

내가 반격하겠다.

내가 너희를 추적하겠다. 어디까지고 너희를 계속해서 사냥하겠다. 너희는 나를 사냥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도 너희를 사냥한다.

양쪽 모두 이미 인간의 굴레에서 빠져나온 괴물이다.

나도 그들도 짐승이다.

아니, 다른가.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 그들이 인간을 사냥하는 짐승이라고 한다면, 나는 짐승을 사냥하자. 이 생명을 칩으로 삼아서 전부 다 그들의 '죽음'에 걸자.

나는 인간도 짐승도 아닌 '짐승사냥꾼'이 되자.

- '짐승 사냥' 205~206p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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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인기 게임 시나리오라이터의 첫 오리지널 소설이라는데, 게임 관련은 아는바가 별로 없으니 거기에 대해서는 넘어가겠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충격적입니다. 육상부 에이스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를받고, 사랑을 받던 한 여자아이는 정신없이 달리며 행복했던 나날들, 가족들, 친구들, 짝사랑하는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지요. 그리고 달립니다. 계속, 계속.

그리고 행복하고 아름답던 일상의 환상을 쫒던 소녀는, 이윽고 무참하게 살해당합니다. 총에 맞고, 자랑거리이던 다리가 잘리고, 울부짖는 목을 잘려서.

돈으로 생명을 유린하는 금단의 쾌락에 심취한 자들이 벌이는 살육의 게임. 동유럽의 소국으로 수학여행을 온 평범한 30명의 고등학생을 덥친 부조리한 '인간 사냥'의 게임.

공부, 운동, 무엇하나 뛰어난 것도 내세울만한 장기라 할 만한 없는 고교생 아카가미 로우키. 원래대로라면 로우키와 친구들은 앞서의 소녀와 마찬가지로 그런 그들의 손에서 울부짖고 도망치다가 비참하게 최후를 맞을 운명이었을 것입니다.

예, 아카가미 로우키가 정말로 '무엇하나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소년'이었다면요.

압도적인 적의의 앞에서, 로우키는 찾아냅니다.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던 자기 자신의 단 하나의 재능. 일상에서라면 결코 발휘되지 못하고 평생동안 잠자고 있었을 '능력'을.

그것은 살육의 재능. '생존'과 '살육'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천재적이고도 본능적인 감각, 운동능력, 정신 자각 능력.

이 책은 독자를 감질나게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가장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페이지를 넘기기 무섭게 극한의 상황에 빠진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리고 그 시점부터 단숨에 달리기 시작합니다.

어설픈 자기합리화는 일절 없음. 살아남은 아이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소중한 소꿉친구 '아야나'를 위해 로우키는 기꺼이 자신이 개화한 능력을 받아들입니다. 멍청하고도 느긋하게 '사냥꾼' 기분을 내고 있는 인간쓰래기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인정사정 없이 도륙하고, 정보와 안전을 확보하고, 도주와 반격을 꾀합니다.

다짜고짜 살육의 재능이니, '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어!'니 하는 행동을 보자면 전형적인 암흑계 중2병 계열 작품이 떠오릅니다만, 이 책은 그 행보가 너무나 직선적이기에, 그것이 가감없는 쾌감으로 다가옵니다.

차례차례 희생되어가는 동료들, 닥쳐오는 사냥꾼들의 위협, 그리고 이레귤러인 '로우키'를 처단하기 위해 투입되는 '클럽'이 키우는 살육의 괴물, '엔터테이너'들.

초반에는 '사냥꾼'에게서 달아나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뛰고, 노력하고, 후반에 들어서면 입장을 역전시켜 '사냥꾼'이 되어, '죽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달립니다.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이고, 그동안 쌓아 온 분노를 가감없이 역으로 쏟아붙습니다.

긴 말 필요 없어요. 아무것도 필요 없이, 그냥 간지가 철철 흘러 넘칩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애가 쿠크리 나이프를 가지고 절로 혐오감이 드는 최악의 인간 쓰래기들을 도륙하고, 자신을 죽이려는 프로들을 참살하고, 안전을 확신하던 '클럽'의 상층부를 공포에 떨게 하는, 그런 '변모'와 '복수'는 행로는 그야말로 질주하는 쾌감이 되어 독자를 흥분시킵니다. 마침내 인간의 한계조차 뛰어넘은 듯한 능력으로 '엔터테이너'들과의 초인 배틀을 전개하기 시작하는 후반은 그야말로 두근거리기 이를 대 없습니다!

이 시리즈가 장기화 된다면 1권은 '주인공의 탄생'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1권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완결성을 갖춘 멋진 작품입니다만, 앞으로 펼쳐질 주인공의 가혹한 여정이 어떻게 그려질지매우 기대되네요. 요즘 보기 드문 진지하면서도 잔혹하고, 흥분으로  가득찬 액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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