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와룡강
작품명 : 벽공일월
출판사 :
와노루노사의 글은 어릴 적 성교육보조재로 이용하다 곧 시들해져서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작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냈죠.
헌데 간간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금포염왕, 철환교, 질풍록 등의 수작이 있다는 글이 자주 보이더군요. 하지만 워낙 선입견이 강해 '뭐,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구해 보지 않다가 며칠 전 우연히 금포염왕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라... 예상과 다르네?'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곧 다른 책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질풍록은 찾을 수 없었고, 철환교와 벽공일월을 구했습니다.
금포염왕도 괜찮았고 철환교는 더 좋았지만 정말 마음에 든 건 벽공일월이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민수영은 그저 사랑하고픈 캐릭터였어요. 개인적으로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로 그려져서일까요?
권수가 적어서 그런지 마지막이 좀 급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느낌이 있지만 여러모로 제 마음에 든 소설이었습니다. 다른 좋은 점도 많았지만 정말이지 민수영양은 너무 멋진 여주인공이었어요.ㅋ
착하고 총명하지만 푼수끼도 있고 남자처럼 호방하면서도 한 남자를 지극히 사랑합니다. 좀 밝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릴 적 가문에서 음양도선생에게 배운 것을 주인공에게 써먹기 위해 열심히 노력 하는 건 배운바를 잊지 않고 갈고 닦기 위함이고, 밤에 남편을 자주 깨우는 건 스스로 즐기기 위함이 아닌 다만 자식을 많이 낳아 가문을 번창시키기 위함일 뿐이겠죠...? ㅋㅋ
구무협같기도 하지만 신무협같기도 하고, 소재도 흔하디 흔한 복수도 없지만 신비스러운 분위기 속에 인물들 하나하나가 생생히 살아있고 나쁜 놈도 그저 악역이기 위해서 악한 녀석은 없습니다.
설마 와노루 노사의 글을 추천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일독을 권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벽공일월을 읽고 나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노루스러운 글을 빼고 금포염왕, 질풍록, 철환교, 벽공일월, 지백천년, 천신폭풍탑, 음양사신, 역천항로, 신행마동, 군마무 등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루표를 빼고도 괜찮다고 하는 글의 수가 적지 않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하여간 개인적으로는 와노루 노사의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워낙 장르소설계에 악영향을 많이 끼친 분이라 좋은 글을 읽고도 작가분께 좋은 감정이 생기진 않지만 이정도 글솜씨라면 제발 앞으로는 좋은 글 쪽으로 눈을 돌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출근하고 모처럼 한가하니 할 게 없어 빈둥대다 문득 되는대로 끄적거려 봅니다. 월급도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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